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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26- 의자
위 사진은 2층에서 지내다가 1층으로 내려오면서 오래 쓴 의자를 폐기하고 새로 산 의자다. 대충 3년은 사용했지 싶다. 나는 그에게 온몸을 맡기고 그는 내 온몸을 받아준다. 그동안 사용한 책상 의자 중에서 가장 안락하다. 아침밥 먹고 8시쯤 앉기 시작해서 밤 11시까지 머무니까 중간에 다른 시간을 빼고도 최소한 열 시간은 내 앉은 몸을 지탱해주는 셈이다. 등받이가 높지 않아서 몸이 뻑적지근할 때 두 팔을 뒤통수로 올린 채 허리를 좌우로 돌릴 수도 있고, 동편 창을 내다보려고 오른편 다리에 살짝 힘을 주면 의자가 가볍게 왼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일심동체다. 내 분신이다. 군소리 없이 내 뜻에 순종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저 의자만 같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고맙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