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37) 3:13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1)

 

3:13절은 기독론의 압축 파일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우리를 구원하러 비천한 땅에 내려오셨다가 십자가 죽음을 당하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다고 믿는다. 하늘에서 내려와서 하늘로 올라갔다는 말은 신화처럼 들린다. 기술 방식은 신화적이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성경이 말하는 하늘은 단순히 우주 공간이 아니라 궁극적인 생명이 감추어진 곳을 가리킨다. 요한복음 기자를 비롯해서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를 하늘에서 내려온 자이고, 다시 하늘로 올라간 자라고 말한 근거는 예수에게서 궁극적인 생명이 실현되었다는 것이다. 궁극적인 생명은 세상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행복한 조건에 좌우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궁극적인 생명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이것이 예수를 통해서 주어진다는 것이 옳은가? 다른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사실이 옳다는 것을 확증해낼 수 있는가?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서 동의 받는 일은 어렵다. 궁극적인 진리는 종말까지 논쟁 중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일단 제쳐두고 우리 자신은 설득되어야 한다.

예수는 기존의 종교 패러다임을 바꿨다.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서 주어진다고 그는 믿었다. 여기서 하나님 나라는 생명의 나라이고, 생명의 능력이다. 기존의 유대교는 율법을 지키는 것을 하나님 나라의 전제 조건으로 생각했다. 유대교도 파에 따라서 서로 입장에 차이가 있긴 하나 전체적으로는 종교 행위가 강조되었다. 역사 안에서 살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요구이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의 선포는 이미 여기 이 순간에 하나님의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이 선포를 실질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업적주의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문제는 우리가 여기서 하나님 나라, 즉 하나님의 현존에 대한 경험이 얼마나 분명하냐, 하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 하나님 현존이 예수의 운명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대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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