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중의 괴수

조회 수 4983 추천 수 0 2013.09.14 22:32:45

9월14일(토)

 

죄인 중의 괴수

 

내일 설교의 성서 본문에는

바울의 이런 고백이 나온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

꽤나 잘 알려진 구절이다.

역시 바울은 죄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게 통절하구,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구절을 놓고 설교하는 사람은

청중들을 향해서 바울을 본받으라고,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으라고

목청을 높일 것이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자기의 죄를 종이에 나열하거나 하면서

눈물, 콧물까지 흘릴지 모르겠다.

 

그런 정도로 생각하면 오해다.

성서는 파렴치한 행위를 죄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죄의 열매들이다.

죄의 뿌리를 보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생명과의 단절이다.

따라서 죄는 하나님과의 단절이다.

 

죄인 중의 괴수라는 고백은

생명과의 단절인 죄의 심연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이 구절을 이해하는 것도 결국은

생명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명에 대한 실질적인 인식이 없는 설교자들을,

즉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인식이 없는 설교자는

성서 본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청중들을 닦달하는 데만 몰두할 수밖에 없다.

죄의 심연에서 십자가와 부활이 약속하는

생명의 심연을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이 초기 기독교가 시작된 영적 단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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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길위의벗

2013.09.15 20:55:35

요즈음 인간의 한계와 불가능성을 많이 느낍니다.

어떤 교회들은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하여 통렬하게 죄책감을 느끼고 용서를 구해야 하며, 그런 회개(?)와 삶의 결단을 통하여 영적으로 성숙해 진다고 합니다. 혹은 이사야의 외침처럼 우리가 저지른 것들 때문에 하나님께서 기도를 듣지 않으신다도 말합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긍정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같습니다. 어두움 같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며 부활의 세계를 고대하지만, 두 발을 딛고 있는 시대의 정신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고, 율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지만 어느샌가 율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불가능성을 느낍니다. 세상의 권세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에는 그렇게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긍정하신 사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놀랍습니다. 이런 인류와 세상을 긍정하시며 생명의 세계로 초대하시는 이 거대한 사건이 참으로 신기합니다.
아둔한 저를, 주님께서 다만 불쌍히 여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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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9.15 23:27:59

엔 크리스토 님의 심정이 저에게 잘 전달됩니다.
인간에 대한 불가능성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하나님으로부터의 가능성이 더 분명해보이는 거지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은총에 전적으로 기대서 살아봐아겠습니다.

[레벨:11]질그릇

2013.09.16 10:47:41

설교자들이 성서 본문 안으로 들어가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목사님, 기쁘고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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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9.16 23:44:12

예, 목사님도 즐거운 추석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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