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트의 신학 이야기(1)

조회 수 3398 추천 수 2 2011.01.15 23:09:27

     그대는 칼 바르트라는 신학자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을 거요. 그에 관해서 말하기 시작하면 정말 할 말이 많소. 그걸 이 자리에서 풀어놓을 필요는 없을 것 같소. 아는 사람에게는 지루할 것이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테니 말이오. 나는 당분간 바르트가 말년에 쓴 <Einführung in die evangelischee Theologie>에서 눈에 뜨이는 구절을 차례대로 그대에게 들려줄 생각이오. 이 책은 이형기 선생을 통해서 번역되었소. <복음주의 신학입문>(크리스찬 다이제스트)이라는 제목이오. 이 제목은 적절치 않소. 우리나라에서 복음주의라는 단어는 진보 신학과 대별해서 쓰이오. 보수주의와도 약간 다르오. 보수적이지만 사회 문제에서 열린 관점을 말하오. 그러나 독일에서 ‘에방겔리쉐 테올로기’는 로마가톨릭과 구별해서 개신교를 가리킬 때 쓰이오. 저 책은 <개신교신학 입문>이라고 번역되어야 하오. 어쨌든지 좋은 책을 번역해주신 이형기 선생을 고맙게 생각해야 하오. 바르트의 글은 청색으로 Tm고, 괄호의 숫자는 번역 쪽수요. 인용 글에 나오는 ‘복음주의신학’은 ‘개신교신학’이라고 생각하시오. 가능하면 책을 꼼꼼히 읽는 게 최선이지만 여기서는 대충 지나갈 테니 그리 아시오.

 

복음의 하나님은 한분이시지만 아버지, 아들, 성령의 통일성 속에 계신 한분이시다. 이처럼 그는 자기와 구별되는 실재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실상 자유하시다. 그러나 그는 인간 옆에 계시다가 단순히 인간 위에 군림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 안에 그리고 인간과 더불어 계시며, 무엇보다도 인간을 위한 하나님이시다. 이 하나님은 인간의 주님이실 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 형님, 친구로서 인간의 하나님이시다. 이것이 결코 하나님의 신적인 본질을 축소시키거나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다.(32)

 

     삼위일체에 대한 가장 간략한 설명이오. 사실 삼위일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소. 시험을 보기 위해서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을 공부할 수는 있지만 그것과 일치하기는 어렵소. 왜냐하면 그것은 실증적인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오. 마치 고체이면서 액체인 어떤 물질을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과 같소. 어떤 사람은 물을 생각할 거요. 기온이 낮으면 고체가 되고 높으면 액체가 되니 말이오. 그것으로 비교될 수 없소. 기온이나 시간에 따라서 존재 방식이 달라는 어떤 것을 말하는 게 아니오. 위에서 바르트는 자유와 내재를 말했소. 하나님은 자유롭지만 인간의 역사에 내재한다는 것이오. 내재는 곧 자유의 포기요. 그런 존재를 상상할 수 있겠소? 오늘은 너무 진도를 많이 나가지 않겠소.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오. (2011년 1월1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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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2]도도아빠

2011.01.16 12:36:25

어렵네요. 사람의 말과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분에 대해 어떻게 전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그렇고, 바르트의 진술은 어떤 표현인데 인식할 수도 확증할 수도 없는 그런 표현이네요.

 

그냥 따지지 말고 믿자, 이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체험 혹은 계시가 확확 있는 것도 아니고.

 

'인간을 위한 하나님'. 설레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네요.

 

목사님, 찬찬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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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바우로

2011.01.16 14:58:49

제 블로그 blog.daum.net/churchculture에 가져갑니다.

[레벨:17]까마귀

2011.01.16 21:48:34

Wie er in sich selbst der Eine ist in der Einheit seines Lebens als Vater, Sohn und Heiliger Geist,

생명(Leben)이 빠진 것이 많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레벨:12]삼송

2011.01.17 11:20:10

작은 아버님이 목사님이신데요

 연세가 71이신데 설교준비하실때 지금도  헬라어 히브리어를 번역을  참고하시고요

지금도  신학공부를 계속하시죠  동양 사상,철학 은 지금도 계속 공부하시고 어려운 신학책도 계속 보신다고 합니다.  

1월8일 할머님 추모예배 드리고  작은아버지께  십일조등 헌금에 대해서 가족들이 있는 자리에서  제가 처음으로   여쭤보았는데 정목사님 말씀과 동일하게 하시더군요  40이넘은 저와 형에게 처음으로 신학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신학공부 해보고 싶냐고  선문답하시네요 작년 12월25일 할아버지 추모예배때  형님에게 다비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동생이 걱정되어서인지 저도 모르게 이곳 다비아  와서  프린트를 하고 일하시면서 공부를 하셨는데 이번에 가서는 형님과 형수님 저희 부부와 함께 2시간 넘도록  신학과 한국교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작은아버지께서는   바르트는 근세에 독일 최고의 신학자이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바르트가 지은 책들을 읽어보고 따라 가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독일신학자들에 대해 칭찬 많이 하셨습니다. 보수교단목사님이신데 의외다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무튼 무슨 의미인지는 잘모르지만 저도 책을 샀고 이번주부터 읽으려하는데요  잘모르지만 몸에 힘빼고 따라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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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바우로

2011.01.17 14:59:02

71세에도 성서와 신학공부를 하신다니 목사님께서 매우 성실하신 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님보다 훨씬 젊은 목사님들조차 신학무용론을 주장하는 한국교회의 일부 모습을 생각한다면, 삶으로써 우리에게 신학공부를 하라고 가르치시는 목사님은 선각자이십니다. 원로이신 목사님께서도 공부하시는데, 34세인 제가 어찌 다양한 주제의 독서를 게을리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레벨:12]삼송

2011.01.17 15:28:44

감사합니다. 바우로님

작은 아버지는 범양상선에서 통신국장으로 32년동안 배를 타시면서 일을 하셨고 교회에서는 장로로 30년 하셨습니다. 배에서 해외에서 선원들에게 말씀을 전하셨죠 목사안수도 59세에 받으시고 목회는 개척교회만 11년째 하십니다. 젊을때 정말 공부 대단히 하셨죠 논어 공자 맹자 등 동양사상 안본 책이 없더군요 서양철학및   신학공부는  일반 교수님 수준입니다. (71세인데 얼굴과 목소리는 동안입니다. 찬송부르시면 고음 테너 이신데 완전 박자 무시하셔서요 난감하죠  저희집안 여성들이 피아노 공부 거의 다했는데 가족 예배시간  말도 못꺼내고 서로 웃기만 하죠 저 연세에 목소리는 50대입니다. )

근데 중요한것은 개척하신 교회에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ㅎㅎ 그쪽 교단에서 아직 목회를 허용하시네요 교단 목사님들께 설교가시면 공부하라고 야단을 치시면 듣기 싫어하신다고 합니다.

 십일조와 구원은 상관없다고 목사님들에게 설교하셨는데요 그쪽 교단 목사님들 반응 냉냉 하시더랍니다. ㅋㅋ

나이가 젊으면 이런 설교 하시면 목회 못하시겠죠 나이가 많으니 그냥 묻혀 가는 것 같습니다.

(교회에서 헌금 장사 하지 말라면서 말씀하셔도 그쪽 교단 목사님들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큰 교회와 사회가 큰일이다 라고 말씀을 많이 하시죠  저희 형님도 경찰이면서도 요즈음 신학 공부에 불붙었습니다. 만나면 토론과 질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너희들  신학공부 하냐 겁난다" 라고 말씀 하시죠

작은아버지는 "일반 목사님들이  신학공부를 제대로 해서 성도들이 예수님을 잘 알아야  될텐데 걱정이다" 라고 하시더군요  아무튼 평신도가 공부 열심히 해야 겠습니다. 바우로님 감사합니다. 용기를  주시네요  말씀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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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바우로

2011.01.17 23:50:58

목사님의 학문적 열정을 보면서 제가 섬기는 성공회 교회의 신부님을 생각했습니다. 그분도 저처럼 젊은 성공회 신자들이 사회,정치에서의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도록 신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니까요. 그래서 군종으로 복무중인 신학생이 휴가나 외박을 나오면 신부님, 신학생, 저는 군것질을 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느님,그리스도,성령에 대해 바르게 가르쳐야 할 성직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평신도들도 신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신앙적 고민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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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11.01.20 20:57:23

.

[레벨:12]삼송

2011.01.20 21:41:33

감사합니다.라라님 다비아에서는 라라님을 훌륭한 신앙의 선배님,누님으로 기억하시던데요 저좀 많이 가르쳐 주십시요. 저는 신학에 대해 너무 몰라서 환장하겠습니다. 모두들 너무 훌륭하셔서요 정말 다비아에서는 기가 많이 죽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하시시구요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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