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7일 씨 (5)

조회 수 2256 추천 수 32 2007.01.17 08:18:03
2007년 1월17일 씨 (5)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막 4:3)

씨는 땅에 들어가야만 생명으로 변화됩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현상에서 생명의 비밀을 깨닫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깨닫는다 하여도 그 깨달음이 우리의 삶을 실제로 추동해나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성자, 도사, 진인 등으로 부릅니다.
어쨌든지, 씨가 땅속에 묻히면 무엇으로 변화합니다. 그런 현상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썩는다고 표현합니다. 썩는다는 말은 우리에게 별로 좋은 느낌을 주지 않는군요. 저 사람은 썩었어, 사과가 썩었어, 할 때는 거의 부정적인 의미입니다. 그러나 생명 현상에서 썩는다는 것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썩지 않으면 생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한 알의 밀이 썩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없듯이 말입니다.
저는 씨가 썩어서 싹을 틔우는 생명학적인 현상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씨가 썩는다는 것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라고만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사라진다, 변화한다는 것 자체도 아주 모호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철학적인 사유나 물리학적 사유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우리 앞에 드러난 현상들을 가능한 정확하게 해명하고 있을 뿐이지 그 궁극적인 깊이에 무슨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세상에 던져진 실존으로서 인간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한계입니다.
도대체 씨가 왜 썩어야만, 왜 거기서 싹이 나오고 잎이 나오게 되는 걸까요? 잎과 줄기에서 어떻게 그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생명현상인 꽃이 나올까요?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손톱과 발톱이 자랍니다. 연약한 살과 전혀 다른 형태인 손톱이 자란다는 게 신기합니다. 왜 인간과 동물은 이렇게 살고 있으며, 나무는 왜 저렇게 살고 있는 걸까요?

breathe

2007.01.17 12:37:46

목사님... 저는 목사님께 말 거는 게 행복합니다.

지금 목사님께서는 그 씨앗만이 갖고 있는 꽃을 피우고 계신 것 맞지요? ㅎ
주신 큐티를 읽는 동안 한 여자가 떠오릅니다.
옥합을 깨뜨려 (주변 사람들로 부터 미친 짓한다고 했던)
예수님의 발등상에 부었던 막달라 마리아가 떠오릅니다.
그녀는 끊임없이 자아의 음성만을 들으며
시간을 소일했고 자신을 소비했어요. 그건 자신이 썩지 못하는 결과가 아닐까요?

그러다가 예수님을 만난 겁니다. 그건 한 개인에게 있어서 '부흥'의 역사라고 저는 단정합니다.
저는 그래서 마리아가 깨뜨린 옥합을 '자아'로 해석하여 읽는답니다.
자아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한... 하나님이 서실 자리는 없었던 거지요.
물론 옥합을 깨뜨리기까지...하나님의 은밀하고 역사적인 계획이라 생각합니다.
자아가 부서지는 순간, 씨앗이 썩고 싹이 나오겠지요.

씨앗 이야기 하다가, 목사님께서 막달라 마리아 얘기까지 이끌어주셨는데
목사님이 하시는 게 아니라 이 공간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목사님 씨앗은 매일 이렇게 꽃을 피우시는군요.
저는 매일 와서 그 꽃 향기를 맡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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