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 권세(2)

조회 수 2267 추천 수 36 2006.08.15 23:28:09
2006년 8월15일 권세(2)

그러나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하노라 하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시되 (막 2:10)

본문이 말하는 권세는 헬라어 ‘엨수시아’의 번역입니다. 이것의 가장 일반적인 영역은 ‘authority’, ‘supernatural power’, ‘government’입니다. 일반적으로 ‘권위’로 번역됩니다. 루터는 그 단어를 ‘Vollmacht’(폴마흐트: 권능)라고 번역했더군요.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의 언행에 특별한 권위가 깃들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권위는 단지 기적을 행한다는 사실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그의 인격 자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은 이를 이렇게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그들의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마 7:29) 여기서의 권위도 엨수시아입니다. 서기관들과 같지 않은 예수님의 권위라는 게 무엇일까요?
우리가 지금 검토하고 있는 중풍병자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서기관들은 전문적인 신학자들이기 때문에 유대교 신학의 정보라는 관점에서는 분명히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소위 신학을 가르칠 수 있는 라이선스도 있었습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권위 있는 신학자들이었지요. 그런데 마태복음 기자는 예수님의 권위는 그들과 같지 않다고 했습니다.
예수님과 서기관의 차이는 진리를, 또는 하나님을 본 자와 들은 자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를 보았지만 서기관들은 단지 전통적으로 들었을 뿐입니다. 여기서 보았다는 말과 들었다는 말은 단지 시각과 청각의 차이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그것은 진리와 직접적으로 대면하고 있는가, 아니면 풍월로만 알고 있는가 하는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 두 명의 수영 코치가 있다고 합시다. 이들은 여러 권의 수영 교본을 공부했고, 그동안 많은 제자들을 키운 경험이 있는 아주 훌륭한 코치입니다. 그들에게 한 가지 차이가 있었습니다. 박 아무개는 직접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지만, 김 아무개는 수영을 못합니다. 김은 물속에 들어가 본적도 없습니다. 그래도 가르치는 일은 박 못지않게 잘합니다. 수영 초보자들에게는 이 두 코치가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조금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김의 비밀은 탄로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비 코치는 아마추어들에게만 통할 수 있습니다. 이건 참된 권위가 아닙니다.
비록 전문적인 신학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통치와 일치해서 살았기 때문에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런 권위로 예수님은 모세의 가르침까지 상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그는 그 당시 유대교의 절대적 권위를 상징하는 안식일과 성전까지 상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화라기보다는 본질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진리와 대면해 있는 사람만이 권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만이 권위주의의 위선을 까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십시오. 기존의 전통을 해체하는 것이 무조건 권위는 아닙니다. 예수님도 그런 무조건적인 해체주의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실체를 드러내는 분이었습니다. 안식일의 실체, 성전의 실체, 하나님의 실체, 사랑의 실체를 드러낸 분이십니다. 오직 예수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예수님이 그 실체 자체이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교회 지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참된 권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과 연결해서 본다면 사람 치유가 바로 그런 권위의 토대입니다. 물론 중풍 치유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과학적인 의료 행위를 통해서 치유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오늘 그리스도교의 영적 권위를 확보할 수 있는 치유는 새롭게 개발되어야 합니다. 남북분단을 치유하고, 허물어지는 생태계를 치유하고, 지나친 욕망에 사로잡혀 내적 정체성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치유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주님, 당신만이 참된 권위의 원천임을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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