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198
12:4
그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해산하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앞 3절에 용의 형태가 나왔습니다.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며, 일곱 머리에는 각각 왕관이 씌워 있습니다. 어마 무시한 형태입니다.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제국과 그 우두머리인 황제를 상징합니다. 오늘날도 이런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나 세력은 없지 않습니다. 경제 성장만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는 요한이 묘사하는 용보다 더 강력하지 않겠습니까.
4절은 그런 절대 권력을 가리키는 용이 꼬리로 하늘의 별 삼 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내동이 쳤다고 묘사하네요. 요한의 묵시적 상상력은 우주론적이네요. 이런 상상력을 무조건 터무니없다고 보면 곤란합니다. 자본과 정치와 과학이 인간 탐욕으로 얼룩지면 언젠가 지구의 유한한 에너지를 고갈시킬 수 있고, 달까지 정복하겠다고 나댈 수 있습니다. 인간 탐욕이 어디 거기서 멈추겠습니까. 하늘의 별까지 정복하고 싶겠지요. 그 결과가 자기의 존재 근거를 허문다는 사실을 계산에 넣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언젠가 인간이 지구를 포함한 우주 전체를 파멸 가운데로 몰고 가지 않을는지요.
여자가 ‘해산한다.’라는 말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출현한다는 뜻입니다. 용은 교회 출현을 방해하는 적대 세력입니다. 교회의 출현 자체를 막을 수는 없으니까 나중에라도 박멸시키려는 겁니다. 이를 요한은 신화적인 방식으로 묘사했습니다. 산모가 아기를 낳으면 아기를 삼키려고 용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고 말입니다.
공동번역 [12:0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큰 붉은 용이 나타났는데 일곱 머리와 열 뿔을 가졌고 머리마다 왕관이 씌여져 있었습니다.]
새번역 [12:0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서 나타났습니다. 머리 일곱 개와 뿔 열 개가 달린 커다란 붉은 용 한 마리가 있는데, 그 머리에는 왕관을 일곱 개 쓰고 있었습니다.]
초대교회가 많은 고통을 받았네요.
해산하는 여자의 고통은 얼마나 힘들까요
절대권력의 로마에서 이렇게 철저히 탄압을 버티고 이긴 것이 대단합니다.
로마의 변방에서 보잘것 없는 유대 땅 청년의 종교적 메세지가 2천년 동안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니깐요.
지금은 기독교의 일부 기득권 세력은 오히려 탄압에 앞장서니 아쉽네요.
인종, 타종교, 인권에 편협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로마에게 탄압받았던 교회로서 그들의 아픔을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