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271) 12:47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아니할지라도 내가 그를 심판하지 아니하노라 내가 온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함이 아니요 세상을 구원하려 함이로라.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않으면 이라는 문장만 본다면 내가 그를 심판하리라.”라는 말씀이 이어지리라 예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심판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온다. 이유는 예수가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게 아니라 구원하려고 왔기 때문이다. 48절에 심판은 하나님의 몫이라는 말이 나오기는 하지만, “내가 그를 심판하지 않겠다.”라는 발언은 의외다. 요한복음은 이미 초반에 이 사실을 짚은 적이 있긴 하다.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3:17).

요한복음 기자가 예수의 말을 이렇게 전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이 있었으리라 추정된다. 당시 교회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가장 큰 어려움은 70년 예루살렘 붕괴 이후 새롭게 구심력을 갖춘 유대교의 바리새파 세력으로부터 받은 압박이었다.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렀던 교회는 유대교와 맞서 싸우기에는 힘이 너무 약했다. 자신들이 믿는 예수가 하늘의 권세를 지닌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자신들을 압박하는 이들을 심판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수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존재인가, 이런 의문에 떨어진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요한복음 기자는 이들을 설득해야만 했기에 예수가 심판하러 온 게 아니라 구원하러 왔다고 말한 게 아닐는지. 이게 정확한 해석인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다. 참고로 한마디 붙인다면, 요한복음은 그것을 기록한 사람의 설교로 읽는 게 옳다. 여기에 나오는 예수의 발언 전체가 예수에게서 직접 나온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서 앞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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