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요한과 예수

조회 수 3553 추천 수 0 2013.12.14 21:59:22

12월14일(토)

 

세례요한과 예수

 

내일 대림절 셋째 주일 설교의 성경 본문은

마태복음 11:2-11절이다.

거기에 세례요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례요한은 기독교에서 그 위치가 미묘하다.

복음서 기자들은 다 요한을 언급하는데 반해서

서신에는 그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사도행전에는 요한의 제자들이 잠시 언급될 뿐이다.

 

세례요한을 가장 자세하게 언급하는 복음서는 누가복음이다.

공관복음서 중에서도 아주 유별나다.

거기에는 요한의 출생 비밀도 나온다.

예수의 출생 비밀에 버금갈 정도로 자세하게 나온다.

더구나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친족 관계라고도 한다.

다른 복음서에는 그런 말이 없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 받은 것이다.

이건 역사적 사실로 추정된다.

당시 나름으로 경건하게 살려고 노력한 사람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으니

예수님도 그런 대열에 참여하지 않았겠는가.

이게 복음서 기자들에게 꺼림칙한 일이다.

자신들이 하나님의 아들로, 메시아로 믿는 예수님이

사죄 의식의 하나인 세례를 받았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것이 역사적 사실인 것을.

 

그래서 복음서 기자들은 그 대목을 새롭게 구성했다.

세례요한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세례를 베풀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예수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말이다.

예수의 세례 순간에 비둘기 같은 성령이 내려왔으며

천둥소리처럼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소리도 울렸다고 한다.

특히 요한복음은 이 장면을 더 미묘하게 다룬다.

공관복음 기자들은 일단 예수의 세례 장면을 분명하게 언급하지만

요한복음 기자는 간접적으로만 언급한다.

세례요한이 세례를 베풀었다는 명시적인 언급은 없고,

오히려 예수님이 성령으로 세례를 베풀 자라는 것이 강조된다.

 

마태 11:2-11절에서 세례요한은 제자들을 예수에게 보내서

‘오실 그이가 당신인가?’ 하고 묻는다.

예수의 답변 중에 애매한 대목이 두 군데 나온다.

메시아 전통을 다루는 이사야를 인용한 뒤에 말씀하신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않는 자는 ....’이라는 구절과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요한보다 큰 자가 없다고 한 다음에 나오는

‘천국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그보다 크다.’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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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굶주린 늑대 

2013.12.15 22:20:45

세례 요한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정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NGC 방송 중  '메시아시대' 라는 다큐에서
세례 요한을 마지막 예언자 혹은 메시아로 추종하는 만다교인(Mandean)들이
아직 10만명 정도가 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방송 내용 중에는 그 시대 초기 기독교의 경쟁 세력에 관해 소개를 하는데
목사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기독교가 역사에서 살아 남았다.' 라는 관점에서
기독교도 역사에서 살아남았지만 제국주의와 바알 신앙 역시 역사에서 살아남아  
우리 삶 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딜레마로 다가옵니다. 

오늘 날의 기독교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신앙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리스도가 어떤 존재인지 그리스도로 인하여 받는 구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정말 모든 것이 들어나는 최후의 심판 때까지 어떻게 전하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답답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메시아 신앙의 기원이라고도 볼 수 있는 모세 전승과 연결되는 보수교단 설교 중에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이 극에 달해서야 구원자가 아니라 한 아기가 태어났다.
그러니 성도는 인내하고 또 인내해야 한다'
라는 내용이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생명의 완성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은퇴한 어느 정치인의 저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역사는 한시적으로 후퇴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 전진한다.
18대 대선 여당 후보의 공약은 17대 대선 야당 후보의 공약보다 진보적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정치인이고 또 역사비평신학과도 비슷한 관점이기에 동의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공약들은 하나같이 버려지고
진보하는 역사의 중심에 여전히 살아있는 제국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맘모니즘을 볼 때마다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보라색에서 시작된 대림초는 이미 분홍색이 되었는데
제 마음은 대림절의 희망에서 꺼꾸로 세상의 절망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주동안 힘의 메시아를 간절히 바라고 있던 자신을 보며
그냥 푸념 좀 늘어놓았습니다.

마라나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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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12.16 10:49:03

맞아요.
힘의 메시아에 머물러 있는 한
우리는 역사의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확인할 도리가 없어요.
예수 그리스도에게 나타난 메시아로서의 힘은
오히려 자기를 완전히 낮추는 힘이에요.
그걸 신학 용어로 '캐노시스'라 하는데,
온통 높은 힘만 경배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캐노시스의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다는 게
성령의 도우심이 없으면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말구유에 오신 예수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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