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 영적인 인식 (1)

조회 수 2663 추천 수 26 2006.08.09 12:33:15
2006년 8월8일 영적인 인식 (1)

그들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줄을 예수께서 곧 중심에 아시고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것을 마음에 생각하느냐. (막 2:8)

오늘 본문에 따르면 서기관들의 생각을 예수님은 ‘중심’에서 아셨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심은 ‘심령’으로 번역될 수도 있는 헬라어 ‘프뉴마’를 가리킵니다. 루터는 이것은 ‘in seinem Geist’로 번역했습니다. 예수님은 서기관들의 생각을 ‘자기의 정신’으로, 또는 ‘자기의 영’으로 아셨다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예수님은 서기관들의 생각을 영적으로 인식하셨다는 뜻이겠지요.
우리는 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영적’이라는 말을 흔히 씁니다. 우리 목사님은 영적이라든지, 박 아무개 권사님은 영적인 능력이 있다는 말을 곧잘 합니다. 이런 말들은 그들이 어떤 사물이나 사태를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심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어할 만한 어려운 일을 당하는 경우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삶의 태도를 보인다는 건 그만큼 사태의 심층을 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할 만한 일들이 생겨도 별로 흥분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인다는 것도 역시 그 표면적인 사태의 심층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교회 안에서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교회에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평화적으로 수습하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영적으로 성숙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간혹 이 영적이라는 말이 왜곡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늘 산 기도나 철야기도를 다니면서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환상에 매달려 사는 신자들을 영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혹은 방언 같은 것도 영적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약간 다른 차원에서, 무슨 말을 하든지 늘 성경 구절을 들이미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도 영적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을 모두 한 묶음으로 재단하기는 힘들지만 일반적으로 영적인 것과는 별로 깊은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신기하다는 것과 영적이라는 말을 구분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일들은 많습니다. 그런 건 교회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에도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일반 도덕과 심신수련 단체에서도 발생하는 것들입니다. 무당과 점쟁이들을 비롯한 많은 신흥종교, 도덕재무장운동에서도 신기한 일들은 많이 일어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말하는 영적인 인식은 기본적으로 성령의 활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영이고 성령도 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영과 성령의 영이 동일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위격인 영으로서의 하나님이라면 우리의 영은 하나님에 의해서 피조된 인간에게 주어진 영입니다. 말하자면 성령은 피조물이 아니라 창조주의 영인 반면에 우리의 영은 피조물이라는 것입니다. 영에 관한한 그리스도교는 플라톤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에 가깝습니다. 우리의 영은 결코 영원불변하는 하나님으로서의 성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의 영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성령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성령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적인 성격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예민하다는 말은 창조의 영인 성령의 활동에 예민하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이 소외되는 이 현실을 못 본다면, 또한 하나님이 창조한 이 자연의 파괴현상을 못 본다면 우리는 성령의 활동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서 발생한 생명 사건을 못 본다면 성령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점에서 영적으로 예민하다는 것은 교회의 전통과 세상에서 참된 생명 현상에 눈을 뜨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눈으로 서기관들의 생각을 뚫어볼 수 있었습니다.

주님, 우리는 영적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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