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1530, 성령강림 후 첫째 주일

 

1) 은폐성-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다는 이사야의 진술을 이해하려면 세상의 은폐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세상에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설명하려고 저는 일상에서 몇 가지 예를 들었습니다. 세상의 본질은 은폐성입니다. 세상을 가장 정확하게 안다고 하는 물리학도 세상의 궁극적인 깊이는 모릅니다. 세상은 알면 알수록 모른다는 사실이 더 확대될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은폐성을 다른 말로 하면 낯섦과 신비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의 인생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낯섦과 신비를 향해서 가까이 가는 과정입니다. 지금 주간일지를 쓰는 이 순간도 이런 거대한 낯섦과 신비에 걸쳐있습니다. 그걸 느끼면 글쓰기의 영성이 살아나는 겁니다. 느끼지 못하면 인간의 모든 행위와 삶은 건조해집니다. 우리는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하나님의 영광이 은폐되어 있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 믿음이 매일 새로워지고 깊어지기를 바랍니다.

 

2) 주보교정- 저는 목요일마다 주보를 작성해서 그 파일을 교회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우리 교회 주보에 실리는 예배 순서 내용은 다른 교회 주보에 비해서 많습니다. 순서도 다양하고 그 순서의 내용인 텍스트도 많습니다. 예배의 부름과 공동기도와 성시교독 등, 여러 항목에 그런 텍스트가 달려 나옵니다. 제가 세심하게 작성해도 오탈자가 종종 나옵니다. *진 장로가 꼼꼼하게 교정을 봐줘서 저는 마음이 편합니다. 정 장로는 수년 전 은퇴하기 전에 중학교 국어 교사로 활동하신 까닭인지, 거의 완벽하게 교정을 보십니다.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착오도 잡아냅니다. 어떤 때는 성경의 절수나 찬송가 절수도 고칩니다. AI 수준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주일인 530일 주보교정이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한 번 보십시오.

1. 말씀예전/ 성시교독/ 넷째 줄, '펴지면서''퍼지면서'

2. 말씀예전/ 성시교독/ 밑에서 둘째 줄, '드높히고''드높이고'

3. 말씀예전/ 설교후 기도/ '다 함께''설교자'

4. 지난주일 설교 발췌/ 셋째 단락/ 여섯째 줄, '(2:26)''(3:26)'

 

3) 예배 공동체- 우리교회의 정체성은 예배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일 공동예배 외에 다른 행사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이런 현상은 더 강화되었습니다. 다른 모임을 하고 싶어서 잘 안 되니까요. 다른 교회에서는 주로 목사가 예배를 끌어갑니다. 일반 신자는 대표 기도를 하는 정도입니다. 교회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일반 신자가 큰 역할을 합니다. 예배 전체를 이끌어가는 사회자 역할을 일반 신자가 합니다. 그 사회자는 예배를 시작하는 오프닝멘트와 마치는 클로징멘트까지 자신이 준비해야 합니다. 성경봉독도 일반 신자가 합니다. 성경봉독자의 역할이 큰 이유는 읽어야 할 본문이 많다는 데에 있습니다. 네 군데입니다. 구약 한 곳, 신약의 서신과 복음서, 그리고 시편입니다. 시편은 회중과 교독을 해야 하기에 성경봉독자는 신경을 더 기울여야 합니다. 이왕에 말이 나왔으니, 성시교독에서 가능하면 운율을 넣어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교회의 성시교독과 다른 번역을 우리가 사용합니다. 우리말 운율에 맞도록 4,4조로 번역한 시편입니다. 네 군데 성경을 읽을 때 봉독자는 멘트를 붙이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간혹 그런 멘트를 빠뜨릴 때도 있습니다. 오늘 성경을 봉독한 이*남 집사는 제가 현풍에서 단독 목회를 시작한 1986년도에 중3인 학생이었습니다. 이제 오십이 넘었군요.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제 다음 주일이면 대구샘터교회 창립 18주년이 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지난 18년 동안 예배를 예배답게 드린 교회로서 대구샘터교회가 한국교회 교회에서 모범이 되지 않을까, 하고 저는 (자랑삼아) 생각합니다.

 

4) 강독 예고- 정용섭 목사는 유튜브 정용섭채널에 68()부터 새로운 강독 파일을 올릴 예정입니다. 강독할 책은 올해 초 세상을 떠난 한스 큉의 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입니다. 한스 큉은 로마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신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비록 가톨릭 신학자이지만 개신교회 신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가 칼 바르트의 칭의론(?)이라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의 저서는 방대합니다. 철학, 종교학, 문학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주제를 다룹니다. 이번에 정 목사가 읽고 해설할 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는 자연과학에 대한 그의 관점이 잘 드러난 책입니다. 저도 기대가 큽니다. 이런 책이 신앙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 하나님의 창조론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아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창조 능력 안으로 들어가는 바른길입니다. 이런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창조 신앙의 깊이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진화론에 대한 부정은 창조 신앙의 깊이가 없어서 일어나는 왜곡입니다. 이 책만이라도 깊이 읽고 이해하면 자연 세계와 기독교 신앙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입니다. 강독을 듣기 원하는 분은 가능한 한 책을 구매하십시오.

 

5) 백신- 요즘 대한민국은 백신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긴 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백신 문제에 대해서도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합니다. 백신 물량도 꾸준히 확보되고 있으며, 접종하겠다는 사람들 숫자도 느는 추세입니다. 60~74세에 해당하는 이들의 예약률이 70%에 가깝다고 합니다. 마감이 며칠 남아있으니 비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 나이에 해당하는 분들의 실제 접종은 61일부터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오늘 교회에서 들으니 이미 시작되었더군요. 우리 교회 1호는 성*식 권사입니다. 이름을 보고는 모르겠으나 여자 교우입니다. 아무런 후유증이 없었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건강하던 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늦어도 11월까지는 우리나라가 집단 면역에 도달했으면 합니다.

 

6) 칭찬- 오늘 교회에서 제가 두 사람을 칭찬했습니다. 한 사람은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서윤이입니다. 웬일로 오늘은 저를 마주 보고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하더군요. 이전에는 부끄러운 티를 내느라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 서윤이가 인사를 멋지게 잘하네.’ 하고 말을 건넸습니다. 제 칭찬이 서윤이에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예배를 다 마치고 교회당 정리도 마친 뒤 몇몇 교우들과 마당 그늘진 곳에서 잠시 담소하는 중에 진아 청년도 함께했습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는 청년입니다. 그 부모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칭찬하는 뜻으로 제가 말했습니다. ‘설교할 때 교인들의 자세나 표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진아 청년은 설교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놀라울 정도예요. 그럴 때마다 제가 설교할 때 기운이 납니다.’ 제 설교는 청년들이 듣기에 좋은 설교가 못됩니다. 청년들의 감수성을 자극할만한 감동적인 부분이 부족한 거지요. 그런데도 진아 청년은 설교 흐름을 제대로 따라온다는 게 전달됩니다. 오늘 설교에서 제가 영화 이야기를 한 탓인지 진아 청년이 저에게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추천하네요.

 

7) 헌금- 55주 차(530): 1,450,000(온라인 1,130,000, 현장 320,000/ 등록교인 외- *, *), 온라인 통창-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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