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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07
18:11
땅의 상인들이 그를 위하여 울고 애통하는 것은 다시 그들의 상품을 사는 자가 없음이라
하나님의 심판을 11절은 아주 현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새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상인들도 그 도시를 두고 울며, 슬퍼할 것입니다. 이제는 그들의 상품을 살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상품을 팔 수도 없고, 상품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무역선도 이제는 필요 없겠지요. 상인도 필요 없고요. 그런 일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나 술집이나 여관도 문을 닫게 될 거고요. 사치와 치부로 돌아가던 로마 체제의 붕괴입니다.
우리가 몸담은 자본주의 체제는 순전히 상품 거래로 유지된다고 해도 잘못이 아닙니다. 가능한 한 대량으로 생산하고, 가능한 한 빠르게 상품을 운송하고, 가능한 한 대량으로 소비하는 체제입니다. 스마트폰 기술이 덧붙여져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무슨 상품이든지 빛의 속도로 배달됩니다. 많은 이들이 소비 중독 증상을 보입니다. 하루라도 새로운 상품을 손에 넣지 않으면 불안한 겁니다. 그런 삶의 방식을 전혀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상품 논리가 우리의 의식까지 철저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요한이 반복해서 비판하는 우상숭배가 바로 이런 삶이겠지요. 우상숭배의 끝은 ‘울고 애통하는 것’입니다. 영혼의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에 매달리니까 노예도 이런 노예가 없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