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 예수가 오신 이유? (4)

조회 수 4007 추천 수 30 2006.06.30 23:49:51
2006년 6월30일 예수가 오신 이유? (4)

이르시되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 (막 1:38)

“예수가 오신 이유?”라는 제목의 묵상은 오늘이 끝입니다. 이런 제목으로 나눌 수 있는 생각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접으려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이와 관련해서 생각할 거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예수님이 오셨다고 한다면 도대체 ‘어디서’ 오셨는가에 관해서 생각해봐야겠지요. 그리고 그는 도대체 어디로 다시 돌아가신 걸까요? 예수님이 오심으로 율법이 새롭게 해석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재림도 역시 이 주제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언급될 기회가 있을 테니까 이만 줄이고, 오늘은 예수님의 설교 내용이 무슨 이유로 예수님 자신과 일치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정리하겠습니다.
이 말은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오늘 본문에 기록된 대로 예수님이 전도하고 설교하셨다는 말은 예수님이 하나님을 대상으로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초기 그리스도교는 예수님을 하나님과 동일한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주관과 객관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둘이면서 동시에 하나가 가능한가요? 이런 논란의 핵심에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예수님에 대한 독특한 경험과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자주 오해하는 부분을 정리해야겠네요. 예수 그리스도는 이미 우리에게 신앙의 대상으로 올림을 받았기 때문에 공생애에서도 그의 메시아적 능력과 그런 자기규정이 확실했던 것처럼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그건 오해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차원에서 메시아로 인식하거나 자처하지는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세요. 만약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했다면 하나님을 설교할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전혀 새로운 존재로 경험되었습니다. 구약성서가 약속한 메시아와 역사적 예수님이 초기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일치되었습니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무슨 경험을 한 것일까요? 그들은 실제로 어떤 소리를 듣거나 증거를 받은 것일까요? 복음서에 그런 흔적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여기서 핵심은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그런데 그 부활은 나사로의 재생과 비슷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에 대한 증거로 당장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부활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던 사람들에게만 일어났던 아주 색다른 사건이라는 말씀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던 예수님은 이제 초기 그리스도교에 의해서 선포의 대상으로 변했습니다. 선포의 주체가 선포의 객체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따르면 예수님이 오신 이유는 하나님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다른 성서 본문과 교리에 따르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전자는 예수님의 자기 해명에 가깝고 후자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신앙에 가깝습니다. 전자는 역사적 사실(fact)이고 후자는 역사적 사건(event)입니다. 역사적 사실은 발생한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만 사건은 변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엽니다. 지금도 이러한 변화는 계속하며, 아마 종말까지 계속될 겁니다.
역사의 과정 안에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변화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 일은 곧 해석입니다. 역사적 해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실을 종말론 사건으로 해석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해석이라는 말을 단순히 학문적인 문제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해석은 당연히 우리의 행위까지 담고 있는 신앙적 인식이며 결단입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여전히 우리에게 화두입니다.

주님, 당신이 오신 이유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않기를 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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