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99) 5:39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

 

 

앞에서 짚었지만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긴 연설은 예수가 직접 한 게 아니라 요한복음을 쓴 사람에 의해서 편집된 것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기의 생각대로 편집한 게 아니라 요한복음 공동체가 간직하고 있던 전승과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하여 확대 해석하고 설명한 것이다. 일종의 설교문이라고 보면 된다.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앙 주제는 예수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예수의 정체성에 관한 초기 기독교인들의 입장과 유대인들의 입장이 시간이 지나면서 벌어졌기 때문에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유대인들에게 예수는 선지자인 반면에 기독교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그리스도였다. 더구나 기원 후 70년에 예루살렘이 로마에 의해서 함락된 사건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위 구절에서 요한은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다시 거론한다.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인다. 그 말은 곧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의 생명을, 즉 영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요한은 그 영생이 예수를 통해서 주어졌으니 유대인들의 성경은 예수를 증언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논리적인 설명이다. 양쪽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핵심은 예수를 통해서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요한의 주장이 과연 어떤 정당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영생을 언급하는 이유는 현재의 생명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유한한 생명에 갇힌 인간은 자신이 소멸할 것이며, 따라서 자신의 인생 업적이 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의식한다. 동물들에게는 없는 의식이다. 인류 역사에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났다. 그걸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지 않겠다. 가장 원초적인 방식은 자손 번식이고, 고상한 방식으로는 예술과 문화 활동이고,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는 정치다. 영원불사를 꿈꾸었던 절대 권력자들의 노력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나타난다. 예수를 통해서 얻는 영생은 이런 것과 전혀 다르다. 그걸 아는 게 기독교 신앙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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