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8:18

조회 수 525 추천 수 0 2024.01.12 07:29:32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14

18:18

그가 불타는 연기를 보고 외쳐 이르되 이 큰 성과 같은 성이 어디 있느냐 하며

 

요한은 바벨론이, 실제로는 로마가 불에 탈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그가 그 유명한 로마 대화재 장면을 머리에 그리면서 18절을 기록하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직접 목격했을 수도 있고, 간접으로 전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로마 대화재는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를 뒤흔들 정도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64719일에 일어난 화재가 일주일이나 지속했다고 하는데, 화재의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네로는 흉흉해진 민심을 수습하려고 그리스도인들에게 방화 혐의를 돌렸습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순교 당했습니다. 베드로가 로마 대화재 사건과 연루되어서 순교 당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네로의 그리스도교 박해라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바울도 60년대에 죽었고, 어찌 된 영문인지 예루살렘 교회 수장이었던 예수의 동생 야고보도 그 시기에 죽었고요. 60년대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아주 큰 위기였습니다. 어쨌든지 네로는 이를 기점으로 그리스도교를 박해한 최초의 황제라는 악명을 얻었습니다. 요한계시록에도 네로를 적그리스도로 암시하는 대목이 여럿 나옵니다.

위 구절을 개인의 영적 실존과 연관해서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언젠가 불에 타고 연기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실제 우리의 몸도 그렇게 됩니다. 요즘은 매장 방식이 아니라 화장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무리 건강하고 외모가 출중해도 이런 운명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우리 몸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업적도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 큰 성과 같은 성이 어디 있느냐?’라는 감탄사도 무의미합니다. 크면 클수록 무너지는 충격이 더 큽니다. 우리의 삶이 허무하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운명이 전적으로 하나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듯이 하나님 안에서만 몸의 부활과 영생을희망하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몸의 부활은 무엇이고, 영생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을 건성으로가 아니라 실제로 알고 믿는다는 이 세상의 그 어떤 세력으로부터도 위협받지 않을 겁니다. 궁극적인 자유와 안식 안으로 들어가는 거니까요. 그리스도교에 관해서 우리는 생각하고 배워야 할 게 참으로 많습니다.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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