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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원당일기(324)- 의사 홍종원 file

  • 2024-09-11
  • 조회 수 95

요즘 <한계레21>에 ‘찾아가는 의사’로 알려진 홍종원이 칼럼을 게재 중이다. 찾아가는 의사는 ‘왕진 의사’를 가리킨다. 옛날에는 의사가 가정집으로 환자를 종종 보러 다녔다. 앰블런스도 별로 없었고, 병원에 응급실도 별로 없었을 시절이었다. 홍종원이 찾아가는 환자는 대개 병·의원을 찾지 못하거나 않는 이들이다. 주변에서 그들의 딱한 사정을 말해주면 홍 의사는 왕진을 마다하지 않는다. 단순히 병 치료에서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과의 인간적인 친밀감을 나누는 방식으로도 도움을 준다. 환자를 수단...

원당일기(323)- 가을 농사 file

  • 2024-09-09
  • 조회 수 119

어제 다샘교회 예배 후 식사 친교 시간에 아무개 장로가 나에게 물었다. 김- 텃밭에 김장 배추 심으셨습니까. 나- 아직요. 텃밭만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는 주간 후반에 비가 온다고 하니 그때 심으려고요. 김- 보통 김장 배추는 8월말에 심습니다. 늦었네요. 나-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군요. 당장 내일이라도 심어야겠네요. 오늘 테니스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영천 시장에 나가서 모종 집에 들렸다. 배추 모종 24개와 무 모종 21개, 그리고 10월에 뿌려서 봄에 수확할 배추와 시금치 씨앗도 샀다. 갯수가 딱 떨어...

원당일기(322)- 맷돌호박 file [2]

  • 2024-09-05
  • 조회 수 185

일주일째 자투리 시간에 텃밭을 정리하는 중이다. 이번 여름 작물 중에서 우리의 미움을 가장 많이 받은 게 호박이다. 봄에 아무 생각없이 호박씨를 많이 심었다. 사실은 두 가지 생각이 있었다. 1) 발아 된 녀석들 중에서 튼실한 것만 살려놓자. 2) 퇴비를 충분히 주지 못했으니까 여럿을 키워서 개별당 결실은 적게 맺자. 일반 애호박과 땅콩호박 씨를 뿌렸다. 예상 외로 호박 덩굴이 근처 다른 작물을 완전히 지배했다. 호박을 다 걷어낼까, 하고 고민하다가 서로 다른 작물들이 어울여서 지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

원당일기(321)- 난 키우기 file [2]

  • 2024-09-03
  • 조회 수 177

이른 봄부터 난을 키우고 있다. 이런 일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우연하게 그렇게 되었다. 사람의 운명이라는 게 정해진대로만 흘러가는 게 아니지 않는가. 다샘교회 박 아무개 집사는 타일 마이스터이면서 난 재배에도 전문가다. 한때는 난 재배를 전업으로 삼을 정도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다. 나- (지나가는 말로)혹시 집에 난 남은 거 있나요? 그- 왜 목사님이 키우시려고요? 나- 잘 할 자신은 없지만 집사님 말을 들으니까 해보고 싶네요. 그- 알았습니다. 좀 기다려주세요. 한달쯤 후에 난 세 개를 철제 기...

원당일기(320)- 세멘블럭 file [6]

  • 2024-08-30
  • 조회 수 316

오늘 오전 영천 시내에 있는 테니스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북안에 있는 '북안종합건재'에 들려 세멘블럭 4인치짜리 20개를 사왔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대로 요즘 소나타 승용차가 고생이 많다. 블럭 크기는 이렇다. 가로 39센티, 세로 19센티, 폭 10센티다. 폭이 더 넓은 블럭도 파는데, 나는 좁은 걸로 샀다. 손으로 들어보니 대략 15킬로그램 정도 무게는 된다. 20개니까 전체가 300킬로그램이 된다. 내 몸무게 나가는 사람 다섯 명이 더 탄 셈이라서 차 움직임이 더뎠다. 직원이 나를 보면서 급 출발과 급 정거...

원당일기(319)- 무지개 file [2]

  • 2024-08-29
  • 조회 수 187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늦은 오후에 봄, 여름 작물을 정리하고 흙에 삽질하고 퇴비와 비료 주고 풀을 뽑았다. 마당 앞쪽 텃밭은 어느 정도 정리된 셈이나 남쪽 텃밭은 갈 길이 멀다. 가는 비가 오락가락했다. 잠시 허리를 펴고 물을 마시면서 동편 하늘을 보는데, 이게 웬일인가. 오랜만에 멋진 무지개가 떴다. 시시각각 색깔이 달라진다. 겹 무지개도 선보였다. 저녁 6시 30분부터 30분가량 하늘에서 펼쳐진 파노라마를 사진으로는 다 담아낼 수가 없어서 아쉽다. 구름, 구름 사이 햇빛, 낮은 ...

원당일기(318)- 퇴비 file [1]

  • 2024-08-28
  • 조회 수 168

오늘 오전에는 영천 시니어 테니스회 ‘정모’에 참가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북안 농협에 들러서 개당 4천 원짜리 퇴비 8포대를 샀다. 농협 정회원들에게는 개당 2천 원에 판다. 농지 원본이 있으면 정회원히 될 수 있는데, 자격 조건은 최소한 농사지을 땅 4백 평이다. 시골에서 텃밭 농사라도 짓고, 손수 집과 마당을 관리하려면 짐칸이 있는 차기 필요하다. 아내와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소나타로 실어나르려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차에 실을 수 없는 큰 물건은 평소에 아예 생각도 못 한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

원당일기(317)- 썩은 나무 둥치 file

  • 2024-08-27
  • 조회 수 142

작은 텃밭과 마당이 딸린 촌집에서 살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여기서 정말 많은 걸 보고 경험했다. 대부분은 생명과 관계된 것들이다. 여기에 터 잡고 사는 친구들도 있고 세월 따라, 물길 따라, 바람 따라, 날씨 따라 잠시 들렸다가 떠는 친구들도 있다. 아내가 질색하는 벌레는 수시로 집안까지 불시에 들어온다. 이끼와 곰팡이류도 있다. 당연히 세균류도 많지 않겠는가. 올해 꽃도 시원치 않았고 열매도 단 하나 맺지 못하다가 장마 때부터 시들어가는 사과나무를 며칠 전 발로 툭 차니 피식하고 쓰러졌다. ...

원당일기(316)- 백일홍 file [4]

  • 2024-08-26
  • 조회 수 240

나는 ‘다샘’교회 주보를 일주일 내도록 옆에 끼고 산다. 주보 초고 작성은 목요일에 하고 탈고는 금요일 오후이고 탈고 즉시 다비아 사이트에 업로드한다. 업로드된 파일을 다시 교정 보는 분이 있고, 교정본을 출력본 파일로 만드는 분이 있다. 그 출력본으로 종이 주보를 만들어서 가져오는 분이 있다. 주일은 교회에서 주보를 여러 번 읽는다. 내 순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월요일에도 주보를 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종종 다시 읽는다. 내 책상 위에 놓여 있기에 평일에도 틈날 때마다 집어 든다. 교인들도 ...

원당일기(315)- 복숭아 선물 file [2]

  • 2024-08-23
  • 조회 수 232

서재에 앉아 있다가 잠시 창문을 통해서 마당을 내다보니 원두막에 웬 비닐 보따리가 놓여 있었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기척이 없어서 모르겠다. 아래 사진이다. 복숭아다. 우리 동네에 복숭아 농사를 짓는 가정이 둘이다. 그중에 한분이 슬쩍 가져다놓은 것 같다. 올 여름은 유독 더워서 복숭아 농사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메모지라도 하나 넣어두었다면 나중에 인사라도 할 텐데, 직접 확인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언젠가 우연하게 만나면 그분이 먼저 말씀하지 않으시겠는가. 이런 일은 가끔 있다. 내가 먼저 베...

원당일기(314)- 잡초와 잔디 file [5]

  • 2024-08-22
  • 조회 수 257

잡초와 잔디를 구분할 줄 아는 도시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게 그거처럼 보였는데 이제는 한눈에 구분한다. 처음 몇년간은 잡초를 일일이 호미로 뽑아주었으나 이제는 포기했다. 잔디를 살리고 잡초만 제거하는 농약이 있으나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마당을 세멘트로 덮든지 마사토에다가 잡초 제거 농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나는 예초기로 이따금 잔디와 잡초를 구분하지 않고 자르기만 한다. 잔디보다 잡초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다만 잔디는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서 예초...

원당일기(313)- 고구마 농사 file [3]

  • 2024-08-21
  • 조회 수 207

며칠 전에 곡괭이를 들고 고구마를 캤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혹시나 하고 곡괭이질을 했다. 세 포기를 드러난 결과가 아래다. 고구마 줄기는 제법인데 결실은 영 '아니올씨다.'였다. 워낙 밭이 나쁘니까 저 친구들도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수고 많았다. 엄지 손가락 굵기 고구마가 단 2개였다. 마당 수돗가에서 깨끗이 씻어서 아내 보라고 식탁에 올려놓았다. 앞으로는 감자와 고구마 농사는 포기해야겠다.

원당일기(312)- 고추 농사 file [1]

  • 2024-08-20
  • 조회 수 179

지난 4월말인가 5월 초에 심은 아삭 고추 모종 4개와 김장 고추 모종 10개가 잘 자라는 거 같더니 장마철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고추 벌레로 몸살을 앓았다. 몇 마리가 눈에 뜨일 때 일일이 잡아주었어야 했는데 기회를 놓쳤다. 고추 병충해 방제는 꽃이 피기 전에 해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나 우리 집에서는 농약 일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기에 손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올해 기회를 놓친 다음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기다렸다. 너무 많은 벌레가 고추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있을 때는 호미로 털어주기만 했다. ...

원당일기(311)- 설교 복기

  • 2024-08-19
  • 조회 수 159

어제 주일 설교를 마치고 저녁때 집에서 설교 복기를 OBS Studio 앱으로 녹화했다. 매월 첫째 주일은 서울샘터 예배 후에 현장에서 설교 복기를 녹음하여 나중에 동영상 파일로 변환하고, 둘째 주일은 다샘교회에서 예배가 끝나고 점심 식사 후 현장에서 설교 복기를 녹화한다. 나머지 주일은 내 서재에서 녹화한다. 설교를 한 번 했으면 그것으로 끝이지 왜 복기까지 하느냐고, 그게 그렇게 재미있냐고 아내가 묻는다. 내 생각에 설교 행위는 바둑과 비슷하다. 바둑에서는 승부도 중요하지만 좋은 수를 찾아가는 ...

원당일기(310)- 벌레소리 [2]

  • 2024-08-16
  • 조회 수 222

오늘도 해가 떨어지자 어디선가 이름 모를 벌레가 운다. 어제도 울고 그제도 울었다. 우는 건지 임 그리는 노래인지는 모르겠으나 마당을 쩌렁쩌렁 채운다. 소리 나는 쪽으로 살짝 다가가자 잠시 멈추더니 이어서 소리를 낸다. 저 친구는 아마 밤을 저렇게 샐 것이다. 다행이다. 벌레 소리가 있기에 가을이 오지 않겠는가. 2024년 가을을 맞이할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니까.

원당일기(309)- 달무리 file [3]

  • 2024-08-15
  • 조회 수 268

시골에 사는 사람은 늘 자연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자연 안에서 산다. 자연이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벌레를 질색하는 사람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살다 보면 벌레에 적응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자연을 누릴 줄 알면 시골에서의 삶은 돈을 주고도 얻지 못하는 즐거움이 있다. 창문으로는 늘 나무와 풀밭과 하늘이 보이고, 현관문 밖으로 나오면 일상으로 흙과 디딤돌과 잔디를 밟는다. 높은 건물이 없기에 하늘은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나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밤에 종종 ...

원당일기(308)- 집안 청소 file [1]

  • 2024-08-14
  • 조회 수 180

아파트 생활과 달리 일반 주택 생활에서는 손쓸 일이 수없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청소다. 청소도 집안만이 집밖도 포함된다. 아내도 그렇고 나도 게으른 편이라서 깨끗하게 치우지는 못한다. 집밖 일은 대부분 내가 맡고 집안 일은 아내가 주로 맡는다. 집안 일 중에서 내가 맡은 일은 진공 청소기 돌리기다. 일주일에 두번 돌린다. 어린아이들이 없으니까 그런 정도만 돌려도 어느 정도 청결은 유지된다. 한번에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청소기 돌리는 가장 좋은 계절은 봄 가을이고, 두번째가 겨울이다. 여름에는 ...

원당일기(307)- 라이브 강의 [1]

  • 2024-08-13
  • 조회 수 180

매월 둘째 주일 지난 화요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나는 “신학 공부”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유튜브 방송을 보낸다. 오늘이 그날이었다. 이십여 호에 불과한 촌에 살면서도 온라인으로 이런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건 20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작업에 필요한 장치는 일단 광케이블 인터넷 선, 유튜브, OBS Studio 애플, 컴퓨터와 마이크와 카메라, 그리고 컴퓨터 글씨가 가능한 기기(X-Pen) 등등이다. 이런 작업에 장단점이 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장점은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사실이다...

원당일기(306)- 고령자 운전 [2]

  • 2024-08-12
  • 조회 수 246

고령자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고령자의 나이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1953년 1월생인 나는 71세이니 어중간한 나이다. 언제부턴가 오전 시간보다 오후 시간이 운전하기 편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오후가 되어야 몸 전체가 활력을 얻기 때문이리라. 오전에는 몸동작이 둔할 수밖에 없다. 모든 운동이든지 워밍업이 필요하지 않은가. 워밍업 없이 그대로 달려들다가는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자칫 몸을 다치기도 쉽다. 오전 운전에서 가장 큰 문제는 ...

원당일기(305)- 예수의 역사적 운명 file [4]

  • 2024-08-09
  • 조회 수 400

여기 다시 판넨베르크의 <신앙과 현실>(Glaube und Wirklichkeit) 105쪽에 나오는 한 문단을 소개한다. 이틀전에 소개한 '전적 타자'(하나님의 은폐성)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판넨베르크는 '부활 생명에 대한 표상'이 없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다. 이는 곧 천국에 대한 표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어서 가게 될 천국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늘 배불리 먹고 아프지 않는다는 표상은 정확한 게 아니다. 가장 행복한 조건 일체를 내려놓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 표상할 수 없다면 실체도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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