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 권위 있는 가르침

조회 수 1995 추천 수 26 2006.06.02 23:40:50
2006년 6월2일 권위 있는 가르침

뭇 사람이 그의 교훈에 놀라니 이는 그가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 (막 1:22)

마가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교훈에 놀란 이유를 그의 가르침이 서기관들과 달리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서기관들의 가르침에는 권위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게 좀 이상합니다. 서기관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전문적으로 가르치던 사람들이었거든요. 오늘의 신학 박사쯤 되는 그들의 가르침이야말로 권위가 담보되어 있고, 거꾸로 별로 이렇다한 학문적 배경이 없었던 예수님의 가르침은 신빙성이 없어야만 했는데, 마가는 그 상황을 완전히 거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는 서기관들을 무조건 매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그들은 매우 성실한 학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의도적으로 민중들을 힘들게 하거나 자신들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호도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분적으로는 그런 서기관들이 없기야 했겠습니까만 그들이 예수님에게 책망을 들었다는 이유로 그들을 총체적으로 부패한 사람들로 전제하면 곤란합니다. 참고적으로 복음서에서 매사에 예수님과 충돌하는 사람들로 묘사되는 바리새인들도 사실은 그 당시에 썩 괜찮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이 서기관들과 달랐다는 마가의 보도가 과장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가는 정확하게 보았습니다.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정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없는 인식론적 한계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가르침은 세련되긴 했지만 권위가 없었습니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그들의 신학적 지식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신학적 지식이 없었던 어린아이들과 죄인들은 예수님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신학무용론을 설파하는 게 아닙니다. 신학이 뒷받침되지 않는 신앙은 미몽이나 광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모둔 사람들이 고도의 신학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단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거나, 아니면 세상에서 축복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고, 그런 세상을 희망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믿고 있는 그 하나님과 그 미래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노력은 신학을 통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신학이 영적인 현실에 근거하지 않는 경우에 단지 정보에 떨어질 염려가 많습니다. 마가가 지적하고 있는 서기관들의 가르침은 바로 정보로서의 신학이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많은 정보 말입니다. 신앙생활에 관한 많은 정보 말입니다. 이런 정보는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억압하기 때문에 참된 의미에서 권위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이에 반해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생명의 실질과 연관되었기 때문에 사람을 살리는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마음을 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가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든, 창녀이든, 세리이든, 죄인이든 상관없이 생명을 얻을 수 있게 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보에 머물러 있는지 아니면 생명의 실질로 깊이 들어가고 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도, 헌금, 봉사, 직분 등등, 교회생활에 적응하는 걸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큰 착각입니다. 그런 서기관의 가르침에 불과합니다. 신앙에 관한 정보는 많지만 생명의 신비와 기쁨에 대한 깨달음이 없는 신앙입니다. 이건 단지 감정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는지 아닌지의 문제입니다. 이런 차이를 우리가 알기는 알고 있을까요?

주님, 정보가 아니라 깨침의 신앙 안에서 살기 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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