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85)- 소각로

조회 수 3919 추천 수 0 2020.10.09 18:30:24

시골에서 살면 불편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저처럼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은 살만한 곳이 아닙니다. 다만 지저분해도 괜찮다고만 생각하면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불편한 일의 하나는 마당에서 나오는 나무와 풀을 처리하는 일입니다. 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아도 매년 전지를 해야 하고, 잔디를 비롯하여 여러 잡풀도 많이 나옵니다. 땅이 생산능력은 대단합니다. 부지런하면 그걸로 퇴비를 만들 수 있겠으나 저로서는 불감당입니다. 태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태울 수도 없습니다. 집이 산비탈에 있어요. 자칫 산불로 번지면 집도 태워 먹을 겁니다. 오래전에 사용하던 소각로가 녹슬고 무너져내려 새로 하나 사들였습니다. 이번에는 몸통이 큰 친구입니다. 마른 나무와 풀을 안전하게 태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시험 운전했는데, 만족스럽습니다. 나무가 많기만 하다면 벽난로를 설치해도 좋을 듯합니다. 우리 집 마당의 나무만이 나무가 아니라 앞산, 뒷산에 올라가면 죽어서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제법 있습니다. 그것만 배낭에 담아 와도 충분합니다. 그러다가 다치면 치료비가 더 들어가겠지만요. 어쨌든지 드럼통으로 만든 소각로를 새로 들여놓은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소각로1.JPG

모양은 별로이지만 소각은 잘 됩니다. 뚜껑은 여닫이로 되어 있어서 큰솥을 얹을 수 있습니다. 연기가 부드럽군요.

소각로2.JPG

잘 타나보려고 태울 걸 넣는 손잡이를 열었습니다. 연통을 높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아래는 밤에 찍은 사진입니다. 불길이 요란스럽게 올라갑니다.

소각로3.JPG

완전하게 연소되지 않은 연기가 뜨거워지니까 불꽃으로 변합니다. 조심해야겠습니다. 

소각로4.JPG

불길이 좀 잠잠해졌습니다. 전지된 나무가 보일 겁니다. 소각로 위에 은박으로 싼 감자나 고구마를 올려놓으면... 이게 낭만적으로 보이겠으나 다 일입니다. 온몸을 재가 덮습니다. 나무를 통 안에 넣을 때 특별히 조심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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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김사관

2020.10.09 23:07:24

목사님, 저도 화목(火木)난로 몇 년 지폈는 데, 주위에 몰려드는 사람들만 화목하고 저는 거의 화목하지 않았죠. 주위에 나뭇감은 있는데 지게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만 들고, 장작을 패는 건 제 몸을 패는 것과 같아서, 다음 날을 포기하는 것과 같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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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0.10.11 21:29:23

ㅎㅎ 그렇군요. 저도 심사숙고 하고 결정하겠어요. 

이제 코로나 방역 단계도 1단계로 내려왔으니 

약간이라도 여유를 느끼면서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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