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5일 이백 데나리온

조회 수 4664 추천 수 13 2007.07.24 23:38:17
2007년 7월25일  이백 데나리온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여짜오되 우리가 가서 이백 데나리온의 떡을 사다 먹이리이까. (막 6:37)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엉뚱한 말씀을 들은 제자들도 물러서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물러서지 않았다기보다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반응이겠지요. 돈도 없는 우리가 이 백 데나리온(1천만 원 상당)어치의 빵을 사와야 되느냐, 하는 반론입니다. 제 삼자가 이 대화를 들었다면 아마 제자들의 손을 들어주었겠지요.
하나님 나라를 향한 주님의 요청과 우리의 현실 사이에는 늘 이런 틈이 개입됩니다. 주님의 요청은 일종의 당위입니다. 거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 말씀에 무조건 순종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것을 담아낼 만큼의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이백 데나리온이 없습니다.  
약간 생각을 돌려봅시다. 제자들에게 이백 데나리온이 있었다면 그들이 마을로 가서 빵을 사왔을까요? 제가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들은 이백 데나리온을 이렇게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개인별로 해결하면 이백 데나리온이 절약되는 마당에, 그리고 앞으로 주님을 위해서 돈 들어갈 일이 많은 상황에서 무리를 먹게 하려고 그 돈을 쓸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제자들에게 믿음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현실을 말하는 중입니다. 이런 제자들과 우리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백 데나리온이 없는 사람이나 그걸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나 모두 무능력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려면, 쉽지는 않겠지만 이백 데나리온이라는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져야겠지요. 주님의 명령을 듣는 시늉만이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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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7.07.24 23:39:39

이틀 동안 출타하는 관계로
이틀치 묵상을 미리 올렸습니다.
모두에게 주의 은총이,
편안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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