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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집에서 입는 생활한복 바지의 주머니 부분이 뜯어져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며칠 전 마음을 가다듬고 꿰맸다.
이런 일에 무슨 마음까지 가다듬는지 이상할지 모르나
웬만하면 헤어지거나 뜯어져도 그대로 입는 습관이라서 그렇다.
먼저 뜯어진 부분의 사진이다.
싸구려라서 나올 때부터 미싱질이 시원치 않은 거 같다.
지금 사진을 자세히 보니 이전에 한번 뜯어진 걸 아내가 수리했던 거 같다.
아내 실력이 부족한지, 내가 너무 거칠게 없었는지
다시 뜯어져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처리한 셈이다.
바지를 뒤집어서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는 순간에는 삼매경도 이런 삼매경이 없다.
자칫하면 바늘에 찔려 손가락에 피가 날 수도 있고, 바늘이 부러질 수도 있다.
바늘이 천 안으로 들어갈 때의 느낌도 매 순간 다르다.
부드럽기도 하고, 어떤 때는 들어가지 않아서 몇번이고 반복해서 찔러야한다.
이번에 아무 사고없이 바느질을 마쳤다. 아래 사진이다.
어릴 때는 초롱불 밑에서 양말이나 내의를 꿰매는 어머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감탄했는데...
우아... 짝짝짝!
바느질 솜씨를 떠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바느질의 삼매경을 드뎌 맛보셨군요.
빠지면 밤을 꼴딱 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