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구원(35)
간음에 대해서 예수께서는 동성애에 관해서 일언반구도 없으셨다. 동성애만이 아니라 성 자체에 관해서도 많은 발언이 없었다. 성에 관한 예수의 생각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은 두 군데다. 한 군데는 마태복음 5장이며, 다른 하나 군데는 요한복음 8장이다. 1) 마 5:27-28절은 이렇다. “또 간음하지(μοιχεύσεις)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ἐμοίχευσεν)” 이 대목은 성서학자들이 반명제(反命題, Antithese)라고 부르는 단락에 속한다. 반...
교회 구원(34) [2]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동성애 문제는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인의 행동에 대한 가치론적 판단인 그리스도교 윤리에 속한다. 윤리는 규범적이기도 하나 상황적이기도 하며, 보편적이기도 하고 특수하기도 하다. 살인하지 말라는 명제는 시대를 초월하는 규범적이고 보편적인 윤리다. 고대 유대인들에게 이웃은 사랑하고 원수는 미워할 대상이다. 예수께서는 원수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원수를 미워하라는 명제는 보편적인 게 아니라 특수한 것이라는 뜻이다. 살인하지 말라는 명제가 규범적이고 보편적이기는 하나 전쟁터나 살인 강도에게 ...
교회 구원(33) [1]
성 오남용이라는 말이 나와서 한 마디 짚어야겠다. 요즘은 인터넷과 SNS의 무한정 발달로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아주 쉽게 포르노나 유사한 영상에 접하게 되었다. 19금 장치가 있기는 하겠으나 그것으로 완전한 차단은 불가능하다. 여자 십대보다는 남자 십대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남자 청소년들은 성에 관련된 영상만이 아니라 별생각 없이 인터넷 게임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게임에는 폭력적인 내용도 많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그런 게임에 노출되면서 전쟁도 일종의 인터넷 게임처럼 대할 수 있다. 전쟁...
교회 구원(32) [1]
한국교회에서는 술과 담배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기시되었다. 교회에서 목사는 물론이고 권사나 장로가 되려면 술과 담배를 멀리해야만 했다. 교회에 따라서 정도가 다르기는 하나 그것을 신앙의 기준인 듯이 강조하는 교회도 없지 않았다. 주초를 멀리하면 여러 가지로 유익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신앙의 기준인 양 내세우는 건 신앙의 본질과 형태를 혼동하는 데서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주일에는 돈 내는 식당이나 다방이나 극장에도 가지 말아야만 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처럼 들리겠으나 그런 정서는 지금도 ...
교회 구원(31) [2]
지금까지는 아기를 낳으려면 이성 간의 섹스는 필수다.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결합해서 배아가 되고, 그 배아가 여자의 자궁에서 일정 기간 지나면서 인간 꼴을 지닌 개체로 자란다. 열달 가까이 지나면 산모의 산고를 거쳐서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이 세상에 나온다. 생명 탄생의 신비이다. 그 과정이 신비라는 말은 곧 거룩하다는 말도 된다. 이런 신비의 출발은 섹스다. 생명 출산이 거룩하다면 섹스도 거룩하다. 생명 유지가 거룩하신 하나님의 창조 섭리라고 한다면 먹는 행위와 배설 행위 역시 거룩하다는 말과 통한다. 섹스...
교회 구원(30) [2]
창조와 섹스 만약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섹스 없이 후손을 번식할 수 있게 했다면 오늘날 섹스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아예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의 창조 행위가 아직 완료된 게 아니니까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은 섹스 없이 자식을 낳게 될지도 모른다. “부활 때에는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마 22:30)라는 예수의 말씀을 참고할 수 있다. 결혼제도가 사라져도 섹스는 가능할 수 있으나 ‘천사’처럼 된다고 하니까 섹스도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부활 생명으...
교회 구원(29) [2]
동성혼을 합법화하면 가정과 나라가 무너지며 자녀 교육이 파탄에 이른다는 비판이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책임을 동성애로 돌린다. 말이 안 되는 논리다. 동성애 성향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기에 전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대한민국 출산율은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살만한 세상이라고 느끼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낮은 출산율 자체가 사실 큰 문제도 아니다. 전체 인구가 줄면 주는 대로 맞춰서 살면 된다. 우리나라 현재 인구에서 반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여전히 2천5...
교회 구원(28) [1]
‘당신은 동성애를 찬성하는가? 동성애를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나는 동성애 자체에 관해서 할 말은 그렇게 많지 않다. 내가 이성 지향성으로 사는 사람이기에 동성 지향성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태적 욕망으로 동성애자가 된다는 말도 있던데, 그런 말에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동성애 성향이 선천적으로 결정되는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학습되는지도 단정해서 말하지는 못한다. 기본적으로는 선천적이라고 생각은 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성애는 일종의 병...
교회 구원(27) [3]
바울은 28절부터 인간에게 나타나는 악한 일들을 열거한다. 불의, 추악, 탐욕, 악의,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 수군거림, 비방, 하나님을 미워함, 자랑, 악 도모, 부모 거역, 우매, 배약(신의 없음), 무정, 무자비이다. 이런 모든 악행은 피조물을 창조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기는 데서 나온다. 로마 문명권에 대한 바울의 분석이다. 동성애에 관해서 한 마디 언급하는 고전 6:9절에서도 바울은 동성애만 콕 집지는 않고 당시의 여러 불의한 행태 중에 하나로 본다.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
교회 구원(26) [2]
바울은 로마 문명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롬 1:25) 바울은 이어서 동성애 문제를 거론한다. 26절과 27절이다.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는 로마 문명의 한 예가 동성애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일 듯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
교회 구원(25) [2]
바울은 로마교회 방문 계획을 롬 1:13절에서 밝혔다.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가고자 한 것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 지금까지 길이 막혔도다.” 15절에도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라고 반복해서 자기의 뜻을 전했다. 16절에는 그가 로마에 가는 목적이 나온다.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그가 볼 때 복음은 하나님의 참된 능력이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
교회 구원(24) [2]
롬 1:24-27 나는 앞에서 동성애 문제가 성경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약에서 가장 명시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 본문은 롬 1:24-27이다. 사실 바울의 편지에 나온다고 해서 모든 게 옳은 건 아니다. 당시에는 옳았을지 몰라도 오늘까지 다 옳은 건 아니다. 그는 가능한 한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는 게 낫다고 권면했다. 다만 정욕으로 견딜 수 없으면 결혼하라고 했다. 여성들은 교회에서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도 말했다. 한국의 어떤 교단에서는 여성을 목사로 세우지 않은 이유를 바울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바울의 ...
교회 구원(23) [2]
우리는 신구약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 당연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해서 성경을 문자적으로 절대화하는 건 옳지 않다. 성경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역사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제한된다는 뜻이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믿는 사람들도 모든 내용을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서 모세오경에는 먹어도 될 짐승과 먹지 말아야 할 짐승이 나온다. 예를 들어서 돼지고기는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문자주의적인 축자영감설에 기울어진 목사들도 돼지...
교회 구원(22) [2]
동성애와 죄 문제 한국교회에 <이단 사이비 대책위원회> 비슷한 기구가 있듯이 <동성애 문제 조사 위원회>가 조직되어 내가 한 분과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가정하겠다. 여러 분과가 필요할 것이다. 의학 분과, 인류 역사 분과, 유럽 및 북미 교회 분과, 신학 분과 등등이다. 각각의 분과 별로 전문가들이 모여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다음에 전체로 모여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최소한 2-3년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나는 신학 분과에서 활동할 것이다.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신학 분과도 성서신학...
교회 구원(21) [2]
우리나라 대법원 합의체가 2024년 7월18일에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가장 기초적인 인권 보장 조치다. 이 판결이 동성혼 합헌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노파심으로 한국의 대다수 교회가 온몸을 던져서 이를 반대하고 있다. 교회가 반대한다고 해서 이런 추세가 되돌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동성혼 합헌 국가는 37개국이다. 2024년 6월 19일에는 동남아 국가인 태국이 ‘결혼 평등 법안’을 의회 재적 152명 중 찬성 130명, 반대 4명, 기권 18명으로 통과시켰다고 ...
교회 구원(20) [2]
심포지엄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서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한국교회가 동성애를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자. 다음 단계로는 대규모로 광장에 모여 보여주기식의 ‘큰 기도회’가 아니라 골방에서의 작은 기도회가 필요했다. 각 교단 총회장과 대표 감독을 비롯한 임원단들이 ‘티 내지 말고’ 일주일 금식기도회라도 열었어야만 했다. 지도자들이 기도의 모범을 보이면 개별 교회에서도 신자들이 이 문제로 기도회를 열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해 달라고, 법을 제정하는 사람들이 바른...
교회 구원(19) [7]
신학대학교 교수들의 임면권은 일반적으로 이사회에 있다. 이는 일반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신학대학교 이사회는 주로 대형교회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학대학교 교수가 이사회에 의해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히면 교수직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런 사례가 최근까지 일어났다. 수년 전 장로회 통합 교단은 동성애 문제로 신학자의 신학을 검증하는 위원회까지 설치했고, 최근에 서울 신학대학교는 진화론 문제로 박 아무개 교수를 면직했다. 신학자들도 가장이고 생활인이기에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교회 구원(18) [2]
나는 이번 집회를 이끈 분들의 진정성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실제로 동성혼 합법화로 인해서 교회와 가정과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확신하는 분들이다. 이런 확신이 오히려 위험하다. 자칫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세기 마녀사냥이 그랬고, 히틀러의 나치즘이 그랬다. 극단적인 확신은 종종 광기로 변한다. 이번 ‘200만 한국교회’ 예배 모임을 통해서 차별금지법을 막아내려 한 한국교회 모습은 그 집회 한 달쯤 후인 2024년 12월 3일 야밤에 선포된 비상계엄과 비슷하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실...
교회 구원(17) [2]
이번 집회 과정을 보면서 크게 실망하기도 하고 놀란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번 집회에 평소 그리스도교 내외에서 존경받던 목사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한국교회가 그나마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잃었던 점수를 어느 정도는 만회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이름이 나에게 익숙한 이들만 보면 오정현 목사, 이찬수 목사, 유기성 목사, 이재훈 목사, 박한수 목사, 김양재 목사, 조정민 목사 등등이다. 이미 1년 전에 ‘차별금지법 반대 1인 시위’에 나선 목사들도 많다. 나는 이분들의 그리스도교 ...
교회 구원(16) [2]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아래는 이 집회가 열린 주일을 지난 다음 주일 예배 때 행한 내 설교의 한 대목이다. 당시의 내 느낌을 생생하게 전하려고 여기 인용한다. 일주일 전인 10월27일 오후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28일 자로 공식 블로그에 인사말이 올라왔습니다. 그 인사말 마지막 단락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이번 연합예배의 가장 강력한 중심에는 회개가 있었습니다. 회개와 성찰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