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20) 2:8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이제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예수는 아귀까지 물이 채워진 항아리의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고 하인들에게 이른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항아리의 물은 식수가 아니라 손발을 씻는 물이다. 하인들은 예수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 잔치를 주관하는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았다. 그 맛이 예상 외로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회장은 신랑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잔치 시작할 때 좋은 포도주를 내고 마무리 즈음에는 질 낮은 포도주를 내는데, 이 집에서는 마지막까지 좋은 포도주를 내다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소.’

손과 발을 씻기 위해서 준비한 물이 실제로 포도주로 변했다는 게 역사적 사실인지, 질문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난 게 아니다. 일어나서도 안 된다. 예수는 마술사가 아니지 않은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따르면 포도주가 생성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함부로 파괴할 수는 없다.

그런데 성경은 왜 예수가 물로 포도주를 만든 것처럼 진술할까? 정확하게 말하면 성경은 그것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연회장이 물을 포도주 맛으로 느꼈을 뿐이다. 술에 취한 연회장이 맛을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문맥적으로는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을 인정한다. 11절은 이것이 예수의 첫 표적이라고 짚었다. 이 첫 표적으로 예수는 자신의 영광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를 믿었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진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포도주 사건이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요한복음 기자의 관심은 예수의 영광과 제자들의 믿음이었다. 이를 변증하기 위해서 요한복음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들인 것이다. 헬라 신화에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신화 이야기를 채용했다고 해서 성경의 권위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레벨:17]홍새로

2018.12.30 20:45:35

성서기자는 21세기 현대인들이 아니라
고대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말하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궁극적 생명으로 경험한 것을

표적을 행하시는 초월적인 신으로 묘사한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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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12.31 17:10:00

성경 텍스트를 읽을 때 중요한 관점은

고대인들의 문법으로 읽어야한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어느 정도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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