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일 백부장의 고백

조회 수 6316 추천 수 0 2009.12.02 23:39:53
 

2009년 12월2일

백부장의 고백


예수를 향하여 섰던 백부장이 그렇게 숨지심을 보고 이르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15:39)


마가복음 기자를 비롯해서 공관복음 기자들은 한결같이 백부장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십자가 아래 섰던 백부장이 예수님의 죽음을 보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했다는 것입니다. 이 백부장이 누굴까요? 십자가 처형을 직접 집행한 사람인지, 아니면 평소에 예수님에게 관심이 있어 소문을 듣고 이 자리에 나온 사람인지 정확하게 말하기는 힘듭니다. 어쨌든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방인 장교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위 구절은 예수님의 죽음이 백부장의 믿음을 가능하게 한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하기가 좀 힘들기는 합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아주 일반적인 죽음에 불과합니다. 이 죽음 앞에서 “엘리 엘리 ... ”하고 외친 모습도 사형수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대체 백부장은 숨을 거두는 예수님의 무엇을 보고 믿음을 갖게 된 것일까요?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는 현상을 그가 본 것은 아닙니다. 성소는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키지만, 십자가 처형 장소는 예루살렘 밖의 골고다 언덕이니까요. 우리는 휘장 현상에서 백부장 이야기의 본래 뜻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휘장 현상은 성전을 상대화하는 것이며, 참된 계시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예수님으로 인해서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뜻입니다. 이방인 백부장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이후 최초로 신앙의 세계로 들어온 사람이었습니다.

백부장 이야기는 우연한 게 아닙니다. 여기에는 초기 기독교의 고유한 정체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방인 기독교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예수 십자가로 인해서 유대라는 한계를 넘어서 온 세계로 확장된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462 주님의 사자(使者), 3월28일 [4] 2006-03-29 9016
6461 바울이 본 환상 file 2016-05-04 8929
6460 복음 (3) 3월25일 [1] 2006-03-26 8922
6459 회개의 세례, 4월3일 [3] 2006-04-03 8757
6458 주의 '길' 4월1일 [2] 2006-04-01 8678
6457 광야 (1), 3월29일 [1] 2006-03-29 8664
6456 광야 (3), 3월31일 [4] 2006-03-31 8156
6455 북안 우체국 file [4] 2013-06-07 8043
6454 원당일기(15) file 2011-06-24 7593
6453 비둘기 같은 성령, 4월16일 [2] 2006-04-16 7455
6452 연필, 1월2일(수) file [62] [1] 2013-01-02 7371
6451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1) [1] 2010-04-07 7367
6450 세례 요한, 4월2일 2006-04-02 7250
6449 요단강 (1) 4월4일 [1] 2006-04-04 7212
6448 짧은 설교문 2019-12-31 7066
6447 원당일기(99)- 벽화(2) file 2020-10-31 7049
6446 광야 (2), 3월30일 [2] 2006-03-30 6995
6445 홍성사에 들린 이야기 [14] 2011-01-20 6992
6444 <원령 공주> file [12] 2015-07-30 6918
6443 산모를 위한 기도, 11월19일(월) [1] 2012-11-19 6832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