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95
22:12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 주리라
속히 오실 그분께서 내리실 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 상을 받을 자는 로마의 박해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믿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행한 대로’ 갚아 주신다고 합니다. 이런 표현은 인간의 업적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존재론적 깊이를 가리킵니다. 세속적인 가치만을 추구한 사람의 영혼은 세속적인 가치로 채워질 것이며, 거룩한 힘을 추구한 사람의 영혼은 거룩한 힘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일상적인 예를 든다면, 술에 의존적으로 사는 사람은 알코올중독자가 될 것이며, 마약에 심취하는 사람은 마약 중독자가 될 것입니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영혼은 베푸는 영으로 충만해질 것입니다. 이런 원리가 기계적으로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무엇이 세속적인 가치이며 무엇이 거룩한 힘인지를 우리 인간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예수 당시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거룩한 힘을 좇는 사람들로 인정받았으나 실제로는 세속적인 가치에 물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예수께서 그들을 향해서 위선자들이라고 일갈하셨겠습니까. 그리스도교 예배 전통에서 Veni Sancte Spiritus!(오소서 성령이여!)라는 찬송이 빠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면 우리는 거룩한 힘을 추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약한 존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