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7일 땅 (4)

조회 수 2137 추천 수 29 2007.02.27 08:11:52
2007년 2월27일 땅 (4)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막 4:28)

본문은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고 말합니다. 헬라어 ‘아우토마테’의 번역인 이 ‘스스로’는 생명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의 속성을 정확하게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듯이 스스로 그의 길을 갑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엄청난 착각에 빠진 겁니다. 이는 마치 호랑이 꼬리가 호랑이를 움직일 수 있다는 착각과 비슷하겠지요. 호랑이 꼬리는 호랑이의 몸에 붙어있을 뿐이지, 또는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호랑이가 달릴 때 방향을 트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지 그것 자체로는 무능력합니다.
교회와 기독교인들도 호랑이 꼬리처럼 하나님의 통치(나라)에서 무능력합니다. 교회의 선교 프로그램도 역시 꼬리에 불과합니다. 우리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꼬리를 아무리 흔들어도 그게 호랑이 자체를 어찌할 수 없듯이 교회의 선교 정책도 근본적으로는 이와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두 손 놓아야 하는가,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있겠군요. 다시 말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듯이 하나님의 나라는 스스로 이 땅에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만 하나님의 나라와 그 뜻이 이 땅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걸 방해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방해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 채 과욕을 부릴 때가 많습니다. 자녀들을 사랑한다는 미명으로 부모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아이들에게 투사하듯이 우리도 역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우리의 욕망을 쏟아내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에서 영분별의 은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레벨:23]브니엘남

2007.02.27 10:45:05

씨의 성장의 자발성이여! 아멘

[레벨:1]한진영

2007.02.27 11:55:21


목사님
하나님 나라의 자발성과 신자의 자기 부인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의 역학적 관계는
어렵지 않게 납득이 되는데, 지난주 설교 말씀 중 "과거의 주신 하나님의 약속은 오늘 우리가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여러분이 생명을 이해하고 그 안에 들어간 만큼 하나님의 약속은 드러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난해합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그 뜻을 이루어 가심의 자발성이 인간과는 상관없는 오직 하나님의 뜻으로서 확정적이라면, 그것이 이 땅에 성취되어짐에 있어서 인간의 삶에 나타나고 또 인식되는 현상을 포착한, 일종의 시점의 차이를 설명한 것인가요?

profile

[레벨:21]유목민

2007.02.27 12:28:39

죽어야만 살 수 있는 오묘함. 아멘!

[레벨:0]求道者

2007.02.27 13:17:32

주의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얼마나 그분께 방해가 되었었는지...ㅠㅠ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7.02.27 14:16:46

한진영 님,
오랜 만이군요.
요즘 다비아의 글들이 넘쳐나서
깜빡하면 내가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 바쁘게 대글을 답니다.
진영 씨가 질문한 건 아주 천천히 대답해야 하는 건데요.
하나님의 종말론적 통치는 우리의 의지를 넘어서는 배타적 사건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폐쇄가 아니라 열림입니다.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개방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자발성과 그것의 개방성 사이에 인간이 놓여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개방된 배타성이라고 하면 될까요?
도대체 그런 게 말이 될까요?
신학은 바로 그 긴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모순적인 명제의 어울림 안으로 말이지요.
즉 하나님의 통치는 배타적이라는 명제와
그 통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다다는 명제의 어울림이지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합시다.
지난 주일 설교와 오늘의 묵상을 같이 묶어서 생각하셨군요.
좋은 공부입니다.
설교를 그냥 허투루 듣는 사람들이 많은데,
즉 자기의 주관성에 묶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진영 님은 어떤 영적 사태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시는군요.
그래요, 가 봅시다.

[레벨:1]한진영

2007.02.27 20:55:35

목사님 답변에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주권적 활동성과 인간의 순종 사이의 관계에 관한 질문이
머릿속에 항상 떠나지 않는 것은 어떤 공부의 차원이라기 보다는,
사실 목사님 표현대로 '영적 사태'로서의 저 자신에 대한 의구심 때문입니다.
어릴적에 징징대고 보채던 쌍둥이 동생을 한 아이는 업고 한 아이는 손목을 잡아 끌며
10리를 걸어 국민학교를 다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배타성'과 '개방성'. '해야만 한다'와 '할 수 없다' 두가지의 당위가,
제게는 마치 내칠 수 없어 업고 갈 분리된 진리의 갈래 같습니다.
성가시게 다투는 꼴이 억지스럽게 비교하자면 리브가 뱃속의 야곱과 에서와 같아요.
한마디로 제 안에서 정리가 잘 안된다는 거지요.
그러나 자유케하는 진리가 이럴리가 있나요?
다운로드 과정에서 에러가 있다는 소린데,
저 자신 진리의 영에 사로잡힘, 하나님 경험의 부재때문일까요?
그래도 말이 안돼는 그 사건에 일단 올인입니다.

[레벨:23]브니엘남

2007.02.28 00:15:43

내 힘과 능력이 아니라 생명의 성령의 법을 좇아 행하면 씨의 성장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진데......
요 14:10 나는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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