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8월16일

조회 수 671 추천 수 0 2020.08.17 20:37:17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816, 성령강림 후 11

 

1) 가나안 여자- 오늘 설교 중에 가나안 여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오늘 교회력에 따라 주어진 성서일과(lectionary)셋째말씀인 마 15:21-28절의 내용입니다. 그 내용이 둘째말씀”(11:1-2a, 29-32)을 본문으로 한 설교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딱 들어맞는 복음서 이야기입니다. 같은 주제를 놓고 로마서는 신학적으로 해석했다면 마태복음은 스토리텔링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가나안 여자 이야기가 이번에 저에게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성경은 읽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서 늘 새롭게 말을 하는 게 맞습니다.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는다는 이방인 가나안 여자의 표현은 비굴한 게 아니라 가장 깊은 영성에 들어간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고백이자 외침입니다. 사람은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새롭게 보일 겁니다. 저도 이런 고백으로 살고 싶습니다.

 

2) 확진자- 주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자칫 세계에서 모범으로 불리던 K방역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수도권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교회가 가장 큰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대구 경북은 비교적 조용한 편입니다. 대구에서는 오늘(816)까지 지난 한 달 반 동안 지역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16일 중앙 질본에 잡힌 대구 1명은 실제로는 서울 거주자입니다.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서 걱정됩니다. 우리 교회가 현재는 현장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고 있지만, 다시 현장예배를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구샘터교회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원래 소규모 모임은 없었고, 예배 중에도 찬송가를 크게 부른다거나 통성기도가 없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담임 목사인 저는 평소 원당 골짜기에 격리되어 살기에 확진자를 대면할 기회가 전혀 없다고 해야겠지요. 수도권에 확진자가 늘었다고 해서 정부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을 펼치기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코로나19는 너무 강하게 치료하면 몸의 면역체계가 망가지고, 너무 약하게 치료하면 암세포를 제거할 수 없는 항암 치료와 비슷합니다. 적당한 수위로 대처하면서 조용해지는 시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허둥대지 말고 갈 데까지 잘 가봅시다.

 

3) 성경 읽기- 지난 토요일 아침에 성경봉독자인 방*수 집사에게서 문자를 받았습니다. 교회 홈페이지에서 교회 주보를 보고 질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성시교독에서 ‘11-12이 아니라 ‘11-12인 것 같다고 말입니다.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보통은 정*진 장로가 교정을 볼 때 이런 거는 다 잡아내는데, 이번에는 놓친 걸 방 집사가 짚어냈습니다. 조금 후에 다시 문자가 왔습니다. “둘째말씀에서 ‘11:1-2()’‘11:1-2()’이 아닌가 하고요. 맞습니다. 이렇게 해서 주보는 깨끗하게 나왔습니다. ()이나 ()라는 표기가 간혹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한 절에서 어디를 끊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11:2()이면 “ ... 버리지 아니하였나니...”까지입니다. 방 집사는 그 뒤에 나오는 “ ... 말한 것을 알지 못하느냐...”까지 한 문장을 더 읽더군요. 우리말 성경의 번역이 애매해서 이렇게 착각할 수 있습니다. 예배 전 예배 담당자들과 인사하고 기도할 때 제가 확인했어야 했는데, 깜빡했습니다. 성경봉독하는 방 집사의 목소리가 좋더군요. 굳이 설교하지 않아도 봉독만으로 우리에게 은혜가 밀려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4) 국악 찬송- 오늘 함께 부른 국악 찬송 <너는 기도했나>는 처음 대하는 찬송가입니다. 예배 전에 한 번 연습했어야 했는데, 제가 깜빡했다가 그 순서가 되어서 연습하지 못한 걸 알았습니다. 헤매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자연스럽게 불렀습니다. 잘 불러서 좋기는 한데, 조금 이상했습니다. 멜로디가 어렵지 않았든지, 개인적으로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집에 오면서 제 아내가 그러더군요. , 설 집사 부부가 직접 불러서 그 파일을 교회 밴드에 올렸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렇지, 처음 대하는 찬송을 저렇게 익숙하게 부를 수 없었거든요. 이 국악 찬송가는 830일 주일에도 한번 더 부를 겁니다. , 설 집사, 수고 많았습니다.

 

5) 청양고추- 팔공산 뒷자락에서 텃밭을 가꾸는 이, 신 집사 내외가 청양고추를 한 광주리 가져왔습니다. 아마 일반 풋고추도 있었을 겁니다. 여러 색깔의 방울토마토도 보였습니다. 겉으로 봐도 윤기가 반짝거리는 게 완전히 보석처럼 보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집사람이 청양고추가 필요하던 차에 잘됐습니다. 집에 와서 청양고추에 코를 대보니 매콤한 맛이 짜릿할 정도로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청양고추를 음식에 조금씩 넣으면 입맛을 돋우리라 기대됩니다. 교우들이 방울토마토와 고추를 조금씩 나눠서 돌아갔습니다. 두 주일 전에 찐 옥수수를 가져왔다가, 목사는 맛도 못 봤다는 말을 듣고 찰옥수수 세 개를 다시 쪄서 저의 집으로 보내준 집사가 계시네요. 저는 올해 처음으로 옥수수를 먹었습니다. 올해만이 아니라 수년 만에 처음인지 모르겠습니다. 고소하고 구수하고 짭짤하고 달콤했습니다. 내년에는 저도 옥수수를 마당에 심어볼까 합니다. 흙이 문제입니다. 돌이 많고, 진흙이라서 배수도 잘 안 됩니다. 처음 이사 와서 마사토를 넣기는 했지만 잘 안 바뀝니다. 사람이 잘 안 바뀌듯이!

 

6) 예배 후 풍경- 예배 후 교회 풍경이 어떤지 다 짐작하시겠지요? 저는 마스크를 다시 쓰고 현관에서 눈빛과 머리 숙이는 방식으로만 인사를 나눕니다. 악수는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가 주먹 악수를 나누기도 합니다. 교우들끼리도 서로 눈인사를 하고 교회를 빠져나갈 분들은 빠져나갑니다. 재정부장은 앞자리에서 헌금을 계수합니다. 요즘은 대다수 교인이 온라인으로 헌금하기에 계수하기가 아주 간단할 겁니다. 반주자는 사회자의 마지막 멘트가 끝난 뒤에 후주를 일정한 시간에 하고 내려옵니다. 동영상 담당자도 컴퓨터를 끄고 앰프를 끕니다. 마 집사가 동영상 담당자 이 집사와 의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군요. 저도 앞으로 가서 끼어들었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선이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그걸 올려놓을 책상이 하나 필요하고, 칸막이도 필요합니다. 그걸 의논하고 있더군요. 사회자석을 다른 쪽으로 옮기는 게 좋은지도 잠깐 의논했습니다. 저는 온라인 예배 화면 구성에 관해서 의견을 냈습니다. 예배 준비위원들은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정 장로는 분무기로 소독제를 탁자에 뿌렸습니다. 제습기를 다시 돌리고, 타이머 선풍기도 돌립니다. 이런 장면들이 조금 진행되면 남은 교인들의 숫자가 확 줍니다. 마지막으로 운영위원장 정 장로가 교회 문을 잠그는 것으로 주일 공동예배의 모임이 다 끝납니다. 그 풍경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군요. 꿈이었는지, 실제였는지.

 

7) 광복절 집회- 보통 때는 예배 후에 몇몇 교우들이 남습니다. 그분들과 단골집인 칼국수 집에 가서 각자 취향대로 점심을 먹습니다. 비용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각자 냅니다. 식후에 헤어지기 섭섭하여 교회 1층의 카페로 가서 담소를 나누다가 집에서 저녁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에 흩어집니다. 보통 8-10명 사이의 교우들이 남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인지 미리 흩어졌습니다. 저희 부부와 김, 성이라는 두 권사만 남았습니다. 오늘은 네 사람이 이전의 방식대로 친교를 나누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60대입니다. 카페에 손님들이 없네요. 시원하고 조용합니다. 화면에 등장하는 어느 여자 성악가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있습니다. , 성 권사들과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좋은 기회였습니다. 네 사람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설교 이야기, 교회를 그만 둔 신자들, 자식과 가족, 코로나19 문제, 대통령 지지율 하락, 대구 사람들의 정치 성향, 급기야 광복절 집회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훈 목사가 결국 일을 저질렀군요. 그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애국심입니다. 지금 대통령과 정권이 나라를 말아먹을 지경이 되었으니 자신들이 나서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주장입니다. 제가 보기에 애국심이라기보다는 애국심을 가장한 종교 장사, 또는 정치 장사라고 해야겠지요. 그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일정한 힘을 얻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극우 정치집단과 극보수 기독교 집단(광신자)의 결탁입니다. 대구 지역의 기독교인 중에 적지 않는 숫자가 이런 전 목사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사실이 유별납니다. 그 교회 집회에는 전국에서 신자들이 모여든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수준입니다. 전 목사가 목회하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교인 4천명 중에 반이 검사받았는데, 감염률이 16%라고 하네요. 오늘 함께하지 않은 모 권사는 어느 모임에서 전 목사 행태를 비판했다가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오후 4시까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차를 마시는 순간 말고는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둡니다.

 

8) 불볕더위- 이번 주간은 불볕더위가 계속됩니다. 보통 겨울철에만 활동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이런 불볕더위에도 기승을 부린다는 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전 바이러스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 됩니다. 딱 맞는 백신을 만들기도 힘듭니다. 오늘은 말이 나왔다면 제가 자꾸 코로나19로 돌아가는군요. 어쨌든지 교우 여러분, 올해 들어 가장 더운 한 주간이 될 테니까 각오하고 견뎌보십시오. 아프신 분들도 힘내시고요. , 딸 결혼을 앞둔 가정도 있군요. 이 소란한 시기에 준비가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6개월 동안 한 번도 얼굴을 못 보거나 소식이 없는 교우들도 있으신 데, 무소식을 희소식으로 알겠습니다. 이 더위에 생업으로 쫓기는 분들을 생각하면 제가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합니다. 다음 주일은 더위가 꺾이기 시작한다는 처서(處暑)라고 합니다.

 

9) 헌금: 83주차(816) 1,110,000(오프라인 10,000원 온라인 1,100,000: 등록교인 회- *)/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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