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29) 하나님 나라와 교회

조회 수 3565 추천 수 0 2013.07.24 23:04:03

팔복에 나오는 복의 종류는 아래와 같다. 1) 천국, 2) 위로, 3) 땅, 4) 배부름, 5) 긍휼, 6) 하나님, 7) 하나님의 아들, 8) 천국. 공교롭게도 1번과 8번이 똑같다. 3번과 4번은 세속적인 복처럼 보이고, 나머지는 영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팔복의 복은 영적인 것이다. 팔복은 천국의 복인 셈이다. 천국은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의 번역이다. 바실레이아는 나라이고, 우라노스는 하늘이다. 톤은 2격 정관사다. 1번과 8번이 문자적으로 똑같다. 복음서가 보통은 하나님의 나라, 즉 ‘바실레이아 투 데우’라고 한다. 하늘의 나라와 하나님의 나라는 똑같다.


오늘 기독교인들이 하늘나라, 또는 하나님 나라라는 말은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목사들도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설교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수준이다. 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있는 하나님 나라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도스토엡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대심문관’ 항목에서 이반은 동생 알료사에게 재림한 예수를 심문하는 당시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의 말을 전한다. 이 세상과 교회는 자신들이 당신 예수의 이름으로 이끌어가고 있으니 당신은 하늘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당시 러시아 교회는 정교회라는 전통에만 관심이 있었지 예수에게 관심이 없었다. 오늘 우리가 교회 성장에만 관심이 있지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것과 같다.


분명한 사실은 교회가 하나님 나라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에 종속되어야지 하나님 나라를 독점하지 못한다. 교회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이 세상의 그 어떤 기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결코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다. 오늘 신자들이 교회에 대한 관심은 지나치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믿음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그 나라가 현실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한 마디만 한다면, 하나님 나라는 궁극적으로 종말론적인 하나님의 통치다. 종말론적이라는 말을 기억하라. 지금은 아직 아니다. 마치 구원이 아직 완성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 나라는 예수를 믿는 이들에게 선취(先取)의 방식으로 이미 주어진다. 요한복음 기자는 그래서 이렇게 예수님의 말씀을 전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요 11:25,26) 그 나라는 그 나라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기다리는 사람 앞에 와 있다는 뜻이다. 하나님 나라의 이 미래성과 현재성을 알아야만 팔복의 의미가 실제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레벨:17]아셀

2013.07.25 19:46:17

목사님의 말씀의 의도는 이해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말씀의 기조에 비추어 보면 피터 와그너 목사의 말이 인용되는 것은 고개를 약간 걍우뚱 하게됩니다.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피터 와그너 목사는 빈야드, 신사도주의 운동 등으로 이단 시비가 인는 사람입니다.
저는 정목사님의 글쓰기를 몹시 좋아하는 펜이라서 여러번 생각하다가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옮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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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7.25 23:17:16

앗, 아셀 님이 정확하게 지적하셨네요.
나는 그냥 달라스 윌라드의 명성에 기대서
피터 와그너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괜찮은 사람이려니 생각하고
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네요.
아셀 님의 책읽기가 광범위하군요.
고맙습니다.
근데 와그너의 저 말이 맞긴 맞지요? ㅎㅎ
저 말만 맞다고 해서 그의 기본 생각이 다 맞는 거는 아니니
아무래도 저분의 이야기는 내 글에서 빼는 게 좋겠네요.
이왕 고치는 김에 그 아랫 대목도 조금 손보고 보충하고,
또 제목도 바꿨습니다.
앞으로도 문제가 있는 글들이 눈에 뜨이면 말씀해주세요.
윌라드라는 분도 좀 다시 생각해봐야겠군요.
벌써 가을이 왔는지
내가 있는 여기 원당은 저녁만 되면
시원하다 못해 춥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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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2]잠자는회색늑대

2013.07.26 10:02:18

뜬금없이

늘 느끼는 점이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시는 군요.

오히려 댓글에서 느끼고 돌아 갑니다.

감사할 여름 하늘과 그늘을 누리며 사시는군요.ㅎㅎ

[레벨:17]아셀

2013.07.26 12:01:56

감사합니다
더욱 즐겨 읽고
깊은 곳 까지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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