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 025- 도기 풍경

조회 수 1165 추천 수 0 2022.04.02 17:07:13

() 025- 도기 풍경

025.JPG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걸쳐있는 도기 풍경(風磬)이다. 어디서 언제 어떻게 우리 집 가족이 되었는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딸들이 어렸을 때 선물로 받은 것인지, 물건 사기 좋아하는 아내가 수집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인 없이 굴러다니기에 내가 이 층을 서재로 사용할 때 매달아두고 오르내릴 때마다 손으로 건드려 소리를 냈다. 매혹적인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래 그 소리를 듣다 보니 정이 들었다. 이 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온 뒤로는 저 도기 풍경을 울릴 기회가 없다. 지금 이 층을 사용하는 둘째 딸은 저 풍경에 관심이 없다. 아마 저 친구가 그곳에 달려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것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를 머리에 떠올리면서 현관 밖 처마에 본격 풍경을 하나 달아야겠다. 성경도 바람을 영(루아흐)라고 부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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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2.04.06 21:02:44

작은 것에서도 이야기를 끌어내시는 걸 보면서

저도 매일매일 뭔가를 쓰고 싶어집니다.

저 사기 풍경이 울리는 소리를 상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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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2.04.07 21:25:01

나이가 들면서 소소한 일과 소소한 사물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지요?

거기서 생명 충만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른 것들은 모조리 허상에 떨어지겠지요.

웃겨 님의 시각으로 작은 것에 관한 이야기가 풀린다면 엄청 실감나고 재미있을 겁니다.

오늘밤도 달이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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