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8:7

조회 수 583 추천 수 0 2023.12.27 08:27:52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03

18:7

그가 얼마나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으며 사치하였든지 그만큼 고통과 애통함으로 갚아 주라 그가 마음에 말하기를 나는 여왕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결단코 애통함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

 

7절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요한은 로마 제국의 특징을 두 가지로 묘사했습니다. 하나는 자기 영광입니다. 자기의 영광을 구한다는 말은 곧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신구약 성경 전체는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광은 하나님의 존재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시내산에서 모세는 여호와께 이렇게 간청합니다.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 하나님의 존재 양식이자 존재 자체인 영광(히브리어 카봇)은 너무 거룩하여서 직접 대면할 수 없습니다.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33:20) 모세는 여호와의 얼굴은 못 보고 등만 보았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자기 영광을 향한 욕망이 제법 강합니다. 신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에덴동산의 선악과 문제도 사실은 최초 인간의 자기 영광에 대한 열망입니다. 뱀이 이브와 아담에게 나타나서 하나님께서 금지한 과일을 먹으면 하나님처럼 눈이 밝아진다고 유혹했습니다. 그 유혹에 넘어간 최초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이런 일은 인류 역사에서 반복됩니다. 요한은 이를 로마 제국에서 확인하는 중입니다.

둘째는 사치입니다. 이 문제는 3절에서 이미 거론되었습니다. “땅의 상인들도 그 사치의 세력으로 치부하였도다.” 사치는 자기 영광의 한 수단입니다. 자기를 영광스러운 존재로 만들기 위해서, 또는 자기가 영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려고 사치에 떨어집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그것을 의식하는 사람도 있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치의 결과는 자기 영광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위 구절은 자기 영광과 사치에 떨어진 로마 체제에 고통과 애통으로 갚아 주라고 말합니다. 이런 표현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영광과 사치가 하나님 뜻에 어긋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서 고통과 애통에 떨어진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 말입니다. 이 문제는 별로 복잡하지 않아서 인간 삶과 세상을 직관하면 누구에게나 그 답이 보입니다. 영광은 하나님께만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인간의 자기 영광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는 거와 같습니다. 어색한 일입니다. 그 어색한 걸 느끼지 못하면 점점 더 어색하게 되고 결국에는 자기 파멸을 불러옵니다. 정치 권력으로 자기를 절대화하는 독재자들과 종교 권력으로 자기를 절대화하는 사이비 교주가 전형입니다. 그래도 사람(남자)으로 태어났으니까 독재자라는 말을 듣는 한이 있더라도 세상을 한 번쯤 호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7b절에 재미있는 표현이 나옵니다. “나는 여왕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결단코 애통함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누구 말이 맞을까요? 이렇게 생각해보십시오. 영혼의 안식을 삶의 중심으로 삼는 사람이 행복한지, 아니면 힘자랑을 삶의 중심으로 삼는 사람이 행복한지를 말입니다. 서로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연대하거나 선의로 경쟁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삶이 의미 있는지, 아니면 대한민국 정치계에서 보듯이 상대방을 악마화함으로써 얻어지는 반대급부에 도취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삶이 의미 있는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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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4.03.15 16:51:00

자기 영광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으며’(18:7) 주님은 나를 통해 영광 받으시고자 하시는데, 나는 입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내가 영광 받기를 원하는구나. 나의 죄 된 본성은 기회만 있으면 자기 중심적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을꼬. 내 안에는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섭섭한 섭섭이가 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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