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366)- 노무현부터 윤석열까지 [3]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차례대로 2천년대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다. 노무현 박근혜 윤석열은 탄핵을 당했다. 노무현은 탄핵이 기각되어 대통령 임기를 마칠 수 있었으나 비극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등졌다. 박근혜는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어 임기를 못 마쳤고 각종 문제로 감옥생활을 하다가 사면을 받았다. 윤석열은 지금 국회에서 탄핵을 당한 후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명박은 임기를 마치기는 했으나 각종 불법과 비리로 감옥생활을 하다가 사면을 받았다. 다섯 명 대통령 중에...
원당일기(365)- 바람역 [2]
계간지 <창작과 비평> 정기구독을 3년 연장했더니 가격도 파격적으로 낮춰주고 책 선물도 한 보따리 받았다. '지난 번처럼 이번에서 신간 시집을 보내드릴까요?'라고 묻기에 '예'라고 대답했다. 이중에서 천양희 시인의 시집 <몇차례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무사하였다>에 나오는 '바람역'이라는 시를 읽었다. 아래와 같다. 기차 지나간다 바람처럼 바람 지나간다 기차처럼 덜컹거리며 지나간 것이 바람뿐일까 기차뿐일까 아니지! 아니지! 하면서 늦은 하루가 지나가고 왜? 왜? 왜? 하면서 물음표 같은 ...
원당일기(364)- 사사기 9:8-15 [2]
1980년 광주의 비상계엄 사태를 배경으로 하는 <소년이 온다>의 소설가 한강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식에 참석한 12월10일 즈음에 한류의 나라 대한민국이 45년만의 비상계엄 선포 건으로 격랑에 휩싸인 이 사태는 비극인가, 희극인가! 오늘은 삿 9:8-15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원당일기(363)- 에스프레소
오늘 오후 영천 시내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변두리 한 카페에 들어갔다. 이름도 낯선 카페였다. 한 시간 정도 거기서 기다려야만 했다. 에스프레소 한잔 시켰다. 카드 결재하려고 얼마냐고 묻자 1천5백원이라는 대답을 듣고 놀라서 벽면에 붙은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맞았다. 아메리카노 1,500원이다. 아메리카노에 물만 넣지 않으면 에스프레소가 되니 값이 같은가 보다. 에스프레소 한잔만 시키기 뭣해서 쿠키 하나를 주문했다. 도합 2,500원이다. 아주 천천히 한편으로는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느끼면서 다...
원당일기(362)- 대림절 2주
어제 12월 8일은 세계 교회가 지키는 대림절 둘째 주일이었다. 2천년전 마리아의 몸을 통해서 오신 예수를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정하신 마지막 때 다시 오실 예수를 기다리며, 지금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하는 예수와 동행하는 절기다. 지금 대림절만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가 사실은 이런 방식으로 채워져야 한다. 역사에서 발생한 구원을 기억하고, 역사 너머에서 다가올 구원을 기다리며, 역사 안에 현재하는 구원을 누리는 것이다. 끊임없이 어제를 기억하고 내일을 내다보면서 오늘에 충실하는 삶...
원당일기(361)- 부동전 교체 [4]
겨울철 준비 중의 하나가 야외 수도관 동파 방지 조치다. 땅위로 올라온 부분을 스폰치와 방수포 등등으로 감싸주면 된다. 지난 10년 이상 매년 그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서울에 올라갔다가 헛수고를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동전 장치가 되어 있으니까 따로 보온조치를 하지 않아도 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걸 왜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지, 이런 걸 두고 헛똑똑이라고 한다. 오늘 오후에 우리 야외 수도관이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오래되어서 그런지 아무리 부동전 꼭지를 잠가도 잠가지지 ...
원당일기(360)- 마을회관 [5]
우리 원당의 숙원 사업이었던 신축 마을회관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했으니까 거의 일년반이나 걸렸다. 영천시에서 건축비를 대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 화려하거나 거창하지는 않으면서 시골 마을에 잘 어울리는 단아한 건물이다. 오른쪽 길 옆이 개울이다. 이 길을 따라서 100미터쯤 가면 버스 회차하는 마을 광장이 나온다. 거기서 왼편으로 꺾어올라가면 우리집이다. '마을회관' 건물인줄 알았는데, 간판을 보니 '원당리 경로당'이다. 젊은 사람은 제외된다는 뜻인가. 이름이야 어쨌든지 마을 ...
원당일기(359)- 텃밭 늘리기 [4]
오늘 오전에는 테니스장에 다녀왔다. 비, 눈, 진눈깨비, 우박이 바람을 타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으나 구장에서 이리저리 뛰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2승1패! 오후에는 텃밭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작년부터 늘리고 싶었으나 아내의 허락을 얻지 못해서 미루다가 무와 배추 작황을 본 아내의 허락이 이제 떨어졌다. 땅이 젖어 있어서 일하기는 좋았다. 첫 단계는 끈으로 작업 범위를 정하는 일이다. 아래 사진에서 붉은 끈이 그것이다. 오늘은 일단 블럭 펜스 작업만 했다. 끈을 따라서 세멘 블럭이 들어갈 자리를 삽으로 ...
원당일기(358)- 겨울비 [2]
어제 깊은 밤, 또는 오늘 새벽부터 시작한 겨울비가 대략 오전 9시까지 내렸다. 이럴 때는 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서야 하는데, 오늘은 기회를 못 잡았다. 대신 집 마당을 한바퀴 돌면서 겨울비 풍경을 느낄 수 있었다. 아래는 뒤꼍 처마 끝에서 내리는 가느다란 물줄기다. 가는 물줄기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 상태로 떨어지는 모습이 귀엽지 않은가. 물을 보고 만지고 느낄 때마다 신비감을 감출 길 없다. 형태가 주변 환경에 따라서 자유자재로 변한다. 온도에 따라서 고체와 액체와 기체가 되기도 한다. 탈레스가 ...
원당일기(357)- 겨울 준비
11월25일 겨울 준비 지난 11월7일이 24절기 중 19번째 입동(立冬)이었다. 입동부터 겨울이 시작한다고 하나 실제로는 11월 말이나 12월 초가 겨울 시작이다. 이번 한 주간은 겨울 맛을 느낄듯하다. 아래는 영천 원당 주간 날씨 예보다. 오늘 밤과 내일 오전에 비가 내린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서 눈이 내리기도 할 것이다. 주중에 최저 기온이 0도 가까이 내려가고, 토요일과 주일은 마이너스로 내려간다고 하니 옥외 수도꼭지와 수도계량기에 보온 작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집 마당에 살던 하...
원당일기(356)- 늙음
2008년도로 기억하는데, 대구성서아카데미 어떤 회원과 대화하는 중에 ‘나는 내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하자 그가 하는 말이 ‘아니요. 50대 중반인데 뭐가 나이가 많다고 그래요. 우리 아버지는 60대 후반인데도 정정하신대요.’였다. 그때로부터 16년이 흘렀다. 그러고 보니 서울샘터교회도 12월 첫 주일이면 창립 16주년이다. 나는 오십 대 중반에서 칠십 대 초반이 되었다. 늙음의 객관적인 기준을 잡기는 쉽지 않다. 개인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건강이나 정신세계에도 개인 차이가 크지...
원당일기(355)- 외식 [2]
어제 모처럼 북안면에 나갈 일이 있어서 아내와 함께 외식을 했다. 대여섯군데 식당이 있는데, 이번에는 새로 생긴 식당이 눈에 들어와서 들어갔다. 간단한 정식이다. 8천원짜리다. 반찬이 정갈하고 맛도 일품이었다. 아래 사진이다. 저렇게 알맞게 데쳐서 상큼하게 무쳐낸 콩나물무침은 오랜만이다. 기본 식사로 어딘게 부족한 사람은 1만원짜리 불고기무침이나 파전을 곁들여도 좋다. 손님 서빙과 계산과 청소까지 도맡은 여사장에게 몇시까지 식당 문을 여느냐고 묻자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라고 한다. 여사장의 성품도 ...
원당일기(354)- 봄꽃 [2]
꽃나무의 봄꽃은 대개 잎보다 꽃이 먼저다. 봄꽃을 피우기 위해서 늦가을과 초겨울부터 준비한다. 아래 사진은 오늘 오후 3시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 집 마당에서 찍은 목련 나무다. 잎이 거의 떨어진 가지들이 겨울 길목의 하늘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저런 걸 ‘존재의 빛’이라고 하지 않겠는지. 가지마다 달린 봉오리가 추운 겨울을 버텨낸 다음 봄이 오면 환한 등불 같은 흰색 꽃으로 화려하게, 눈물겹게, 찬란하게, 우아하게, 사랑스럽게 변신한다. 아래는 봉오리를 클로즈업으로 다시...
원당일기(353)- 알아맞추기 [5]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이벤트를 열겠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피부가 어떤 생명체의 것인지를 정확하게 맞추는 분에게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카톡 쿠폰도 자주 사용되는 거 같더군요. 기대하세요. 먼저 나온 답을 다른 사람이 반복할 수는 없으니 아는 분은 빨리 대글을 다는 게 당첨의 지름길입니다. 내일 이 시간까지 한정입니다.
원당일기(352)- 눈 [2]
요즘 고속도로 운전에 불편을 겪는다. 대형차들이 옆 차선에 있을 때 긴장되기 때문에 운전대를 손에 부담이 될 정도로 꽉 잡는다. 조금이라도 차의 방향이 흔들릴까 염려해서다. 옛날에는 트레일러 같은 대형차가 양옆에 있어도 편안하게 그 사이를 빨리 빠져나가곤 했는데 말이다. 문제는 눈에 있다. 일단 원시가 심해지는 데다가 양쪽 눈의 시력에도 차이가 제법 크다. 보통 돋보기를 쓰면 글씨가 어른거려서 양쪽 눈 시력에 각각 맞춘 돋보기를 쓴다. 이런 눈의 상태가 해가 지날수록 더 심해진다. 60세 정도일 ...
원당일기(351)- 예기치 못한 기쁨 [2]
열흘 전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갑자기 눈높이에서 진한 붉은색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색깔이 보일 철이 아니기에 자세히 보니 장미 한 송이가 ‘철없이’ 피어있었다. 모든 나무와 풀이 색을 잃어가는 지금 저렇게 붉디붉은 원색을 홀로 찬란하게 펼치는 몸짓은 철없는 게 아니라 ‘자신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용기’인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걸쳐서 한 잎 두 잎 껍질을 벗듯 자기의 모든 잎을 떨어내고 며칠 지난 오늘 아침 테니스장에 가려고 현관문을 나서자 반대쪽 가지에, 그러니까 눈에 더 잘 들어...
원당일기(350)- 까치밥 [5]
우리집 마당에는 작은 대봉감나무가 세 그루 있다. 아직은 크기가 작다. 10년 후면 제법 규모가 그럴듯할 것이다. 묘목을 심은 날짜가 각기 다르다. 한 그루에서는 4-5년 전부터 몇 개씩 달리기 시작했고, 둘째 나무에서는 2-3년 전부터 몇 개씩 달렸고, 셋째 나무에는 아무 소식이 없다. 올해는 둘째 나무에 가장 많이 달렸다. 대봉감은 단감과 달리 홍시가 되지 않으면 먹지 못한다. 셋째 나무가 단감나무이기를 기대하는데, 아직 한번도 감을 맺지 않아서 확인은 못했다. 나무에 달린 대봉감이 홍시가 됐는지 아닌지...
원당일기(349)- 바느질 [2]
평소 집에서 입는 생활한복 바지의 주머니 부분이 뜯어져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며칠 전 마음을 가다듬고 꿰맸다. 이런 일에 무슨 마음까지 가다듬는지 이상할지 모르나 웬만하면 헤어지거나 뜯어져도 그대로 입는 습관이라서 그렇다. 먼저 뜯어진 부분의 사진이다. 싸구려라서 나올 때부터 미싱질이 시원치 않은 거 같다. 지금 사진을 자세히 보니 이전에 한번 뜯어진 걸 아내가 수리했던 거 같다. 아내 실력이 부족한지, 내가 너무 거칠게 없었는지 다시 뜯어져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처리한 셈이다. 바지를 뒤집...
원당일기(348)- 4시간의 자유 [2]
매월 첫째 주일에 진행되는 이벤트처럼 11월 첫째 주일인 어제 나는 서울 샘터교회를 방문했다. 다샘교회 예배 후 한 교우가 동대구역까지 데려다주면 동대구에서 서울역까지 KTX를 타고 가서, 서울역에서 지하철 1호선으로 대방역까지 간다. 올 때는 서울 샘터 교우가 서울역까지 데려다주면 거기서 KTX를 타고 경주역까지 와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온다. 기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략 왕복 4시간이다. 그 시간은 완전한 자유다. 집에서는 가족을 챙겨야 하니까 이런 완전한 자유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 어제는 4시...
원당일기(347)- 가을비
오늘 가을비가 내렸다. 조용조용 소리없이 하루종일 똑같은 가을비이나 어리거나 젊은 시절과 달리 늙은이가 된 지금 만나는 가을비는 더 없이 평화롭다. 스페인에서는 50년만의 폭우로 수백명의 인명 피해와 천문학적 재산 피해가 났다고 한다. 여기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과 그 부인 문제로 큰일이 일어나기 일촉즉발이다. 여기 북안면은 면민 체육대회가 열렸다. 비가 조용조용 내려서 그런대로 대회가 진행되었나 보다. 아내는 뒷바라지하러 나갔다 왔다. 내일 새벽까지 가을비는 이어지다가 그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