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2월3일

조회 수 1272 추천 수 0 2019.02.04 19:12:37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23, 주현절 후 4

 

1) 일상의 심연- 오늘(23) 설교 본문의 배경은 게네사렛 호수입니다. 우리에게는 갈릴리 호수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저는 설교문을 작성하기 전에 그 본문의 배경을 일단 상상해봅니다. 넓은 호수, , 그물 정리하는 어부들, 군중, 예수, 물새들, 바람, 헬몬산 등등입니다. 그 모든 것은 우리에게서 늘 일어나는 일상입니다. 그 일상에서 어떤 위대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게 일상의 심연입니다. 지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이 순간도 일상입니다. 제가 이런 공간과 시간 안에서 벌이는 작업은 평범하게 보이겠지만 잘 살펴보면 아득한 세계와 맞닿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일상의 심연입니다. 그 심연에서 예수를 만나는 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2) 강독- 매월 첫 주일에 열리는 신학 강독이 제가 목사로 살아가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공부는 늙어도 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새삼 절감하는 중입니다. 오늘은 세례 요한과 예수, 그리고 요한 제자들과 예수 제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오늘 인상 깊게 다가온 대목은 다음입니다. 세례요한의 하나님 나라 선포와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가 비슷하지만 한 가지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요한의 하나님 나라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를 준비하게 하는 것인데 반하여,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 나라를 점유하는 것입니다. 요한의 하나님 나라에서 회중들은 두려워하고 자기를 돌아보지만, 예수의 하나님 나라에서 회중은 기뻐하고 자신을 하나님 나라에 던집니다. 요한의 하나님 나라는 새벽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이미 밝은 세상이 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3) 청년 모임- 오늘 주보에 다음 주일 설거지 당번이 청년들이라는 소식이 실렸습니다. 알아서 준비하겠지요. 오늘 2시 신학공부 시간을 기다릴 겸 1층 카페에서 몇몇 교우들과 커피를 마시러 올라갔는데, 청년들이 룸에 모여서 왁자지껄 대화를 하더군요. 나중에 들으니 오늘은 저녁 모임까지 진행했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일단 헤어져 각자 볼 일을 보고 저녁시간에 6명이 대구 시내 모처에서 만나 밥 먹고 커피까지 마셨다고 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제가 커피를 사야겠습니다.

 

4) 선우- 두 주일 전쯤인가, 성 권사에게 외손자 이름이 지어졌는지 물었습니다. 작년 1225일에 태어난 외손자입니다. 이름이 아직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다시 물었더니 선우로 지었다고 합니다. 밀양에서 오는 이 집사의 세 남매 중에서 막내 이름이 선우입니다. 이선우, 임선우, 잘 분간해서 불러야겠습니다. 임선우는 이번 부활절(421)에 유아 세례를 받으면 좋겠군요.

 

5) 성찬식- 저는 빵과 포도주가 우리의 마지막 먹을거리일지 모른다는 심정으로 성찬식을 집행합니다. 지구가 더 이상 먹을거리를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고, 우리가 개인적으로 먹거나 마실 능력을 상실하는 순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소박한 먹을거리인 빵과 포도주로 삶을 충분히 만족할 줄 안다면 우리의 인생에는 전혀 새로운 차원이 열릴 겁니다. 다른 이들보다도 우선 목사인 제가 이런 성찬의 존재론적 깊이를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야겠습니다. 교회를 성찬공동체라고 부르는 이유를 날이 갈수록 더 절감하게 되는군요.

 

6) 어린이 설교- 우리교회 어린이들은 매월 첫 주일 통합예배에 참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른들과 예배를 함께 드립니다. 저는 어린이들에게 들리는 설교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들에게 특별한 신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성경 이야기를 인상 깊게 받아들이도록 제가 조금 돕는 겁니다. 오늘날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독교 교육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세상 교육은 과도해지고, 교회 교육은 초라해지거나 비현실적인 데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최소한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기독교 교육이 세상 교육과 대결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기독교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여러 가지 점에서 신앙적으로 본을 보이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한 설교의 내용을 어린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느낌이나 흔적만이라도 그들의 영혼에 남아있기를 기대합니다.

 

7) 재난- 우리 교우들 중에서 큰 슬픔을 당한 이들이 있습니다. 어느 교우는 친정 오빠가 호스피스 병원에 들어갔습니다. 두세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심정이 어떨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오빠라 하니 어릴 때 친구처럼 지냈겠지요. 지금 나이도 젊습니다. 뭐라 위로의 말을 찾기가 힘듭니다. 오빠 되는 분을 제가 모르나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느 교우는 친정어머니가 희귀병에 걸려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머님 나이가 그렇게 많지도 않습니다. 앞으로 투병생활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릅니다.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힘을 내십시오.

 

8) 새 교우- 지난 주일에 교인으로 등록하신 가정이 있습니다. 대구시 동구 방천로에 사는 이상배 신명선 부부입니다. 남편은 오십대 중반, 아내는 다섯 살 젊습니다. 신앙의 연조가 깊고, 슬하에 삼 남매를 둔 부부 사이가 각별한 가정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기존의 교우들과 사귐이 깊어지기를 바랍니다.

 

9) 설날- 이 글을 쓰는 오늘(24)은 입춘(立春)이고, 설날 전날입니다. 우리 집은 조용, 적막합니다. 이거 좋네요. 지난 토요일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된 탓인지 오늘 오후 제가 잠시 들린 영천 시내까지의 도로가 한산했습니다. 영천 재래시장에 나가서 설날에 먹을거리를 조금 마련했습니다. 큰딸 부부와 작은딸이 세배하러 올 테니 한 끼 식사는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재래시장이 앞으로 언제까지 버텨낼지 모르겠으나 인간미가 있어서 나갈 때마다 느낌이 좋습니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먹고 싶었는데, 식사 시간이 어중간해서 14천 원짜리 닭튀김 한 마리를 사들고 왔습니다. 몸살감기로 두 주일이나 교회에 나가지 못했던 집사람이 오늘은 기운을 어느 정도 차려서 시장에 함께 갔었습니다. 염려하셨던 분들에게 많이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모두 복되고 즐겁고 마음 뿌듯한 설날을 보내십시오.

 

10) 예배 참석인원: 90, 헌금: 1,4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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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9.02.05 20:26:01

지금 나이에 몸살감기를 두 주일 만에 이겨낸 면역력이면 매우 건강하신 겁니다.

더욱 체력관리 잘하셔서 두 분 모두 건강한 일상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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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9.02.05 21:43:39

하늘연어 님의 긍정적인 평가를 집사람에게 전하겠습니다.

남은 연휴 기간에도 즐겁고 여유있게 보내십시요.

[레벨:21]beginner

2019.02.06 20:11:02

설 전이라 청년부 설거지하는걸 못도와드리고 빨리 왔어요.
처음 하시는 일이라 제가 안내해드려야 하는데...
주간일지를 보니 잘 하신것같네요^^
청년부에 감사드려요.
오빠와 어머니께서 아프신 두 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사실 저도 오빠가 수술을 앞두고있고 89세 친정어머님은 오늘 내일 하시네요.
동시에 닥친 일이라 마음이 그러네요.
주님의 자비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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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9.02.06 20:56:53

이 권사 님, 설날 연휴 분주하게 보내셨겠군요.

우리 연배는 윗분을 챙겨야 하고

아래 사람을 보살펴야 하니

완전히 낀 세대입니다.

우리 연배가 가장 역동적으로 사는 거라고 할 수 있지요.

청년부 설거지는 짝수달 둘째 주일이니 지난 주일이 아니라 오는 주일입니다. ㅎㅎ

이번에 옆에서 잘 가르쳐주세요.

둘째 딸에게 들으니 오는 주일에 설거지 잘하자고 자기들끼리 작당을 했답니다.

오라버니와 어머님에게 하나님의 도우심이 함께 하기를 저도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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