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교 교수들의 임면권은 일반적으로 이사회에 있다. 이는 일반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신학대학교 이사회는 주로 대형교회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학대학교 교수가 이사회에 의해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히면 교수직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런 사례가 최근까지 일어났다. 수년 전 장로회 통합 교단은 동성애 문제로 신학자의 신학을 검증하는 위원회까지 설치했고, 최근에 서울 신학대학교는 진화론 문제로 박 아무개 교수를 면직했다. 신학자들도 가장이고 생활인이기에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두려움만이 문제는 아니다. 자기 혼자 나서서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외면하는 것이다. 일종의 패배의식이다. 더구나 동성애 문제는 한국교회 일부가 아니라 거의 전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교회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문제라서 신학자가 섣불리 나설 수도 없다. 그래도 본인들이 선지자의 전통에 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한국교회 운명이 걸린 이런 문제에 모른척하면 곤란한 게 아닐는지. 저항하다가 이사회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신학자가 몇 명이라도 나와야만 했는데, 모두가 침묵이다. 돌들이 소리를 지르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려야만 하는가 보다. 혹시나 해서 진보적인 월간지 <기독교 사상> 2024년 11월, 12월, 그리고 2025년 1월호를 확인했으나 한국교회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했다. 내가 현재 신학대학교 교수였다면 어떤 태도를 보였을지를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니 마냥 큰소리칠 수는 없으나 그래도 에둘러서라도 발언했을 것이다. 유럽과 북미 교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만 해도 한국교회가 지금 얼마나 비신학적이고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이는지가 드러날 테니 말이다.
제가 보기에 이 세상만이 아니라 교회도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찌들어 있다는 게 가장 심각합니다.
일종의 바알숭배인 자본주의는 무한성장과 적자생존이라는 기계론적 진화론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요.
모든 목사가 큰 교회를 꿈꿉니다.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되든지 대형교회 CEO가 되려고 합니다.
인격과 품성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관의 문제인데,
이 세계가 철저하게 자본주의로 흘러가니까 목사들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마인드로 사는 겁니다.
<교회구원> 중반부터 다루게 될 '나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는 사도신경 고백이 유명무실한 거죠.
한국교회는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사도적 교회'(니케아신조)가 아니라
'여러 개의 세속적이고 사적인 교파교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사기업체와 똑같은 구조입니다.
신학대학교 교수들은 대다수가 목사인데도 그 교단의 일반 목사들 수준이 아니라
일반 대학교 수준의 연봉을 받기에 교단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같은 한국교회 모습으로는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부자가 망해서 3년은 간다는 말처럼 어느 정도는 유지되겠으나
한두 세대가 지나면 소종파로 떨어질지 모릅니다.
그때가 되어야 교회의 교회다움이 회복될 수도 있을 거고요.
루터교회나 성공회는 비교적 공교회성이 살아있지 싶네요.
최근에 독일에서도 공부하고 인터넷교회를 운영하는 진목tv라고 있던데요..
어제 잠시 들으니 교회다니지 말고 , 심지어는 안믿어도 된다고 말하기도 하고, 가나안성도가 되라고 하기도 하더라고요. 상당한 수준의 신학자로 평가받는데 대지위의 교회는 없고 인터넷목회와 유튜브로 신학을 안내하면서 하고 싶은말을 다 하고 살더라고요
아마도 점점 더 변하면 교회가 축소되더라도 다른 형식의 교회가 생겨나지 싶습니다.
종교학자가 삼프로에서 이야기하던데 기존의 종교인의 숫자는 줄었는데, 명상 성지순례 템플스테이 등등은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종교도 형태가 변하고 있고, 기존의 교회의 형태도 변하는듯 합니다.
언젠가 신학을 가르치는것도 신학교가 아니고 독특한 다른 방법이 생기면 신학자들도 마음놓고 말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요?
네 목사님의 말씀이 맞으십니다.
그래도 변화는 있고, 그 변화는 수십년후에 지금과 완전 다른 어떤 형태의 다른 교회가 탄생할 듯 합니다.
회당을 사용하거나 가정을 사용했던 초대 교회에서 지금까지 계속 변천해 온 교회의 모습이 이제는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목사님의 교육도 전체 기독교역사 2천년 중에 겨우 20년 정도를 향해 가고 있을 뿐이지만, 어느날 우리 후세들은 목사님의 이 남겨진 글 전체를 단 몇 페이지나 책 한 권이나 우리가 지시하는대로 요약한 AI의 글을 읽을 것 같네요.
공교육의 문제는 자정의 노력으로 변하는것이 아니고 교회의 형태의 변천으로 사라지거나 변형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입니다. ^^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기독교 사상>지도 어쩌면 <한계레 신문>의 전철을 밟는 건 아닌 지... 잠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려 보겠습니다. 한국교회의 민낯을 시대의 비극처럼 예리하게 지적해 주셨네요. 목사님, 어느 시대나 '신학무용론'은 존재하는 걸까요? 신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교회의 눈치를 보는 것일까요. 극동방송 같은 기독교 방송 재벌도 세습의 길로 접어들고, 이사장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 신학의 건강한 자생력을 애타게 간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