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마당에는 작은 대봉감나무가 세 그루 있다.
아직은 크기가 작다. 10년 후면 제법 규모가 그럴듯할 것이다.
묘목을 심은 날짜가 각기 다르다.
한 그루에서는 4-5년 전부터 몇 개씩 달리기 시작했고,
둘째 나무에서는 2-3년 전부터 몇 개씩 달렸고,
셋째 나무에는 아무 소식이 없다.
올해는 둘째 나무에 가장 많이 달렸다.
대봉감은 단감과 달리 홍시가 되지 않으면 먹지 못한다.
셋째 나무가 단감나무이기를 기대하는데, 아직 한번도 감을 맺지 않아서 확인은 못했다.
나무에 달린 대봉감이 홍시가 됐는지 아닌지는 색깔로 어느 정도 알지만
가장 확실하게 알려면 직접 손으로 만져봐야만 한다.
주인이 알기 전에 까치들이 먼저 귀신 같이 안다.
그들은 홍시가 되지 않은 감은 입도 대지 않는다.
이게 딜레마다. 홍시가 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고, 홍시가 되면 까치가 먼저 먹는다.
홍시가 되지 않아도 미리 따놓으면 홍시로 익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동안 다섯개 정도를 까치들이 먹어 치웠다. 그중의 하나를 사진으로 담았다.
까치들이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나, 하고 여유를 부리 수가 없다. 까치의 숫자가 무지하게 많기 때문이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봐야 한다. 일단 3분의 1은 따서 바구니에 보관 중이다. 홍시로 익을지는 자신이 없다.
사실 우리 동네 이곳저곳에 단감 나무는 많다. 주인이 있는 거도 있고, 없는 거도 있다. 감을 따는 사람이 없다.
따기도 힘들고, 감을 따다가 몸을 다칠까 염려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겨울 높은 가지에 달린 감은 까치밥이다.
까치들아, 우리 먹을 것도 크게 부족하니 우리집 마당의 대봉시에 더는 눈독을 들이지 말고
동네에 널려있는 감이나 마음 푹 놓고 먹는 게 좋겠다. 내 의견이니 참고해라.
며칠전에 찍은 우리집 앞 감나무 모습 입니다. 저 감은 나무가 높아서 못 따지요.
아침부터 까치 소리가 요란하다. 아랫집 마당에 있는 묵은 감나무엔 커다란 까치집이 하나 있다. 감나무가 하도 높아서 감을 따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몇 개 안 열리는 감은 그냥 까치밥이다. 동네 골목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사진을 찍다가 ‘까치’ 단어로 검색을 해보니 까치는 사람처럼 일부일처제로 한번 짝을 이루면 죽을 때까지 함께 살며, 알을 부화시켜 새끼를 6개월 정도 키워서 독립시킨다고 한다. 까치의 수명은 3년 정도여서 두 번 정도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까치는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용도로 집을 사용하며, 한번 사용한 집은 다음 해 수리보수를 해서 다시 사용한다고 한다. 환경에 따라 25~60%의 까치가 집이 없어 결혼을 못 하는 비혼주의라고 한다. 사람이든 새든 집이 가장 큰 문제다. ⓒ최용우
따서 두면 홍시가 됩니다.
파는 감과 대봉감은 전부 익기 전에 따서 7일 후에 먹으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