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369)- 바르트 묵상(1)

조회 수 759 추천 수 1 2024.12.23 20:04:38

요즘 온세상이 시끄러워서 정신이 없을 정도다. 비상계엄으로 촉발한 국내 문제는 유치 찬란하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방장관이었던 자와 참모총장이었던 자가 구속되어 조사를 받는 중이다.

그외에도 장성들 여럿이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 고위 급 인사들을 향한 원성이 자자하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을 두고 한바탕 법리 논쟁을 벌일 것이다. 지금은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었다.

몇몇 대형교회 목사들은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들을 지지하는 광팬 신자들도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탄핵 정국을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다.

의료계 문제는 1년 가까지 제자리 걸음이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시절보다 형편이 더 어렵다고 한다.

성탄절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성탄의 평화와 전혀 다른 세상이 이어진다. 

이번 성탄과 연말, 오래전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들 세 명과 함께 공역한 <칼 바르트의 신학묵상> 중에서 

12월23일부터 31일까지 대목을 다시 읽어야겠다. 다행히 10-12월 묵상이 내가 맡은 분량이다.

영혼의 평화를 얻는데 도움을 얻지 않겠는가. 여기에 교정하지 않은 초벌 번역문을 그대로 올린다.

 


1223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같이 계심이라. (7:14)

 

오늘 본문인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성탄의 기적에 대한 언급으로만 해석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탄의 복음 선포를 통해서 무언가 상징적으로만 언급될 수 있는 드러난 사실과 보편적 진리라는 건 아예 없습니다. 그게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실, 그리고 하늘의 사랑이 땅에 왔다는 사실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이것은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이 우리와 같이 계신다.’라는 말씀에서 하나님에게 방점이 있나요, 아니면 우리에게 방점이 있나요? 이 문제는 그걸 말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세상은 하나님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또한 하나님은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걸 강하게 호소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죄 용서를 진리로 받아들인다는 신앙고백입니다. 이 신앙고백은 오직 계시를 증거로 삼는다는 사실에서, 그리고 신앙적으로만 행동하고 오직 신앙적으로만 판단한다는 사실에서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힘을 잃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교 교회의 신앙고백은 이것입니다. 오직 계시에서만 증거를 찾습니다. 오직 신앙적으로만 발생하며, 신앙 말고는 아무것도 요구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끝없는 사랑을 다음과 같은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육신이 되셨습니다.”(Et incarnatus est.)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습니다.” 간결하고 명백한 이 문장의 중심은 끝없는 사랑의 사건이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그 사랑의 사건은 결코 헤아릴 수 없으며, 그 어떤 다른 사건으로도 같은 범주 안에 넣을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계시하시는 하나님의 행위를, 사죄하시는 하나님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 사건과 비교할 수 있는 하나님의 다른 행위는 무로부터의 세상 창조입니다.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사건이 우리에게 일어난다면, 즉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신다면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 무슨 일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일에 대한 이유와 근거와 목적을 물을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 자신이 당신의 일을 시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다른 일이 아니라 당신의 일을 스스로 시작하십니다. 따라서 마리아에게 태어난 어린아이는 육신의 아버지가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사건에서 주체이시며, 주체로 남으시며, 사람에게는 들어야 할 말씀이 전달됩니다. 그것은 이미 오래전 예언자에게 준 말씀이며,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는 사실을 통해서 일어나야만 할 것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랑의 사건에서 의지의 자유가 완전하고 결정적인 차원에서 하나님의 자유가 아니라면 그것은 끝없는 사랑의 사건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런 특별한 사건을 아주 비밀스럽게 언급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교회가 신앙고백에서 진짜 피하려고 했던 사실입니다. 교회는 성령의 능력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셨다.”라는 신앙고백을 통해서 사랑의 사건 안에 있는 하나님의 위엄을 묘사하며, 이로써 이런 사건을 모든 다른 사건보다 훨씬 특별한 방식으로 진술합니다. 하나님의 위엄은 이런 사건을 기적이라는 특징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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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4.12.24 21:12:44

정말 나라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권력의 무상함과 무서움...,

그 권력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한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믿음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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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4.12.25 18:15:03

권력을 탐하는 자는 권력과 함께 무너지겠지요.

권력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깨닫는 순간에

그는 자기 인생을 한탄할 것이며,

깨닫지 못하면 허무의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겠지요.

아기 예수의 평화가 우리 모두에게 함께하기를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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