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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영천 시내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변두리 한 카페에 들어갔다.
이름도 낯선 카페였다.
한 시간 정도 거기서 기다려야만 했다.
에스프레소 한잔 시켰다.
카드 결재하려고 얼마냐고 묻자 1천5백원이라는 대답을 듣고 놀라서
벽면에 붙은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맞았다.
아메리카노 1,500원이다.
아메리카노에 물만 넣지 않으면 에스프레소가 되니 값이 같은가 보다.
에스프레소 한잔만 시키기 뭣해서 쿠키 하나를 주문했다.
도합 2,500원이다.
아주 천천히 한편으로는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느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쿠키의 달달한 맛을 느끼면서 시간을 보냈다.
진한 맛을 내는 음식과 음료수와 술일수록 천천히 마셔야 한다.
안동소주(40도)는 한방울만 입에 들어가도 입안 전체가 감전된 듯이 자극을 받는다.
이렇게 매일을, 매순간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일상을 살아내는 게 우리에게 최선이 아닐는지.
비상계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 사태에서도 각자의 일상은 훼손받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