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22:20

조회 수 408 추천 수 0 2024.05.23 17:36:01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3

22:20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요한계시록 전체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한 구절을 뽑으라고 한다면 22:20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는 말씀에 상응하여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찬양이 나오니까요.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문구가 고린도 교회 예배문에서는 아람어로 표기되기도 했습니다. 아람어 마라나타’(고전 16:22, Μαράνα θά)우리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뜻입니다. 이 문구는 당시 많은 교회에서 광범위하게 예배 의식문으로 사용된 것처럼 보입니다.(3:11절 참조)

이 구절을 실감 나게 읽으려면 요한계시록을 회람해서 받아 읽을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순교가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각 지역에 퍼져있는 교회 지도자들의 순교 소식을 들으면서 얼마나 긴장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로마의 황제숭배라는 정치 사회적 상황 앞에서 절망하기를 한두 번이 아니었겠지요. 교회 내부에서는 배교자도 나왔습니다.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 그런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재림 신앙이 그들에게 유일한 탈출구가 아니었을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배 때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찬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과 거리가 먼 상황에서 사는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으로 오히려 불행한 처지에 놓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요한계시록 공동체에 속한 이들의 상황은 기원전 6세기에 벌어진 유대 민족의 바벨론 유수와 비슷합니다. 요한계시록이 로마를 직접 거론하지 않고 바벨론이라고 언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기원전 587년에 예루살렘이 몇 년간 대치하던 바벨론 군대에 의해서 함락되었습니다. 왕궁과 가옥이 불에 탔고, 예루살렘 성전도 무너졌고 그 안에 있던 귀한 집기류는 약탈당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죽고 노예가 되었으며 지도급 인사들은 포로 신세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자처하던 자신들의 비참한 운명 앞에서 그들은 좌절하고 절망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여호와 신앙을 포기했을 겁니다. 그러나 일부 선지자들을 중심으로 묵시 사상이 싹이 트고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너무 강하고 악해서 하나님이 직접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 심판을 감행할 이가 바로 우리말 성경이 인자(人子)로 번역한 그리스어 Υἱὸς τοῦ ἀνθρώπου(사람의 아들)입니다. 묵시 사상의 핵심은 세상을 심판하고 정의롭게 만들 인자가 오신다는 믿음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는 묵시 사상이 말하는 인자가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가 속히 다시 오실 겁니다. 그래야만 악한 세상은 심판받고 정의로운 세상이 새롭게 열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재림 신앙이 21세기 오늘날도 유효한가요? 이 질문은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의 세계관과 지금의 세계관 사이에는 비교가 안 되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당시는 천동설이 대세였습니다. 신화적인 세계관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진화론과 양자역학과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2천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예수의 재림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예수 제자들은 자기들이 살아있는 동안에 예수께서 재림하신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임박한 종말론입니다. 그런 희망을 품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이 죽기 시작하자 교회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바로 예수의 재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에 관한 신학적 문제는 아직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했습니다. 재림 신앙의 역동성은 21세기 교회 안에서 느슨해졌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라는 사도신경을 고백합니다. 신앙고백과 실제 삶 사이에 괴리가 있습니다.

저는 재림 신앙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역사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과 그의 약속과 그의 운명을 통해서 완성된다는 그리스도교 가르침을 진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수께서 다시 오신다는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는 현대인들이 알아듣도록 끊임없이 해명하고 변증해야겠지요. 한 가지만 예를 든다면 이렇습니다. 요한복음 15장에 따르면 예수께서 세상을 떠나야만 보혜사’(파라클레토스)가 제자들에게 오십니다. 그 보혜사는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해서 깨닫게 하는 진리의 영이신 성령입니다. 위로의 영인 보혜사가 이 세상에 오신 것을 예수 재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서 이 세상에 죄와 의와 심판이 실현되는 때를 가리켜서 재림의 때라고 말해도 되겠고요. 물론 이런 관점이 정통 신학계 안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예수 재림이 2천 년 전 유대인 한 남자의 형상으로,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방식으로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어쨌든지 예수 재림 문제는 생각할수록 어려운 주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갈 수도 없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가 주변 그리스와 로마 문명권 앞에서 자신을 변증하려고 최선을 다한 것처럼 오늘 우리도 그런 전통을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마라나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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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일기(306)- 고령자 운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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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고령자의 나이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1953년 1월생인 나는 71세이니 어중간한 나이다. 언제부턴가 오전 시간보다 오후 시간이 운전하기 편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오후가 되어야 몸 전체가 활력을 얻기 때문이리라. 오전에는 몸동작이 둔할 수밖에 없다. 모든 운동이든지 워밍업이 필요하지 않은가. 워밍업 없이 그대로 달려들다가는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자칫 몸을 다치기도 쉽다. 오전 운전에서 가장 큰 문제는 ...

원당일기(305)- 예수의 역사적 운명 fi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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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시 판넨베르크의 <신앙과 현실>(Glaube und Wirklichkeit) 105쪽에 나오는 한 문단을 소개한다. 이틀전에 소개한 '전적 타자'(하나님의 은폐성)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판넨베르크는 '부활 생명에 대한 표상'이 없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다. 이는 곧 천국에 대한 표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어서 가게 될 천국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늘 배불리 먹고 아프지 않는다는 표상은 정확한 게 아니다. 가장 행복한 조건 일체를 내려놓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 표상할 수 없다면 실체도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이...

원당일기(304)- 대파 fi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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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말인가 5월초 각종 모종을 심을 때 대파 한묶음도 심었다. 대파는 작은 다발로 팔지 않고 큰 묶음으로 팔아서 어쩔 수 없이 여겨저기 분산해서 심었다. 그리고 골고루 분산하지 못하고 뭉태기로 심을 수밖에 없었다. 정성이 부족했다. 어쨌든지 심기만 하면 잘 자라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그랬다. 무슨 문제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성장 속도가 너무 느렸다. 크게 자라지 못한 파를 필요한 만큼 뽑아다가 사용했다. 아내가 한꺼번에 뽑아달라고 하여 오늘 플라스틱 통에 키운 대파를 솎아내듯이 뽑아서 정리했다. ...

원당일기(303)- 전적 타자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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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거나 경험하거나 인식한다는 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평생 하나님을 주제로 공부하고 설교한 신학자이자 목사인데도 나는 여전히 하나님에 관한 질문을 쉬지 않는다. 아니 쉬지 못한다. 그래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설교하면서 배우는 중이다. 요즘 읽는 책 중의 하나는 판넨베르크의 <신앙과 현실>(박영식 역)이다. 92쪽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과는 전적으로 다르다.'라는 말은 하나님을 하나도 모른다는 말이 아니라 일부만 안다는 뜻이다. 죽어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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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는 과일나무가 몇 그루 우리집 마당에서 자라고 있었다. 매실, 왕자두, 복숭아, 사과, 꽃사과, 모과 등등 몇 가지 종류가 된다. 살충제 치지 않고 버티다 버티다 더는 못 버티고 모든 과일나무를 베어버렸다. 꽃은 볼 수 있으나 여름 내도록 진딧물과 개미의 등쌀에 제대로 된 수확을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과나무 한 그루만 남겼다. 거기서는 그런대로 사과를 건질 수 있었다. 벌레 먹은 상처 투성이였으나 그래도 사과 고유한 맛은 냈다. 올해 우리집 마당에 진딧물이 거의 사라졌다. 단풍나무에도 진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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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긴 했는데, 이곳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는 소나기가 내린 것 같다. 그 여파로 저녁 시간에 기온에 약간 내렸다. 오늘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일전에 약속은 있었다. 논산 채운교회 담임 목사인 신완식 목사와 서울신대 교수 이길용 박사다. 다비안 중에서도 아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셋의 공통점은 서울신대 동문이고 군목 출신이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신학대학 동기이고, 군목 같은 기수다. 내가 10년 선배다. 더운 날인데도 불구하고 선배 얼굴 한번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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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으로 이사온지 벌씨 11년째인데 이제야 우편함을 달았다. 집배원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렸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 옛날에는 모두 손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냈다. 연인들은 편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제 카톡으로 즉시 연락을 주고 받는 시대가 되어서 이전의 낭만이 깡그리 사라진 셈이다. 이게 잘 된 일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는 꽤나 된다. 결혼하기 전부터 한 사람은 대구에 살고 한 사람은 서울에 살아서 아주 급하게 연락할 일이 아니면 대개 손편지를 보냈다. 내가 군목으...

원당일기(299)- 참외 농사 fi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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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인가, 5월 초에 텃밭에 몇몇 작물의 모종을 심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심은 작물의 하나가 참외다. 두 개를 심었다. 참외 덩굴이 호박 덩굴의 틈바구니에서도 잘 자랐다. 호박 덩굴이 너무 극성스러워서 참외는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두 주일 전에 호박 덩굴을 정리하다보니 참외가 눈에 들어와서 호박 덩굴을 걷어냈더니 살판이 났는지 참외 갯수가 늘어났다. 일주일 전에 두 개를 땄다. 오이보다는 맛이 나았으나 참외 고유의 당도는 전혀 아니었다. 그래도 아삭하게 씹히는 느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

원당일기(298)- 반짇고리 fil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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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 겸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딱 한 평짜리 옷방이 있다. 문은 미닫이다. 작은 옷장 하나와 더 작은 수납장 두 개가 있고 기억 자로 듬직한 책장이 하나 놓여있다. 옷장에는 개량 한복이 걸려 있고, 작은 수납장에는 계절별 테니스복과 양말 등이 있다. 책장에는 책만이 아니라 소소한 물품도 놓여 있다. 그중의 하나가 아래 사진으로 브듯이 원형 반짇고리다. 바늘과 실이 필요할 때마다 아내에게 부탁하다가 귀찮아서 아예 반짇고리를 들여다 놓았다. 반짇고리 안에 들어 있는 소품들을 펼쳤...

원당일기(297)- 방콕 [6]

  •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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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국내외로 피서 여행을 떠났다. 위도 33-43 사이에 있는 한반도보다 더 위에 속한 나라들, 예를 들어서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로 가면 모를까, 어디 간들 무더위를 피할 수 있겠나. 일본도 무더위가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객들이 북해도 홋카이도를 선호한다는 말이 있다. 겨울철에 홋카이도를 가면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 아내와 나는 ‘집 떠나면 고생이다.’를 실천하려고 이번 여름에 ‘방콕’이다. 불교 승려들은 음력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 석 달간 돌아다니지 않고 한곳에 머...

원당일기(296)- 꿈 이야기 [4]

  • 2024-07-29
  • 조회 수 448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어젯밤 꿈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초대받아서 어느 집에 갔다. 중년이었을 내 나이 또래의 어떤 남자다. 직업과 얼굴은 정확하지 않다. 집이 일반 주택으로 아주 넓고 현대식으로 럭셔리했다. 나를 음악실로 데리고 갔다. 옛날 LP 판이 한쪽 구석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한 장을 꺼내서 틀어주던데, 무슨 곡인지는 선명하지가 않았다. 요즘은 대게 CD로 듣는데 어떻게 엘피냐, 하고 내가 묻자 그가 씨디는 음악 감상에서 엘피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몇 가지 근거를 댔다. 그 ...

원당일기(295)- 실내 테니스 file [9]

  • 2024-07-26
  • 조회 수 721

내가 목사 안수를 받고 철원 강포리에 있는 8사단 포병단 신임 군목으로 입대한 1980년부터 테니스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40년 넘는 세월을 테니스와 함께 살아온 셈이다. 영혼 훈련이라 할 목사 활동과 육체 훈련이라 할 테니스 활동의 연륜이 같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설교를 하고 테니스를 한다.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일주일에 세 번 테니스 장에 나간다. 월요일에는 야외에서,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실내에서 운동한다. 복더위만 지나면 아마 야외에서만 운동하게 될 것이다. 실내 사용에는 비용이 든...

원당일기(294)- 이발 file [3]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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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에 북안면에 있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오늘 1년 7개월만에 다시 미용실에 들렸다. 그동안 셀프로 깎았는데 아내가 더는 봐주기 힘들었는지 가끔씩이라도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손질하라고 닦달해서 오늘 약국, 마트, 카서비스 등등, 겸사겸사 북안면에 다시 나갔다. 내 말을 들은 미용사는 셀프로 하셨는데도 예쁘게 깎으셨네요, 하고 덕담을 주셨다. 나이는 대략 60 전후다. 1층은 미용실이고 2층은 살림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는 아무도 없어서 연락 전화 번호를 돌리니 금방 내려왔다. 머리를 아...

원당일기(293)- 풀과의 전쟁(?) fil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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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전까지는 기온이 높아도 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나 장마 후반이 되면 풀 걱정이 심해지고 흔히 말하듯 전쟁을 해야 한다. 흙이 있는 곳에는 무슨 풀이든지 뿌리를 내리고 무성해지기 때문이다. 그 속도는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감당 불가다. 그래서 잔디만 예초기로 깎아주고 다른 풀은 대충 정리한다. 겉으로만 보면 뱀이 나올 거 같기는 한데 우리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길고양이 덕분으로 뱀과 쥐는 얼씬도 못한다. 매일 아침 먹이는 주는 값을 그 친구들이 하는 셈이다. 마당 입구 쪽, 그러니까 북쪽 풍경...

원당일기(292)-복더위 file [2]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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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7월22일이 24절기의 하나인 대서(大暑)였다. 모레 25일은 중복이다. 8월5일은 입추다. 이렇게 계절과 절기는 오고 간다. 말복인 8월14일까지는 더위와 싸워야 한다. 싸워서 이길 수는 없으니 친하게 지내는 게 좋다.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사람은 대충 무심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거의 24시간을 머무는 서재 겸 침실의 지금 온도는 29도다. 가장 가벼운 차림으로 지내면 크게 덥다는 생각은 안 드는 온도다. 그래도 선풍기는 틀어야 한다. 잠잘 때는 바람을 간접으로 받으려고 열어둔 방문 앞에 선풍기를 다른...

원당일기(291)- 다시 시작하며 file [2]

  • 2024-07-22
  • 조회 수 571

'원당일기' 1번은 2011년 4월6일이다. 원당에 15평 작은 집을 짓고 주말에만 들리곤 할 때였다. 2년 후, 그러니까 내가 환갑이 되던 2013년 4월에 집을 증축하고 가족 전체가 이사를 왔다. 그 사이에 '원당일기'를 쓰다 쉬다를 반복했다. 쉴 때는 다른 주제로 글을 썼다. 그 글을 모아서 책을 냈다. <목사공부>와 <목사구원> 등등이다. 홍성사에 맡긴 <예수어록>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2022년에는 물(物)에 대해서 191편의 짧은 글을 썼고, 2022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일흔살에 다시읽은 요한계시록>을 썼다. ...

계 22:21 [5]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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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4 22:21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요한계시록은 전체가 22장이고 404구절로 구성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습니다. 이런 정도의 분량을 양피지에 기록하려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물리적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우리는 마지막 절 앞에 섰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심정입니다. 사백사 구절을 다 읽고 설명했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게 많기도 하고, 보충해야 할 말이 많기도 합니다. 이 구절들이 각각 종말론적으로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종말이, 요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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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3
  • 조회 수 408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3 22:20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요한계시록 전체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한 구절을 뽑으라고 한다면 22:20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는 말씀에 상응하여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찬양이 나오니까요.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문구가 고린도 교회 예배문에서는 아람어로 표기되기도 했습니다. 아람어 ‘마라나타’(고전 16:22, Μαράνα θά)는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뜻입니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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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2 22:19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19절에서는 ‘제하여 버리는 죄’도 아주 준엄하게 다뤄집니다. 생명나무와 거룩한 성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구원에서 배척된다는 뜻입니다. 당시에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꼭 필요한 모임까지 생략하거나 폐기하는 일이 벌어졌는지 모릅니다. 일종의 값싼 은혜나 율법 폐기론 같은 거 말입니다. 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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