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 번역의 신앙

조회 수 1793 추천 수 16 2007.05.29 09:36:15
2007년 5월29일  번역의 신앙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이르시되 달리다굼 하시니 번역하면 곧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하심이라.(막 5:41)

본문의 중심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한번 짚어둘만한 것은 성서기자가 달리다굼을 ‘번역’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달리다굼은 그 당시 유대지역의 일상 언어였던 아람어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도 모두 그 언어를 사용하셨습니다. 성서기자는 헬라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번역해 준 것입니다.
기독교 신학은 기본적으로 번역 행위입니다. 예수님의 언어인 아람어를 헬라어나 라틴어로 번역한 것은 물론이고 그 뒤로 이어진 모든 신학작업이 번역이었습니다. 예컨대 예수님의 정체성을 가리키는 “베레 호모, 베레 데우스”(참 인간, 참 하나님)라는 표현은 신약성서에 직접적으로 나오는 개념이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에 의해서 해석된 개념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2천년 동안 기독교는 자신의 정체성을 해명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번역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설교도 역시 기본적으로는 번역입니다. 성서는 아주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사람에 의해서 기록된 문서이기 때문에 번역되지 않으면 “달리다굼” 같은 아람어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깊은 영성이 주어진 사람이라고 한다면 번역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번역 행위는 단지 문법의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독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더라도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독일어로 된 신학서를 번역할 수 없습니다. 문장의 미묘한 차이를 찾아내야 하고, 언어 안에 들어 있는 개념들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 오역이나 반역에 떨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오늘 교회의 언어는 번역되기 이전의 원어에 머물고 있지는 않을까요? 달리다굼을 번역한 복음서기자처럼 우리도 기독교 신앙을 바르게 번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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