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 102- 작업화

조회 수 1299 추천 수 0 2022.07.22 08:27:26

() 102- 작업화

102.JPG

텃밭이나 언덕 일을 할 때 신는 작업화다.

저 작업화가 아니었다면

언덕에서 대나무 작업을 하면서

발을 다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바닥이 특수재질로 되어 있어서

뾰족한 돌이나 날카로운 나뭇조각을 밟아도

아무 일 없다.

저 고맙고 기특한 친구는

앞으로 십수 년은 더 내 옆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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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물(物) 112- 변신 file [2]

  •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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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12- 변신 보석처럼 생겼다. 지름 2미리 정도다. 고추 해충들이 알을 저렇게 잎 뒷면에 낳는다. 시간이 지나면 아래와 같은 벌레가 나와서 고추를 결딴낸다. 멋진 변신이다. 아름다움과 추악함이 하나라는 건지, 추악함도 전체적으로 아름다움이라는 건지, 카프카의 『변신』이 기억난다. 한 달 전까지는 손으로 일일이 잡아주었는데, 어제 들어가 보니 완전 해충 놀이터가 되었다. 이제는 손으로 해결할 수준을 넘어서 가스라이터로 불을 쏘았다. 다행히 불에 약했다. 불행히 저놈들...

물(物) 111- 접수번호 file

  •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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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11- 접수번호 간혹 농협에 가면 접수번호를 뽑는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늘 한산하니까 접수번호가 별 의미도 없어도 습관적으로 뽑는다. 7월 중순에 뽑은 접수번호가 이상하다. 2022년 5월13일 09시23분이다. 저 날은 금요일이라 방안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간다고 하더라도 저렇게 이른 시간에 가지 않는다. 저 접수번호는 도대체 어디서 온 물건인가.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화나 요정 나라 같아서 내가 모르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니 이상하게 생각할 거 하나도 없다.

물(物) 110- 루오 그림(부분) file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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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10- 루오 그림(부분) 루오(Georges Rouault, 1871~1958)의 그림 “예수 그리스도, 수난” (Jesus Christ- Passion, 1937) 부분이다. 단조로운 색채와 투박한 붓 터치로 예수의 수난을 저렇게 묘사할 수 있다니 놀랍다. 더구나 얼굴 상부만으로도 예수의 연민과 긍휼하심과 평화와 안식이 그대로 전달된다. 한 인간이 저런 품성을 지녔으니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키리에 엘레이송’이라고 기도드릴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

물(物) 109- 선풍기 file

  • 2022-08-02
  • 조회 수 1309

물(物) 109- 선풍기 내 방에 있는 선풍기다. 누가 처음 선풍기를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기특한 물건이다. 내 등 뒤에서 조용히 바람(프뉴마)을 일으킨다. 바람을 골고루 보내려고 회전까지 한다. 선풍기 덕분으로 올해 들어서 오늘까지 내 방의 에어컨은 한 번도 틀지 않았다.

주간일지, 7월31일, 성령림후 8주 file

  •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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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31일, 성령강림 후 8주 1) 긍휼- 설교 제목 “하나님의 긍휼과 거룩하심”에서 긍휼이라는 단어가 젊은 교우들에게는 낯설 겁니다.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거든요. 인터넷 사전에 “긍휼(矜恤), 불쌍히 여겨 돌보아줌”이라고 나옵니다. 설교에서 저는 그 뜻을 일상 표현으로 “정말 불쌍해 죽겠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죽겠어.’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들리기는 하겠으나 한민족의 언어 습관에서 볼 때 이보다 더 정확한 건 없습니다. 하나님을 긍휼하신 분으로 경험하는 것이 최고...

물(物) 108- 구기자차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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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8- 구기자차 2019년부터 물을 챙겨서 마시는 중이다. 최소한 하루에 1리터는 마시려고 노력한다. 3년이 되니 물의 효능이 무언지 알겠다. 가장 많이 마시는 물은 생수고, 다음으로 차다. 과일을 통해서도 수분은 섭취될 것이다. 위 사진은 구기자차다. 향과 맛을 깊이 느끼려고 한 모금 입안에 넣고 4~5초 기다린다. 그사이에 차 맛도 맛이지만, 액체의 물리적 움직임이 전달된다. 황홀하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액체만이 아니라 모든 사물과의 접촉은 살아있음의 가장 원초적인 경험이다. ...

물(物) 107- 옥수수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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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6- 4차 접종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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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6- 4차 접종 지난 7월29일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영천 시내 아무개 이비인후과에서 마쳤다. 대략 1년 사이에 네 번이나 맞다니, 엄청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그 어떤 독감 주사도 전혀 맞지 않았는데 말이다. 엉뚱한 생각일지 모르나, 면역력 테스트를 먼저 거치고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만 접종하는 방식은 어떨까? 어쨌든지 의학을 포함한 자연과학이 세상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건 분명하다. 파멸을 조금 뒤로 미룰 뿐.

물(物) 105- 재산세 file

  • 202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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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5- 재산세 며칠 전에 온 재산세 우편물을 뜯어보니 위에서 보듯이 68,900원이다. 세제 개편으로 낮아진 건지 시골집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너무 싸다. 집 없는 사람도 있으니 재산세는 대폭 올려도 좋겠다.

물(物) 104- 종합 도구 file [2]

  •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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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4- 종합 도구 얼마 전 집에서 영천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소품 전문점이 생겼다. 이름만 대면 모두 알만한 유명 브랜드 상점이다. 웬만한 물건은 1천 원이라고 한다. 아내가 가보고 싶다 해서 함께 들어갔다가 눈에 띄는 물건을 하나 바구니에 담았다. 저 도구 세트가 단돈 5천 원이라니 ‘땡’ 잡은 기분이다. 제조 원가도 안 되지 싶다. 저 친구들은 집안용이고, 바깥용은 원래 따로 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homofaber)라 했으니 내가 도구를 좋아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목...

주간일지 7월24일, 성령강림후 7주 file [2]

  • 2022-07-25
  • 조회 수 1031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24일, 성령강림 후 7주 1) 기도와 성령- 이번 주일 설교 본문(눅 11:1~13)에는 기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도와 성령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설명하는 게 이번 설교의 기본 골격이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인격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구원 사건이고, 성령은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의와 생명으로 이끌어주는 영입니다. 하나님이 생명의 근원이니까 성령이 아니면 우리는 하나님과 친밀한 인격적 관계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따라서 기도할 수 없습니다. 기도한다고 해서 모든 ...

물(物) 103- 파리채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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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3- 파리채 창호를 뚫고 집안으로 들어온 파리는 불쌍해도 때려잡을 수밖에 없다. 지네나 돈벌레나 거미나 무당벌레 등등은 휴지로 싸서 밖으로 내보낸다. 너희들이 살 곳은 여기가 아니라 그곳이란다. 모기는 인정사정없이 때려잡는다. 파리는 너무 빨라 사로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죽지. 바보다.

물(物) 102- 작업화 file

  • 2022-07-22
  • 조회 수 1299

물(物) 102- 작업화 텃밭이나 언덕 일을 할 때 신는 작업화다. 저 작업화가 아니었다면 언덕에서 대나무 작업을 하면서 발을 다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바닥이 특수재질로 되어 있어서 뾰족한 돌이나 날카로운 나뭇조각을 밟아도 아무 일 없다. 저 고맙고 기특한 친구는 앞으로 십수 년은 더 내 옆에 머물 것이다.

물(物) 101- 옛 엽서 file

  •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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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1- 옛 엽서 독일 뮌스터에 사는 신학교 후배가 오래전에 보낸 그림엽서다. 내가 현풍에 있을 때이니 30년은 족히 넘은 듯하다. 저 한 장의 그림엽서만 해도 책 한 권 분량의 사연이 들어있다. 당시 그는 전도사로, 세 명의 딸을 두었다. 큰딸이 분더킨드(Wunderkind), 말하자면 천재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바이올린에 뛰어난 재질을 보였다.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한다는 말을 들었다. 김 전도사가 지금 살아있는지는 모르겠다. 뮌스터에서 함께 공부할 때 개신교회 신자와...

물(物) 100- 침대 십자가 file [2]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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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0- 침대 십자가 내 침대 머리맡 벽에 작은 십자가상이 달려있다. 책상 앞에 앉아서도 고개만 돌리면 잘 보인다. 일반적인 종교 상징물로는 매력적이지 않으나 예수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저 십자가보다 더 위대한 상징은 없다. 신의 죽음!

물(物) 099- 손전등 file

  • 2022-07-19
  • 조회 수 496

물(物) 099- 손전등 도시라고 그런 일이 없지는 않겠으나 시골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전기 나가는 일이 좀 더 잦아서 손전등은 필수품이다. 약간 낭만적으로, 달빛이 없는 한밤중 나들이하려면 저런 손전등 하나는 손에 들어야 한다. 인생살이도 손전등 불빛을 따라가듯 하면 조금이라도 더 달콤하게 경험될 수 있을지 모른다.

주간일지 7월17일 성령강림후 6주 file

  • 2022-07-18
  • 조회 수 876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17일, 성령강림 후 6주 1) 아모스- 오랜만에 「아모스」를 본문으로 설교했습니다. 확인해보니 2004년 8월5일에 오늘 설교 본문과 같은 본문으로 설교했더군요. 이번 설교를 준비하고 실제로 설교하면서 기원전 8세기의 상황이 오늘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서 ‘인간이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물론 외형적으로 달라진 건 많습니다. 오늘은 왕정이 아니라 공화정입니다. 복지 제도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교육도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은 그대...

물(物) 098- 우측보행 file

  • 2022-07-16
  • 조회 수 1272

물(物) 098- 우측보행 서울역 손님 맞이방 바닥의 저 표지를 볼 때마다 왜 ‘좌’가 아니고 ‘우’인지 이상한 생각이 든다. 나는 ‘좌’가 편한데 말이다.

물(物) 097- 부채 file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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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7- 부채 수년 전 젊은 서예가로부터 받은 부채다. 글씨 모양이 그분의 성품을 닮아 반듯하고 부드럽다. 여름에는 부채를 손에 들어야 제격이다.

물(物) 096- 송진 file [2]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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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6- 송진 모양을 내려고 우리 집 마당에 있는 소나무 한 가지를 잘랐더니 얼마 후에 저런 모습이 되었다. 인터넷 사전에 나오는 설명에 따르면 소나뭇과의 나무가 손상을 입을 때 송진이 분비된다고 한다. 저런 방식으로 병균의 침입을 막으려나 보다. 솔향의 진액이라 할 송진 냄새는, 가짜 말고 진짜 송진 냄새는 생명의 시원적 감각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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