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1월2일(수)

조회 수 7676 추천 수 0 2013.01.02 21:43:44

 

5.jpg

 

오늘도 나는 연필로 글을 썼다. 컴퓨터에 글을 쓰기 전에 글의 구도를 잡을 때 나는 연필을 자주 쓴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연필을 잡는다. 밑줄을 긋기도 하고, 중요한 대목 옆에 강조 표시도 한다. 성경을 읽을 때는 색연필을 사용할 때도 있다.

나는 연필을 잡을 때마다 황홀하다. 내가 무엇을 손으로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지 모른다. 그런 단순한 행동도 할 수 없을 때가 곧 오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특히 연필을 잡는다는 것은 나의 전체 삶이 담겨 있는 행위다. 평생 연필을 쥐고 살았으니 말이다. 연필을 잡을 때마다 어릴 때의 장면들이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른다. 나는 삼선국민학교에 입학해서(당시는 초등학교라 하지 않았다.) 5학년 1학기 때까지 다녔다. 오십년 전 일이다. 그때 있었던 몇 가지 에피소드는 아직도 생생하다. 언젠가 매일묵상에 그걸 쓸 날이 올 것이다.

당시 연필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었다. 연필의 질은 형편없었다. 흑심이 너무 거칠어서 글씨를 쓸 때는 침을 묻혀야만 했다. 때로는 공책이 찢어지기도 했다. 책받침도 필수품이다. 부자집 아이들의 연필은 달랐다. 간혹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연필을 들고 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침을 묻히지 않아도 되고, 연필 끝에 고무가 달려 있었고, 나무도 부드러워서 칼로 깎기도 쉬웠다. 연필 따먹기는 우리의 일상이었다.

저 연필을 보라. 저것은 우주다. 나무와 흑심과 도료와 고무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양은 철판은 우주에서 온 것이다. 저 연필을 내가 손에 쥐고 글을 쓸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이가 들면서 사물에 애착이 깊어지는 것 같다. 그것이 사랑인가, 애착인가. 아마 내가 사물이 되어간다는 무의식이 그렇게 작동되는가보다. 올해도 연필과 더 친해지고 싶다. 어쩌면 저 연필은 나 자신인지 모른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1.26 21:27:09

와, 2c120 님은 정말 글을 재미있게 쓰시네요.

변호사나 검사의 논고를 읽는 느낌이에요.

함께 대화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

다른 꼭지글로 한번 대화를 시작해보면 어떨지요.

이왕 말이 나왔던 거니

솔로몬의 예표론을 주제로 하면 어떨까요?

제가 먼저 꼭지글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솔로몬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좀 과감하게 글을 쓸 수도 있어요.

원하시면 여기에 대글로  '예스' 해 주세요.

님은 글을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이든지,

아니면 천부적으로 그런 은사를 타고 난 분인 것 같네요.

답을 기다립니다.  

 

[레벨:7]2C120

2013.01.27 01:10:43

아, 네, 정 용섭 목사님, 안녕하세요
 
"글을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 같은 거하곤
전혀 거리가 멀게 살아 온 사람이란 게 '진실'이란 점에 대해선
곧바로 밝혀 드릴 수 있겠고... ^^
"천부적으로 그런 은사를..."에서의 "그런"이란, 물론
앞 구절의 "전문적으로 글 쓰는"과 연계될 수 있는 관형어로서가 아니라
반어법으로 사용하신 표현이란 것,
그것도 잘 알아 듣겠습니다. ^^
수사법상 반어법으로 에둘러 말씀하실 수 있으셨을 측면,
좀 엄정한 표정의 문체로 가게 되고 마는 그런 모습의 측면이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의 교제와 상호 공급을 위한 유용한 통로로서의 기능이란 부분에선
대체로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되기 쉽다는 사실에 관해
저도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만... 음..
종종 제가 좀 그렇게 되고 맙니다. 그러니...
그에 따라,
확실히, 필자 입장에서는 두 번 다시 쳐다보고 싶지도 않고
전혀 마음에 안 드는 '그런' 글(?) 흔적 따위, 어디 밖에다 흘리고 다니는 것, 
정말로 질색으로 아는 사람이
또 그만,
정작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의 진지한 토론과 교제의 대화 들어가기도 전에
그런 대화(?) 글(?) 흔적이나 본의 아니게 흘려 떨어뜨려 놔 두게 된 결과로도 되어 버려서..
그렇게 '되고 만' 경우가 아니라 그렇게 '되어야만 했던' 경우라 이해하더라도
필자 입장에선 마찬가지로, 그 부분에선 결과적으론 필자 자신을 위해서나
그분의 몸을 위해서나
"하나님의 목적"('Acts 13:36a' as you mentioned through your version, NASB)을 위해서나
별로 플러스도 아니 되는 듯하니... (계 22:11)
(.............................)
어쨌든 모쪼록,
이런저런 제 쪽의 그 같은 부족한 부분들이
다 합력하여 결국 그분의 선을 위해 쓰여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말씀하신 솔로몬 예표 관련한 대화에 관해서라면
목사님께서 읽어 보라고 링크 걸어 두신 설교 내용 포함해서
저도 앞으로 목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더 살펴볼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한데, 이미 말씀 드린 대로 저로서는 그보다도,
솔로몬 예표라든가 회복 교회 신앙 내용이라든가 하는 등의
이 사이트에서 기왕에 언급되고 있던 내용이 아닌 별도 화제를 놓고 하는
그런 대화보다는,
아직 몇 편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목사님이 이미 하신 몇몇 설교 내용들에 더 우선적인 관심이 가는 터라서
혹 이 공간에 들어와 더 둘러볼 시간이 허락된다면
관심 가는 그 같은 설교 내용들에 관해 배우는 심령으로 질문도 드려 보고
또 그에 대한 부연 답변도 들으면서
더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는데요,
 
그 다음에
혹 더 교제 나눌 여건이 허락되고 또 목사님도 괜찮시다면
회복 교회의 신앙 내용 관련한, 성경 이해 관점의 그 같은 차이 등등에 관해
다른 꼭지글로 자연스럽게 더 대화가 진전되는 게 어떨까 합니다. ^^

profile

[레벨:20]굶주린 늑대 

2013.01.27 01:32:49

2C120님 안녕하세요?

 

아직 다비아 초보라서 신학에 관해 많이 부족하지만,

다비아가 아닌 다른 곳에서

구약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해석을 본적이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이삭의 탄생부터 요셉의 고난,

여호수아의 가나안 진출,

평생을 나실인으로 산 삼손과 사무엘,

이스라엘의 정통 왕인 다윗 등등

 

연결고리를 설명하기 어려워 그렇지 언급하지 않은 많은 인물들이

그리스도의 예표라는 해석은 많이 보았습니다.

 

회복교회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회복교회 교리와 솔로몬 예표는 별개의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용섭 목사님의 제안처럼

다른 글에서 자세히 이야기해주시면

좋은 신학적 토론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급하게 하실 필요는 없으니

2C120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관심있어하시는 글들을 읽으신 후

천천히 하셔도  되고요.

 

정용섭 목사님께서 반어법 사용하시는 경우는 본 적이 없어서

주제넘게 댓글 남깁니다. ^^a

[레벨:7]2C120

2013.01.27 02:46:57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1.27 08:13:45

예, 잘 알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사야의 예언에 대한

누가복음 기자의 해석을 설교의 본문으로 택했습니다.

이사야와 누가와 그것을 읽는 오늘의 저,

여기에 어떤 역사의 힘이 개입되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신비롭지요.

좋은 주일을 맞으세요.

[레벨:7]2C120

2013.01.27 02:56:16


지금 막 <쪽지함>이란 걸 봤는데 아마 이 사이트에선 댓글이 들어오면 그걸 쪽지로 알리는 건가 봅니다?

그럼 저는 못 본 댓글 내용이니 아마 댓글로 올렸다가 본인이 삭제하신 모양인 건가 봐요?

'삼송' 님이란 분이 1 26일 올린 <댓글>이라면서

<이곳사이트 와서 전도 그만 하세요.....통일교나 몰몬교 교인 같으세요 반응하는 태도가요....

또한 당신은 사람에 대한...> 까지의 글귀가 있는 쪽지


1
27일 자 댓글이라며
(
이쪽이) <…의도하시겠지요>(?) 운운 하는 댓글이라는데요.



이런 "재미"도 또 누리는 복을 다 만나게 해 주시다니.. 하하...

어쨌든 웃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지금 막 저 쪽지 보고 그간 이 게시물에 달아 놓았던 댓글들,

이 사이트에 올려 놓은 댓글들 깡그리 삭제해 버리려고 보니

달아 놓은 댓글에 답변 댓글이 있어 또 삭제도 안 된다고 설정되어 있다네요. ~

 

많이 배웁니다. ^^

 
 

[레벨:12]피트

2013.01.29 12:56:44

저는 2C120 님이 전도할려교 들어오신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약35년전 제가 경험한 형제교회의 그리스도를 향한 그 진지함이 오히려 너무 부담스럽다고 할까? 

 

또는 뭔가 두려움이 제게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당시 자신있게 좀 더 함께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곳 에 들어오신 것도 우연(?)이라면 신앙적 표현은 아니겠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지혜를 함께

 

나누기 바랍니다^^

 

 

[레벨:7]2C120

2013.01.30 04:04:27



 

바람처럼 강물처럼, 안녕하세요
 
말씀하신 형제교회란 아마세간에서
회복 교회주의 회복’, 또는 지방 교회등으로 불려지는교회를 지칭하신 듯하다고
짐작하면서..
 
믿음 생활에서
우리들 각자가 지녀야 할,
하나님을 향한진지함과 다른 이들을 위한진지함간의 상보적 관계에 근거한 목양과
하나님을 향한두려움과 자아를 위한두려움의 이율배반적 관계에 기초한 용기에
대해
돌이켜 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의 평강이 함께하시길 바라면서.. 인사 드립니다. ^^

 

[레벨:6]솔나무.

2013.01.29 16:40:35

오래된 보행습관으로 인하여 흐름에 가끔은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우측보행?

 

우측보행에 대하여 많은 홍보를 하였다.

 

몸의 습관이 좌측보행에 길들었기에 순간 순간 엉키는 경험들을 하게 된다.

 

누군가의 배려가 없으면 사회나 개인적으로 모이는 공동체가 건강하게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다.

 

 

 

'연필'을 가지고 아름다운 사유를 하면 좋겠다.

 

'연필'이라는 도구가 하얀 종이위에 아름다운 글과 행복(정)을 나누는 좋은 표현을 하는 것이 좋겠다.

 

내가 소유한 신앙(지식)이라는 것이 남의 존재를 무시하고 높임을 받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람이 사람을 끌어 당겨야지 사람을 질리게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만남의 시작이 아니다.

 

누구라도 환대하(받)는 것은 좋겠지만,  예의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연하겠다. 

 

 

 

구정명절이 10여일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정용섭목사님과 다비아의 회원들 모두에게 '계사년' 행복하시길 바라며...

 

[레벨:7]2C120

2013.01.30 04:16:08


솔나무님
댓글대하고..
 

살다 보면 인생살이에서
더러 오해에서 나온
 
억울한누명,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되는 경우를 만나기도 하고 혹은
더러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오해를 하는 불찰이나 실수를 저지르게 되기도 하고
 
그런 일들을 거치면서
배우고 익히고 산출되어야 것의 우선 순위에서
 
아름다운사유, ‘아름다운글이 점유하는 위치란
나 자신의 우선 순위 목록에선 과연 어디쯤에 있는, 그리고 있어야 하는 건지...
 
마찬가지로,
 
우리들 각자 나름의 삶의 사전마다아름다움이나 행복이나 좋음이 지니는판이한 의미 차이,
그리고
우리들 각자 나름 삶의 우선 순위 목록에서 그러한 덕목들이 점유하고 있는 상이한 위치...
에 대해서..
 
행복()을 나누는내지 피차 쌍방의행복()’을 보장하는, 그런 표현과
좋은표현 간의 관계..
 
'사람이 사람을 끄는 만남 또는 사람이 사람을 끌지 못하고 질리 게하는', 그런 만남과
좋은만남 간의 관계..
 
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게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며칠 있으면 구정 명절, 새로운 해계사년이네요.
 
그분을 누리는 우리 모두에게 언제나 희년으로  오시고 또 희년이 되시는 그분 안에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그분의 형상을 이루는 선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강의 주를 앙망하면서...
 

[레벨:6]솔나무.

2013.01.31 18:22:07

2C120님!...반갑습니다.

 

 

저의 큰 아들녀석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클래식기타 연주를 합니다.

 

교회 청소년부에서 처음 시작하게 된 기타에 마음이 끌려서 지금까지 4~5년 즐겨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즐기며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였는데...

 

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연습실에서 2~3시간씩 꾸준하게 연습을 하네요. 

 

가끔 아들녀석이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속에 숨어 흐르던 음악을 기타연주를 통해 아내와 저를 행복으로 초대합니다.    

 

아마도 아들녀석이 하는 연주여서 더 감동이 되겠지요^^나중에 작곡가가 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을 주고 나누면서 '어울림'이 있는 삶을 살아 간다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오늘 1월의 마지막 날 입니다. 주안에서 평안하시기를... 

[레벨:7]2C120

2013.01.31 23:55:56

 

'솔나무', 댓글 읽었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솔나무' 님께도 ()평강이 함께하시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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