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7일- 귀신 발작

조회 수 2085 추천 수 25 2006.06.07 23:06:31
2006년 6월7일 귀신 발작

더러운 귀신이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키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오는지라. (막 1:26)

귀신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지만 옛날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요즘도 어린아이들, 특히 소녀들이 귀신 이야기를 자주 하긴 합니다. 심지어는 가족사진에 오랜 전에 죽은 사람이 나타났다는 식의 이야기들은 공중파를 타기도 합니다. 그런 걸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우리의 삶이 불안하기도하고, 불확실하다는 의미이겠지요.
오늘 이야기도 묘사된 그것만을 따른다면 어떤 사람이 실제로 귀신이 나가는 장면을 직접 보고 쓴 것 같이 보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보이지 않는 영으로 생각하듯이 귀신도 역시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통치를 우리가 인식하듯이 악한 힘의 작용도 역시 인식할 수는 있겠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악한 영의 활동은 우리가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긴장이 있습니다. 악한 영의 활동을 인식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떤 실제로서 활동하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실체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걸 우리가 인식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요?
마가는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켰다고 설명합니다. 경련은 곧 발작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긴 하겠지만 우리도 그런 발작을 일으킬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가벼운 발작은 히스테리이겠지요. 신경이 지나치게 과민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사람은 합리적인 생각을 못하고 더러운 귀신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그게 개인적으로도 나타나고, 집단적으로도 나타납니다. 옛날에 비해서 노처녀의 히스테리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심한 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자기 아이를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뜨린다거나 사업의 부도로 자기만이 아니라 일가족 전체를 차에 태우고 강으로 뛰어드는 것도 역시 발작입니다.
발작은 종교적인 영역에서도 일어납니다. 제가 어렸을 때 경험한 소위 전도관에서는 몇 시간씩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면서 찬송을 부르더군요. 거의 기계와 같습니다. 1992년의 다미선교회 사건도 역시 종교적 발작이겠지요. 중세기 때의 십자군 전쟁이나 마녀재판은 전형적인 발작이겠지요. 정통교회 안의 발작적인 증세는 없을까요? 한국교회에서 보이고 있는 반공주의는 유사 발작일지 모릅니다.
가장 심각한 발작 현상은 아무래도 정치적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히틀러의 게르만 민족을 중심으로 한 신성로마제국 이데올로기는, 거기에 기대서 일어난 유대인 학살은 인류 역사상 대표적인 발작이요 광기로 기록됩니다. 모든 전쟁은 사실 더러운 귀신이 일으키는 발작입니다. 남북분단 체제를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한민족의 정신적, 물적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남북의 모든 사람들은 이런 귀신에 사로잡혀 있는 건지 모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는 지금 생태계의 발작 증세를 눈여겨보아야 할 때인지 모르겠군요. 지금 새만금이 그런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생태 근본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문명을 적대적으로 여기지는 않지만, 새만금 갯벌을 죽이면서까지 경제적 이득을 챙겨야겠다는 주장에는 기겁을 하겠습니다. 정치인으로부터 법조인까지,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그쪽에 사는 민중까지 한통속으로 이런 일을 밀어붙인다는 건 더러운 귀신의 발작이 아니고서는 이해가 안 됩니다.
우리는 발작 증세 앞에서 무기력합니다. 기도를 드리는 것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이건 패배주의가 아닙니다. 재림의 주님이 최후 승리자라는 믿음에서 나온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이 구체화할 수 있도록 우리의 힘이 닿는 대로 최선으로 투쟁하고 연대해야겠지요.

주님, 더러운 영이 발작을 멈추도록 말씀을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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