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6일-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조회 수 1779 추천 수 47 2006.06.06 23:16:08
2006년 6월6일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예수께서 꾸짖어 이르시되 잠잠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시니 (막 1:25)

예수님은 귀신들린 사람을 향해서 잠잠하고 말씀하시고, 이어서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귀신들린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 자리하고 있는 귀신을 향한 말씀이겠지요. 이런 묘사만을 근거로 본다면 결국 귀신은 장소 이동이 가능한 어떤 실체인 셈입니다. 군대귀신(레기온) 들린 사람 이야기에서도 그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와서 돼지 떼에게로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성서의 이런 보도를 귀신의 실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했던 고대인들의 생각을 문자의 차원에서 우리가 그대로 추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여기 인형과 놀고 있는 한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인형에게 말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인형을 대신해서 자기가 자기에게 대답합니다. 이 아이는 인형과 정서적으로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인형과의 대화가 실제로 발생하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는데도 그런 식으로 세계를 이해한다면 정신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대인들의 세계관을 오늘 우리가 그대로 흉내 낸다면 그건 정신적으로 미숙하다는 증거일 뿐이지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대인들의 세계관이 미숙하기 때문에 이런 축귀에 관한 보도를 완전히 무시해도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성서기자들은 영적으로는 아주 성숙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귀신을 실체로 이해했다는 것은 인간을 불행으로 떨어뜨리는 어떤 존재론적 힘을 의식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태도는 영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삶과 그것을 파괴하는 악,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세계를 나름으로 해명하려고 노력한 그들의 영적인 태도를 배워야합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우리 개인과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행의 원인이 어디 있을까요?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인간이 놀랍도록 계몽되었는데도, 풍요로움이 넘치는 세계가 되었는데도 인간은 계속해서 악을 생산합니다. 인간을 불행으로 끌고 들어가는 어떤 악한 실체의 존재론적 근원을 전제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들은 설명되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악의 존재론적 근원과의 싸움입니다. 그 싸움은 곧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사는 것입니다. 귀신을 향해서 이렇게 외쳐야합니다.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어떻게 우리는 귀신들린 사람을 귀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예수님이 아니기 때문에 말만으로 그런 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물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도 그런 능력을 주셨다고 했지만 그것은 귀신으로 표상되는 악과의 투쟁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런 능력이 우리의 소유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축귀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귀신을 분리하는 일입니다. 그 사람이 생명을 향해서 존재론적인 변화를 얻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기독론적으로 말한다면, 그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받아들이고 궁극적인 생명에 희망을 품고 살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일이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요즘 예수를 잘 믿는다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반생명적일 때가 오죽 많습니까? 십자가와 부활에 근거해서 살아간다 하면서도 승리주의에 도취되고, 세속주의에 찌드는 사람들이 오죽 많습니까? 이런 점에서 축귀능력은 일단 더러운 귀신의 실체가 무엇인지 예민하게 분별하는데서 시작하는 것 같군요. 그것이 곧 참된 그리스도교 영성이겠지요. 오늘 우리가 몰아내야 할 귀신은 무엇일까요?

주님, 참된 의미에서 우리에게 축귀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6339 6월2일- 권위 있는 가르침 [1] 2006-06-02 5000
6338 6월2일- 권위 있는 가르침 2006-06-02 1992
6337 6월3일- 귀신들린 사람 [1] 2006-06-03 3877
6336 6월3일- 귀신들린 사람 2006-06-03 2177
6335 6월4일- 예수의 행위와 정체 2006-06-04 3621
6334 6월4일- 예수의 행위와 정체 2006-06-04 2221
6333 6월5일- 잠잠하라. [3] 2006-06-05 4362
6332 6월5일- 잠잠하라. [3] 2006-06-05 2088
6331 6월6일-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2006-06-06 3751
» 6월6일-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2006-06-06 1779
6329 6월7일- 귀신 발작 2006-06-07 3872
6328 6월7일- 귀신 발작 2006-06-07 2085
6327 6월8일- 서로 묻다. 2006-06-08 4068
6326 6월8일- 서로 묻다. 2006-06-08 1973
6325 6월9일- 귀신이 순종하는 언어의 능력 [4] 2006-06-09 3617
6324 6월9일- 귀신이 순종하는 언어의 능력 [3] 2006-06-09 1931
6323 6월10일- 예수의 소문 2006-06-10 3474
6322 6월10일- 예수의 소문 2006-06-10 1818
6321 6월11일- 시몬 형제의 집 [1] 2006-06-11 3993
6320 6월11일- 시몬 형제의 집 2006-06-11 171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