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시험 (1), 4월25일

조회 수 5019 추천 수 39 2006.04.25 23:33:14
2006년 4월25일 예수님의 시험 (1)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님의 광야에서 40일 동안 머물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아직 공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기도 전에 사탄으로부터 시험을 받는다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마가복음은 이 사건을 단순사실로 보도하는데 그칩니다만, 다른 공관복음서 기자들은 그 시험을 세 가지 종류를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돌을 빵이 되게 하라, 성전에서 뛰어내려라, 나에게 절하라. 이 세 가지 시험에 관해서는 잠시 뒤로 미루고, 오늘은 마가복음 기자의 보도를 충실히 따라가는 의미에서 예수님이 사탄에게 시험받았다는 그 사실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하겠습니다.
우선 하나님의 아들이 사단에게 시험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매우 낯설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제압할 능력이 있는 예수님에게는 시험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약성서에는 야훼 하나님이 사단에게 시험받았다는 표현이 없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면 결국 예수님은 결국 하나님에 비해서 약간 격이 낮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분명히 하나님과 동일한 본질(호모우시오스)로 믿기 때문에 이런 질적인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과 동일한 존재인 분이 하나님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시험을 받았다는 사실은 무슨 의미일까요?
시험은 몸이 있을 때만 일어날 수 있는 유혹입니다. 예수님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동일하지만 동시에 우리와 동일한 몸을 지닌 분이기 때문에 이 시험을 피할 수 없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미루어 짐작컨대 예수님은 지금 공생애 시작의 광야생활에서만이 아니라 3년 공생애 내도록 시험을 받으셨을 겁니다. 부활의 몸을 입기 전까지 말입니다. 십자가 사건 앞에서도 가능하면 이 잔을 물리쳐 달라고 기도했으며, 십자가 위에서는 “하나님, 나를 버리십니까?” 하고 절규하셨습니다. 그는 이렇게 숨을 거두기 전까지 자신의 육체적 한계에 대해서, 자기의 사명에 관해서,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서 불안하게 생각하셨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궁극적으로 예수님은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신뢰심을 안고 십자가에서 죽었습니다.
여러분, 몸과 영혼이 하나로 묶여 사는 우리는 시험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크고 작은 시험이 우리 삶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우리가 시험을 받는다는 건 우리가 아직 이 세상에서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사리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죽어야 할 순간이 온다면 그때 비로소 시험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시험이 이렇게 숙명적이기 때문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기도에서 “시험에 들지 않게 하옵시며...”라고 하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던 것입니다. 늘 깨어 기도하라는 바울 선생의 가르침도 역시 그리스도인이 직면하고 있는 이런 시험 문제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시험 없이 인생을 살아갈 수는 없지만, 그 시험을 이기는 사람도 있고 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시험을 이긴다는 것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탄은 우리보다 훨씬 지혜롭고 능력도 큽니다. 그러나 그런 사탄의 행위는 하나님의 통치 안에서만 유효합니다. 만약 우리가 그 하나님을 참되게 신뢰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시험도 우리가 감당 못할 것은 없습니다.

주님, 시험에 든 이웃을 위해 기도합니다. 시험의 주체인 사탄보다 훨씬 근원적인 능력의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레벨:18]은나라

2016.07.11 20:31:05

"우리가 그 하나님을 참되게 신뢰할  수만 있다면.." 에 꽂이네요..

참된 신뢰는 어떻게 가능할까?를 오늘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요..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하나님이 어떤분인지? 끊임없이 바르게 배우고, 바르게 알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거 같아요..

예전의 저는 무조건 믿으면, 끈질기게 기도하면, 쉬지않고 기도하면..으로 배웠는데..

30년동안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지금의 몇년동안이 훨씬 더 하나님을 신뢰하는거 같아요..ㅎ

말씀 감사합니다.

[레벨:18]은나라

2016.11.05 11:06:26

이건 본문과 상관없는.. 또는 필요없을 수도 있는 질문같긴 한데..

그래도 해본다면, 예수는 왜 십자가에 달리는것을 피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지않고,

내 잔을 물리쳐달라고 기도했을까요, 십자가 사건을 통한 구원사건을 왜 잔으로 표현했는지?

뜽금없는 질문이 생깁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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