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는 영천 시니어 테니스회 ‘정모’에 참가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북안 농협에 들러서 개당 4천 원짜리 퇴비 8포대를 샀다.
농협 정회원들에게는 개당 2천 원에 판다.
농지 원본이 있으면 정회원히 될 수 있는데,
자격 조건은 최소한 농사지을 땅 4백 평이다.
시골에서 텃밭 농사라도 짓고, 손수 집과 마당을 관리하려면
짐칸이 있는 차기 필요하다.
아내와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소나타로 실어나르려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차에 실을 수 없는 큰 물건은 평소에 아예 생각도 못 한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8포대를 넣으니 트렁크가 꽉 찼다.
한 포대가 20킬로그램 무게다.
저걸 꺼내서 한곳에 쌓아놓았다가 필요할 때 옮겨서 사용한다.
말이 20킬로그램이지 들어보면 정말 묵직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들어 옮기는 요령이 생겨서 큰 어려움은 없다.
봄에도 저런 정도 분량의 퇴비를 텃밭에 뿌렸는데,
이번에는 가을 농사를 위해서 다시 뿌려야 한다.
배추와 무다.
배추와 무 농사만 잘되면 겨울철 반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배추는 상추처럼 양념 된장만 있으면 먹기가 편한데,
무는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간다.
이번 겨울에는 무 무침을 비롯한 몇몇 반찬을 내가 직접 만들어봐야겠다.
올해 봄 농사는 시원치 않았다.
날씨가 너무 덥기도 하고, 벌레도 많았고,
더 큰 문제는 식물이 잘 자라도록 밭을 미리 돌보지 못한 것이다.
밭 만들기를 잘하려면 끝도 한도 없다.
미리 밭에 벌레가 살지 못하게 하는 방제도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건 아예 꿈도 꾸지 않는다.
본격 농사가 아니라 텃밭 농사를 하는 사람은
그냥 벌레와 함께 적당한 긴장 관계를 맺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딱딱해진 밭을 삽으로 파서 부드럽게 해주고,
거기에 퇴비와 비료를 주는 것으로 밭 준비는 끝난다.
문제는 비닐 멀칭이다. 이번에는 하지 않을 작정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손으로 배추벌레는 퇴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텃밭이 집 마당에 있는 게 다행이다.
20킬로 퇴비 여덟 포대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텃밭을 돌보는 일을 아직은 내 허리가 감당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목사님 전원일기를 저만큼 공감하는 다비안도 없을 겁니다.ㅋㅋ
퇴비도 사오셨으니 무우, 배추농사는 실하겠어요.
가을 무로 깍두기도 담가보셔요.
저희 동네는 300평이상이면 농지원본이 되는데 그쪽은 더 많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