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월22일이 24절기의 하나인 대서(大暑)였다.
모레 25일은 중복이다. 8월5일은 입추다.
이렇게 계절과 절기는 오고 간다.
말복인 8월14일까지는 더위와 싸워야 한다.
싸워서 이길 수는 없으니 친하게 지내는 게 좋다.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사람은 대충 무심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거의 24시간을 머무는 서재 겸 침실의 지금 온도는 29도다.
가장 가벼운 차림으로 지내면 크게 덥다는 생각은 안 드는 온도다.
그래도 선풍기는 틀어야 한다.
잠잘 때는 바람을 간접으로 받으려고 열어둔 방문 앞에 선풍기를 다른 각도로 세워둔다.
낮에는 조금 가까지 직접 바람을 받는다.
내 방에 벽걸이 에어컨이 있기는 하나 아직 한번도 틀지 않았다.
가능한 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게 지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니까 말이다.
낮에는 온도가 더 올라가도 선풍기 바람으로 지낼 수는 있는데,
밤은 상황이 다르다.
30도가 넘으면 선풍기 바람으로 편안한 수면이 어렵다.
올해도 에어컨 틀지 않고 여름을 날 수 있을지...
우리집은 경사가 심한 언덕을 수직으로 잘라낸 터에 들어서 있어서
여름에도 시원한 편이다.
집 방향은 동향이라서 오전에는 햇빛이 따갑지만 오후에는 그늘이 진다.
집 뒤 언덕에 키 큰 소나무와 상수리 나무가 너머가는 햇살을 막아준다.
동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우리집은 뺑뺑 돌아가며 숲이 우거져 있다.
온통 녹색 천지다.
날이 더워지니까 날파리들이 살판 났다.
텃밭을 돌보러 나가려면 완전 무장을 해야 한다.
음식 찌꺼기로 퇴비를 만들려고 설치한 플라스틱 통 안에 애벌레가 득실거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름 몇 가지 조치를 취했는데 아직은 해결책이 안 보인다.
완전한 해결책이 무엇인지는 안다.
음식물을 넣고 에벌레가 부화하지 못하도록 흙을 충분히 깔아주는 것이다.
그 방법 말고 조금 더 간단한 방법을 찾는 중이다.
말복이 세 주간 남았다. 그때까지 더위 먹지 말고 잘 지내보자.
이럴 때는 선풍기가 가장 좋은 친구다.
오늘도 하루 종일 잘 돌아갔다.
우리집 선풍기랑 같은 모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