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하나님의 나라 (7)

조회 수 4154 추천 수 48 2006.05.10 23:09:47
2006년 5월10일 하나님의 나라 (7)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하나님의 나라는 왔습니까? 마가복음이 ‘가까이’ 왔다고 말하지 이미 왔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는 무시해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표현은 하나님 나라의 긴박성을 가리키는 것인지 시간의 실제적인 차이를 가리키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이 전하고 있는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왔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개인적인 삶이나 인류 역사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왔다는 흔적이 별로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 이전이나 이후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으며, 더구나 하나님의 나라와 동일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는데도 실제로 달라진 것은 별로 없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미워하고, 외롭고, 소외당하고, 아프고, 그리고 죽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 나라가 우리에게 가까이 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과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우선 예수님이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그 순간에 온 것이 아니라 이미 와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만약 하나님을 생명의 능력이라고 본다면 창조 사건은 곧 하나님의 나라라고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만이 창조자이며, 그 하나님은 바로 창조 행위로서 존재한다고 한다면 창조 사건은 곧 하나님의 나라와 동일합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 창조 사건 자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는 이 창조의 세계는 늘 창조적이거나 생명 지향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더구나 인간의 출현으로 인해서, 더 정확하게는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서 이 세계는 폭력과 파괴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죄의 속성까지를 포함해서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계는 곧 하나님의 나라와 사탄의 나라로 구분된다는 말일까요? 성서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만 모든 존재의 가능성이 열린다고 보기 때문에 사탄의 나라를 하나님의 나라와 필적할만한 또 하나의 독립된 나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구분되는지는 우리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은폐의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은폐의 하나님”(Deus absconditus)이며 동시에 “계시의 하나님”(Deus revelatus)이라는 칼 바르트의 진술은 옳습니다. 하나님은 창조로서 자기를 계시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식론적 통로로 완전히 해명해낼 수 없는 은폐의 방식으로 존재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나라도 역시 노출과 은폐의 변증법적 관계로 존재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왜 명확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가 하는 질문은 바로 이런 은폐성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은폐되어 있다는 말은 곧 그 나라가 종말론적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종말을 향해 열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종말이 이르러야만 온전하게 알려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속성을 ‘이미’(already)와 ‘아직 아님’(not yet)의 긴장으로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미’ 시작되었지만, 모든 생명의 실체가 드러나게 될 종말이 아직 이르지 않은 역사에서는 ‘아직 아님’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미, 그러나 아직 아닌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의 존재 신비입니다. 그런 세계를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나라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주님,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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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6.05.10 23:14:26

요즘 다비아 큐티 꼭지에서
<하나님의나라>에 관한 명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추천사이트를 통해서
<이신건의 성결신학연구소>에 들어가시면
왼쪽 하단에
"공의를 위해 다시 오시리라"는 아티클이 있습니다.
그걸 클릭 하시면
이신건 박사님의 글이 뜰텐데,
그 내용 중에 '하나님의 나라'에 연관된 내용들이 제법 나옵니다.
아마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레벨:5]이신건

2006.05.11 13:02:58

"공의를 위해 다시 오시리라"는 글은 성결교단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서 사중복음 중에서 재림에 관해 쓰여진 글일니다. 재림론은 매우 복합적이고 논쟁적인 주제 중의 하나이지만, 이번에는 재림론을 특히 "공의"의 관점에서 쓰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일반 신도를 위해 가급적 쉽게 쓰려고 노력하였으며, 성서적-교리적-실천적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머잖아 공청회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할 날이 올 것입니다만, 여기서도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애정어린 조언과 비판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이신건 올림

바로가기: http://sgti.kehc.org/myhome/who-i-am/book/Wiederkunft/index.htm

[레벨:7]늘오늘

2006.05.11 12:46:51

‘오시는 하나님’
이신건 목사님의 말씀에서 이 표현이 마음에 머뭅니다.
가족 잃은 아이가, 제자리에 가만히 있어준다면 좋을 텐데,
제 힘으로 찾겠다는 방황이
내 모습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요. ^^

바우로

2006.05.11 15:11:51

정목사님.메일링은 안되는지 궁금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6.05.11 23:34:53

바우로 님,
메일링은 메일 보내는 걸 말하나요?
제 메일은 다비아 소개란에 나와 있을 텐데요.
freude103801@hanmail.net입니다.

[레벨:5]이신건

2006.05.12 11:19:58


바우로 님!
메일링을 묻는 글은 주제와 전혀 어울리지 않으므로
가급적 빨리 지워주시길 바랍니다.
이곳에는 주제와 관련된 글만을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정용섭 목사님과 riverroad의 댓글도 상황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민약 자유라는 이름으로 주제와 무관한 댓글을 계속 올린다면,
성숙한 토론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겠습니까?
저의 진심을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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