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만들기

조회 수 5241 추천 수 0 2013.06.12 23:02:58

오늘 오전에 4시간쯤 꽃밭 만들기에 전념했다.
손바닥만한 꽃밭을 만든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꽃밭 만든 저곳의 땅이 워낙 나빴다.
겉으로 보면 쑥, 토끼풀 등이 덮여 있어 잘 모르지만
조금만 파보면 곡괭이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돌투성이다.
2013-06-12 09.52.29.jpg 

곡괭이질을 하고, 돌 골라내고, 흙 퍼나르고
덩어리 흙 부수고, 아래쪽으로 흙 흘러내리지 말라고 돌을 받치고...
정신없이 힘을 쓰다가 허리가 삐끗하는 걸 느끼고
그때부터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요령껏 일했다.
포트에 담긴 꽃을 옮겨 심는 작업은 집사람 몫이었다. 
내가 보기에 너무 붙여 심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화원집 사장님 말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면서 촘촘히 심었다. 
요즘 나는 집사람이 하는대로 모든 걸 내버려둔다. 
집사람이 옳을 때도 있는 것 같고, 
옆에서 말려봐야 잘 듣지도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저 꽃들이 자리를 잘 잡아야 할텐데, 
나는 물이나 잘 줘야겠다. 
2013-06-12 16.24.33.jpg  

두 사진을 똑같은 장소다.
왼편 비스듬하게 찍힌 감나무 묘목을 보면 확인된다.

[레벨:12]삶의 과제

2013.06.12 23:17:08

앗! 목사님!
다비아에서 흙이라는 용어가 이렇게 많이 나온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이게 제 전공인데요..
심고 나서 물은 주셨나요?
처음 며칠은 시들은 것 같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얘들이 다른 장소로 옮기면(이식) 몸살을 앓거든요..
그 장소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는 동안은...
심겨진 상태를 봐서는 양호한데...
꽃이 핀 상태보다는 조금 더 어릴 때 옮겨 심는 것이 나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의외로 식물의 생명력은 대단히 강하거든요.
그래서 토양학이 별 인기가 없습니다.
환경에 민감하면 걱정을 많이해 투자를 많이 할 건데,
토양은 완충능력이 엄청 커서 왠만한 외부 인자의 변화에도 끄떡이 없거든요..

모쪼록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6.12 23:40:15

토양학 박사님을 옆에 두고도
아무런 조언도 받지 않은 채
그냥 눈대중으로 꽃밭을 일궈서 미안합니다.
물론 물은 충분히 뿌려주었지요.
그런데 흙도 여러 종류입디다.
우리집이 자리한 땅에 돌이 많지만
그래도 산에 붙어 있는 탓에
비가 오기만 하면 영양분 있는 흙부수러기들이
우리집에 막 쓸려내려오는 게 보입니다.
조금만 세월이 가면 옥토로 변하지 않을까 기대해요.
언제 한번 우리집에 와서
전체적으로 흙 상태를 검토해주면 고맙겠소.

[레벨:12]삶의 과제

2013.06.13 12:42:43

. 목사님!
흙도 무지무지 종류가 많습니다.
먼저, 토양(soil)모재가 되는 각종 암석이 여러 가지 자연작용에 의하여 제자리에서 또는 옮겨져 쌓인 뒤 표면에 유기물질들이 혼합되면서 여러 가지 토양생성인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지표면의 얇고 부드러운 층으로 정의 되어 있습니다(토양학, 향문사).
간단하게 무기물(암석)+유기물(생물)이 혼합된 곳으로 생물(특히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있는 곳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토양 물리적 특성(뿌리가 뻗을 수 있는 공간 등), 화학적 특성(식물의 양분이 되는 성분 등), 생물학적 특성(양분과 물리성을 개선하는 미생물 등)이 조화를 이룰 때 흔히 우리가 말하는 지력이 좋은 토양이라고 합니다.
 
점점 복잡해지는데,
사람도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여러 인종으로 나뉘듯,
어떤 암석으로(모재)부터 만들어졌는가에 따라 종류가 달라집니다.
그 모재는 기후, 지형, 생물, 시간에 의존해서 각각의 토양이 형성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자들에 의해 또한 그 종류가 달라집니다.
 
산은 경사가 져 토양이 쉽게 유실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피복)이 토양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합니다.
 
고대의 문명지가 현재 폐허가 된 곳이 많은 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토양유실에 의한 황폐화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식물이 계속 자라고 다시 토양으로 환원되면 좋은 토양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록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말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실력이 일천하지만 기회가 되면 흙을 한번 보고싶습니다.

[레벨:14]Lucia

2013.06.12 23:43:18

정원가꾸기에 힘을 쏱으시다 허리 삐끗은 하지 마세요~
두분의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지는게
부러운데요. 서둘러 가야지 싶네요^^
과일나무들도 심으시는봐요?
사모님말씀을 잘 들으셔야지~~사랑받으시지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6.13 08:52:54

유실수 몇 나무 심었는데,
아직은 열매 소식이 없습니다.
살구, 복숭아, 감, 모과 ...
블루베리가 가장 먼저 결실을 맺는군요.
그리고 싸모님 말씀 잘 듣겠습니다요.
2013-06-12 16.33.35.jpg  

첨부

[레벨:21]beginner

2013.06.13 08:08:14

어릴적에 시골마당에 꽃밭을 만들던 생각이 납니다.
돌로 테두리를 만들고 모종을 옮겨 심고 비가 오기를 기다렸었죠.
애써 만든 꽃밭에 닭들이 들어와 다 망가지게 해서 
싸리나무로 하루종일 울타리를 만들곤 했지요.
배추꽃 봉숭아 채송화...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데요.
꽃밭에서란 노래입니다.
가사가 잘 떠오르진 않지만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내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음--

대충 이렇습니다.
신비로 가득찬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아침입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6.13 08:59:07

어릴적 꽃밭 만드는 추억 없이 자라는 요즘 아이들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 더 드는군요.
우리집 정원은 정원이랄 것도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마당에 불과합니다.
어느 집사님이 잔디를 침범하고 있는 토끼풀을 보더니
이럴 수 있느냐고 깜짝 놀라시던데요.
토끼풀도 사실 야생화니까
잔디와 대충 어울려서 살아보라고 조금 내버려 둡니다.
어제는 우리집과 산 경계 되는 곳 쯤에
뱀한마리가 멋지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더군요.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가지러 가는 사이에 사라져버렸네요.
독사는 아닌 것 같고
좀 순하게 보이던데요.
들고양이들이 우리집을 늘 배회해서
쥐만이 아니라 뱀도 없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래도 어딘가 숨어서 기어다니는가 봅니다.
참나무, 대나무가 바람에 춤을 춥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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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3]김영진

2013.06.14 14:16:31

흠... 꽃은 사람이 심어도 결국 주인은 누가 될지 잘 모릅니다.
사람이 주인이 되겠다고 한다면 좋은 날 풀과 꽃과 씨름하다가 아까운 날을 보내버리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꽃밭 관리는 일단 눈으로 봐서 좀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풀 정도만 뽑고 놔두는 것입니다.
풀꽃도 예쁜 것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매발톱과 같은 야생꽃들의 씨를 받던지 또는 누구에게 부탁하던지
얻어서 뿌려주면 생각하지 않았던 예쁜 꽃들이 나타납니다.
꽃밭이나 잔디밭은 사람이 자주 다니면 발걸음에 자동적으로 정리됩니다... 가끔 가면 감당하기 어렵고요.
'있는 그대로의 마당'이 제 생각에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 달 때마다 나타나는 알파벳이 조금은 귀찮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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