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58) 4:18

 

너에게 남편 다섯이 있었고 지금 있는 자도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

 

예수의 발언은 점입가경이다. 여자의 정체를 낱낱이 밝힌다. 아무리 영적인 각성을 위한 발언이라고 해도 지나친 것으로 느껴진다. 다섯 남자를 거쳐서 지금 함께 사는 남편은 여섯 번째라는 것이다. ‘네 남편이 아니라는 표현에 따르면 지금 이 여자와 살고 있는 남자는 유부남일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당시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어렵다. 여자가 사별하거나 이혼했을 경우에 재혼하기도 쉽지 않았다. 한 번도 아니고 다섯 번이나 남편을 바꾸었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설령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해도 예수가 그 사실을 까발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일종의 비유나 풍자에 가깝다. 이 여자는 사마리아 사람들 전체를 가리킨다. 당시에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혈통적으로 순수하지 못하다고 무시했다. 그건 역사적 사실이다. 사마리아는 남북 왕조가 분열되었을 때 북왕조에 속한다. 사마리아는 북왕조의 수도였다. 사마리아는 한 도시를 가리키기도 하고 그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용어이다. 북왕조가 기원전 722년에 앗시리아에 의해서 패망당한 후에 이방인들이 그곳으로 많이 이주해왔다. 다양한 민족들이 뒤섞여서 살았기에 순수혈통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에 반해 순수혈통을 지켰던 남유대 사람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낮춰보았다. 여기에는 이런 역사적인 배경만이 아니라 다윗 왕조가 남유다였다는 사실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는지.

지금 이 여자가 여섯 번째 남자와 살고 있다는 표현은 정통 유대인들이 사마리아인을 향해서 비난할 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예수가 한 여자의 부도덕한 삶을 비난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했다고 보면 곤란하다. 이 여자의 부도덕한 삶에는 어쩔 수 없는 삶의 어두운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었을 거라는 사실을 예수가 외면했을 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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