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22:21

조회 수 895 추천 수 0 2024.05.24 18:32:21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4

22:21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요한계시록은 전체가 22장이고 404구절로 구성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습니다. 이런 정도의 분량을 양피지에 기록하려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물리적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우리는 마지막 절 앞에 섰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심정입니다. 사백사 구절을 다 읽고 설명했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게 많기도 하고, 보충해야 할 말이 많기도 합니다. 이 구절들이 각각 종말론적으로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종말이, 요한계시록 표상으로 말하면 예수의 속히 오심이 현실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이 말씀은 연구되고 해석되어야겠지요.

21절은 간략한 문장입니다.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고전 16:23절도 이와 비슷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와 함께 하고고전 16:22절에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문장이 나온 것처럼 계 22:20절에도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가 나왔습니다. 요한계시록과 고린도전서의 마지막 문장 형식이 비슷합니다. 이런 형식이 당시 교회 문서에서 일반적이었는지, 요한계시록과 고린도전서만 비슷한 건지, 또는 어쩌다가 이렇게 비슷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수의 오심과 예수의 은혜가 한데 묶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주 예수의 은혜가 사본에 따라서 약간 다릅니다. 어떤 사본에는 우리말 성경에 나온 대로 χάρις τοΚυρίου ησοῦ(호 카리스 투 퀴리우 예수)으로 나오고, 어떤 사본에는 괄호로 그리스도라는 호칭이 덧붙여지기도 합니다. Ἡ χάρις τοΚυρίου (Χριστοῦ)로 말입니다. 어느 쪽이든지 큰 상관은 없습니다. 예수님은 주(Κυρίος)이시고 그리스도(Χριστς)이시니까요.(16:16 참조) 주 예수의 은혜는 신약성경 전체의 압축 파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는 은혜의 통로이기도 하고, 은혜를 주시는 분이기도 하고, 은혜 자체이기도 합니다. 요한은 이미 1:5절에서 그 은혜를 평화와 함께 언급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

요한은 예수 은혜가 모든 자에게 있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모든 자는 그리스도인이냐 아니냐 하는 구분 없이 실제로 모든 사람을 가리키는 걸까요? 당연히 그래야만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중심으로 하는 복음이 그리스도인에게만 해당한다면 그의 보편적 구원 능력이 축소되기 때문입니다. 만인 구원이 옳은지, 선택적 구원이 옳은지에 관한 논란은 여기서 큰 의미가 없습니다. 구원문제는 하나님의 배타적 권한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만인 구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의 궁극적인 선하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만인 구원을 이유로 지금 예수를 믿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 이유는 믿지 않으면 구원에서 영원히 배척당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가장 적나라한 표현으로, 지옥 불구덩이 안으로 떨어질 두려움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이 지금 우리 삶의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루터가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지옥에 계신다면 자기도 지옥을 택하겠다고 말입니다. 물론 선택적 구원이 잘못된 가르침도 아닙니다. 이런 문제에서 약간의 긴장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사본에는 우리말 성경의 각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모든 자들이 아니라 성도들로 나옵니다. 어떤 사본이 옳은지는 우리가 단정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 예수의 은혜가 우리 그리스도인과 세상 모든 사람에게 미치기를 바란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런 일이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널리 전해야겠지요.

일흔 살에 다시 읽는 요한계시록을 끝내면서 요한의 문장을 흉내 내는 걸 용서하십시오. 저의 마음을 담아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주 예수의 은혜가 저의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멘!


[레벨:24]브니엘남

2024.05.25 07:35:40

목사님,

제가 낸 숙제 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역시 목사님이십니다.


제가 나름 대로 두 번이나 계시록을 해설해 보았는데

역시 목사님의 수준에는 발 뒤꿈치도 미치지 못합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만큼이나 그 갭이 크게 느껴집니다. 


9단과 9급 차이만큼요.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4.05.25 19:50:08

숙제를 다 끝낸 학생의 해방감이 뭔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성경 이야기는 잠시 쉬고 

일상 이야기를 여기 '매일묵상' 코너에게 당분간 이어갈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레벨:24]브니엘남

2024.05.25 10:34:49

이제 

다음에 무엇을 하시려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목사님의 강해를 보니

마태복음과 에베소서 골로새서 등이 없습니다. 


힘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레벨:30]모모

2024.05.25 14:11:35

책으로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4.05.25 19:51:44

예, 다시 전체를 교정한 뒤에

받아주는 출판사가 있으면 거기서 출판하고 

아니면 '대구성서아카데미' 이름으로 출판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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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일기(296)- 꿈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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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일기(295)- 실내 테니스 file [9]

  • 2024-07-26
  • 조회 수 737

내가 목사 안수를 받고 철원 강포리에 있는 8사단 포병단 신임 군목으로 입대한 1980년부터 테니스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40년 넘는 세월을 테니스와 함께 살아온 셈이다. 영혼 훈련이라 할 목사 활동과 육체 훈련이라 할 테니스 활동의 연륜이 같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설교를 하고 테니스를 한다.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일주일에 세 번 테니스 장에 나간다. 월요일에는 야외에서,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실내에서 운동한다. 복더위만 지나면 아마 야외에서만 운동하게 될 것이다. 실내 사용에는 비용이 든...

원당일기(294)- 이발 fil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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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일기(293)- 풀과의 전쟁(?) file [5]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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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전까지는 기온이 높아도 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나 장마 후반이 되면 풀 걱정이 심해지고 흔히 말하듯 전쟁을 해야 한다. 흙이 있는 곳에는 무슨 풀이든지 뿌리를 내리고 무성해지기 때문이다. 그 속도는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감당 불가다. 그래서 잔디만 예초기로 깎아주고 다른 풀은 대충 정리한다. 겉으로만 보면 뱀이 나올 거 같기는 한데 우리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길고양이 덕분으로 뱀과 쥐는 얼씬도 못한다. 매일 아침 먹이는 주는 값을 그 친구들이 하는 셈이다. 마당 입구 쪽, 그러니까 북쪽 풍경...

원당일기(292)-복더위 file [2]

  • 2024-07-23
  • 조회 수 572

어제 7월22일이 24절기의 하나인 대서(大暑)였다. 모레 25일은 중복이다. 8월5일은 입추다. 이렇게 계절과 절기는 오고 간다. 말복인 8월14일까지는 더위와 싸워야 한다. 싸워서 이길 수는 없으니 친하게 지내는 게 좋다.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사람은 대충 무심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거의 24시간을 머무는 서재 겸 침실의 지금 온도는 29도다. 가장 가벼운 차림으로 지내면 크게 덥다는 생각은 안 드는 온도다. 그래도 선풍기는 틀어야 한다. 잠잘 때는 바람을 간접으로 받으려고 열어둔 방문 앞에 선풍기를 다른...

원당일기(291)- 다시 시작하며 file [2]

  • 2024-07-22
  • 조회 수 587

'원당일기' 1번은 2011년 4월6일이다. 원당에 15평 작은 집을 짓고 주말에만 들리곤 할 때였다. 2년 후, 그러니까 내가 환갑이 되던 2013년 4월에 집을 증축하고 가족 전체가 이사를 왔다. 그 사이에 '원당일기'를 쓰다 쉬다를 반복했다. 쉴 때는 다른 주제로 글을 썼다. 그 글을 모아서 책을 냈다. <목사공부>와 <목사구원> 등등이다. 홍성사에 맡긴 <예수어록>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2022년에는 물(物)에 대해서 191편의 짧은 글을 썼고, 2022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일흔살에 다시읽은 요한계시록>을 썼다. ...

계 22:21 [5]

  • 2024-05-24
  • 조회 수 895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4 22:21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요한계시록은 전체가 22장이고 404구절로 구성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습니다. 이런 정도의 분량을 양피지에 기록하려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물리적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우리는 마지막 절 앞에 섰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심정입니다. 사백사 구절을 다 읽고 설명했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게 많기도 하고, 보충해야 할 말이 많기도 합니다. 이 구절들이 각각 종말론적으로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종말이, 요한계...

계 22:20

  • 2024-05-23
  • 조회 수 423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403 22:20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요한계시록 전체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한 구절을 뽑으라고 한다면 22:20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는 말씀에 상응하여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찬양이 나오니까요.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문구가 고린도 교회 예배문에서는 아람어로 표기되기도 했습니다. 아람어 ‘마라나타’(고전 16:22, Μαράνα θά)는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뜻입니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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