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일- 놀라움 (2)

조회 수 2464 추천 수 23 2006.08.20 23:05:53
2006년 8월20일 놀라움 (2)

그가 일어나 곧 상을 가지고 모든 사람 앞에서 나가거늘 그들이 다 놀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르되 우리가 이런 일을 도무지 보지 못하였다 하더라. (막 2:12)

창세기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오늘 그리스도교가 경전으로 삼고 있는 성서 전체는 하나님이 놀라운 일을 일으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구약성서 중에서 어느 곳이라도 펼쳐보십시오. 그곳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물론 매 구절마다 ‘놀람’이라는 단어가 반복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와 똑같은 일상이 기록되기도 하고, 비인간적인 사건이 진술되기도 하지만 그 저변에는 우리의 진부한 일상을 뚫고 들어오시는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놀라움이 깔려 있습니다. 그 전형적인 예가 바로 출애굽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를 건넌 사건과 연관된 두 편의 노래가 출애굽기에 등장합니다. 하나는 모세의 노래이며, 다른 하나는 모세의 누이 미리암의 노래입니다. 모세의 노래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여러 나라가 듣고 떨며 블레셋 주민이 두려움에 잡히며 에돔 두령들이 놀라고 모압 영웅이 떨림에 잡히며 가나안 주님이 다 낙담하나이다. 놀람과 두려움이 그들에게 임하매 주의 팔이 크므로 그들이 돌 같이 침묵하였사오니 여호와여 주의 백성이 통과하기까지 곧 주께서 사신 백성이 통과하기까지였나이다.”(출 15:14-16)
모세의 노래보다 훨씬 오래된 전승이며, 그것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미리암의 노래는 훨씬 간략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신앙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찬송하라.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출 15:21) 미리암은 소고를 들고 야훼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이스라엘은 결코 사람을 찬송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서는 놀랄만한 일들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서는 겨우 ‘깜짝쇼’나 기대할 수 있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놀라운 일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차이라는 건 기껏해야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영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미리암의 이 노래는 야훼 하나님의 하신 일에 대한 진술로 끝맺습니다.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파라오가 보낸 기병들이 홍해에 수장되고 말았다는 이 노래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한 놀라움의 표현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파라오 군대가 오합지졸에 불과한 출애굽 이스라엘 민중들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건,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오히려 초토화하고 말았다는 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입니다.
출애굽 사건만이 아니라 구약성서 전체는 그들이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야훼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 행위에 대한 묘사로 일관합니다. 어떻게 별 볼일 없는 아브라함에게서 하늘의 별처럼, 땅의 티끌처럼 많은 후손들이 나온다는 말인가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왕들도 하루아침에 초라한 신세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뛰어넘는 자연을 창조하신 야훼 하나님의 행위 앞에서 놀라지 않을 사람이 누군가요? 그래서 구약성서 기자들은 오직 야훼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는 데서만 참된 구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줄기차게 외쳤습니다.
오늘 본문의 마가복음 기자도 역시 이런 구약성서 기자의 신앙고백과 같은 길에 서 있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놀라움을 경험합니다. 출애굽 사건 앞에서 놀랐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마가복음 공동체도 역시 예수님에게서, 혹은 예수님을 통해서 일어난 사건 앞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풍병자가 침대를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은 어쩌면 작은 놀람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 그가 죽은 자로부터 부활했다는 사실이 가장 결정적인 놀라움이겠지요.

주님, 당신이 궁극적인 놀라움의 근원임을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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