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08
18:12
그 상품은 금과 은과 보석과 진주와 세마포와 자주 옷감과 비단과 붉은 옷감이요 각종 향목과 각종 상아 그릇이요 값진 나무와 구리와 철과 대리석으로 만든 각종 그릇이요
여기 12절과 13절에는 당시에 가장 고급스러운 물품이 열거되었습니다. 12절에 열거된 물품은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는 값비싼 보석 종류입니다. 금과 은과 보석과 진주는 지금도 부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물품입니다. 둘째는 당시 귀족들이 몸에 걸치는 옷의 원단 재료로 보입니다. 고운 모시와 자주 옷감과 비단과 붉은 옷감이라고 했습니다. 로마 귀족들이 등장하는 영화에 저런 옷감을 걸친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셋째는 그릇 종류입니다. 그릇 재료가 고급입니다. 향나무나 상아로 만든 기구, 값진 나무와 구리와 쇠와 대리석으로 만든 그릇이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요즘 우리는 상류 1%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로마 귀족들 못지않게 갖추고 삽니다. 명품은 아니나 그런대로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집안 곳곳 쌓여 있을 겁니다. 로마 귀족들이 채 누리지 못한 것들도 많습니다. 냉난방이 갖춰진 집은 로마 귀족들도 누리지 못했습니다. 황제도 상상할 수 없었지요. 비행기를 타고 유럽 여행도 가능합니다. 치아가 썩으면 임플란트를 해 넣을 수도 있고요. 우리는 지금 황제처럼, 아니 그들보다 더 화려하게 사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존재의 용기(courage to be)와 존재의 기쁨(joy to be)에 더 가까이 간 거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차원의 깊이로 들어가는 게 최선의 삶이 아닐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